북미 ‘CTV’ 이용자 증가 속 애드테크 기업 ‘트레머 인터내셔널’ 등 각광

[돈 되는 해외 주식]
디지털 광고 시장 성장에 따른 투자 포인트
과거 데스크톱에 국한됐던 인터넷 환경이 모바일로 넘어오면서 현대인은 스마트폰에 설치된 애플리케이션(앱)을 통해 실생활의 모든 것을 해결하고 있다. 우스갯소리로 요즘 MZ세대(밀레니얼+Z세대)는 자는 시간을 빼고 스마트폰을 손에서 놓지 않는다는 이야기가 있을 정도다.

인터넷 환경에 머무르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자연스럽게 디지털 광고 시장도 꾸준히 성장하고 있다. 글로벌 디지털 광고 시장 규모는 지난해 기준 3328억 달러다. 이미 글로벌 전체 광고 시장의 절반을 검색·디스플레이·소셜 등 디지털 광고가 차지하고 있는 상황이다.

그런데 앞으로 디지털 광고의 시장 침투율이 더 빠르게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광고 시장의 약 30%를 차지하는 전통적 TV 광고가 커넥티드TV(CTV)라는 매체를 통해 디지털 광고로 빠르게 변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CTV는 인터넷에 연결된 TV라는 의미로 쉽게 스마트TV를 떠올리면 된다.

한국에서는 생소하지만 이미 북미의 CTV 이용 가구 수는 전체의 25%인 3000만 가구에 달한다. 월 10만원 수준인 케이블TV 구독을 해지하고 20달러에 불과한 스트리밍 스틱을 이용해 CTV로 넘어가는 ‘코드커팅 트렌드’는 보건 위기 이후 합리적 소비 패턴과 맞물리며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가속화되고 있는 상황이다. 따라서 CTV 광고 시장의 올해 예상 성장률은 전년 대비 49%로 고성장할 것으로 보인다.
디지털 광고 시장 성장에 따른 투자 포인트
투자자가 고성장하는 CTV 광고 시장을 주목해야 하는 이유는 기존 디지털 광고 시장의 헤게모니를 쥐고 있는 구글·페이스북·아마존의 지배력이 미치지 못하는 공간이라는 점 때문이다. 기존 디지털 광고 시장의 시장점유율은 위 3사가 약 70%를 차지하고 있다. 구글의 지메일, 페이스북의 계정 ID 등 대형 인터넷 기업은 고급 사용자의 프로파일을 보유하고 있다. 광고주들은 효과적인 디지털 광고를 하기 위해 해당 기업이 제공하는 타깃 광고 서비스를 이용할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CTV 광고 시장은 다르다. 사용자 데이터를 독점적으로 보유하고 있는 인터넷 기업이 없다. 글로벌 CTV OS 1위인 삼성의 타이젠은 시장점유율이 10% 남짓에 불과하다. 북미 시장에서는 신생 기업인 ROKU가 1위를 달리고 있는 상황이다. 따라서 광고주들은 CTV 광고를 위해 굳이 유튜브·아마존 프라임 등 자체 미디어를 보유 중이어서 거래에 대한 투명성이 떨어지는 대형 인터넷 기업의 광고 서비스에 가입할 필요가 없다.

그 대신 중립적 광고 중개 플랫폼을 선택하고 있다. CTV 광고까지 커버하는 옴니채널 애드테크 기업으로는 ‘더 트레이드 데스크(TTD)’, ‘매그나이트(MGNI)’, ‘퍼브매틱(PUBM)’, ‘트레머 인터내셔널(TRMR)’이 대표적이다.

TTD는 광고 사이트 구매 플랫폼(DSP) 역할을 담당하며 광고주의 예산을 받아 적절한 타깃 소비자를 분석해 비딩을 수행한다. MGNI와 PUBM은 공급자 플랫폼(SSP) 역할을 한다. 매체가 광고 지면을 수익화할 수 있도록 하고 DSP가 보다 효율적으로 비딩할 수 있도록 지면을 중간 집계한다.

TRMR은 DSP·SSP·데이터 관리 플랫폼(DMP)을 모두 수행하는 풀 서비스 기업이다. 거래의 투명성은 다소 떨어지지만 중간 거래 비용을 절감하고 광고주의 데이터 보안에 특화돼 있다.

앞으로 TV뿐만 아니라 오디오와 옥외 광고 등의 광고 매체 역시 디지털로 빠르게 변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따라서 중립적인 애드테크 기업의 역할이 점점 커질 것으로 보인다. 또한 최근 디지털 광고업계에서 애플과 구글의 IDFA, 쿠키 등 식별 ID 삭제에 대응해 인터넷에서 공통으로 누구든지 오픈 소스로 사용할 수 있는 오픈 ID의 채택이 빨라지고 있다.

오픈 ID의 확산은 대형 인터넷 기업의 독점 생태계를 부술 수 있는 ‘트로이 목마’가 될 수 있다. 앞으로 디지털 광고 시장에서 언더독의 반란을 기대해 본다.

윤정한 미래에셋증권 애널리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