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Z세대 1000명 소비 성향 설문…“ESG 이슈 불매 운동 참여” 69.6%, 자동차는 전기차 선호

[스페셜 리포트] MZ세대 소비 성향·선호 브랜드 조사
그래픽=게티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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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성비와 가심비 동시에 추구하고 친환경 제품과 환경·사회·지배구조(ESG) 이슈에 민감.’ 한경비즈니스가 1000명의 MZ세대(밀레니얼+Z세대)를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 조사를 통해 파악한 MZ세대의 ‘소비 성향’이다.

MZ세대가 향후 가장 큰 소비층으로 급부상하는 만큼 이들의 성향을 파악하는 것은 기업들엔 매우 중요한 숙제다. 모바일 구매 비중이 압도적일 것이란 예상과 달리 MZ세대들은 오프라인에서의 경험도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었다. 또 가정 내 소비 선택에도 영향력이 높아 이들의 의견이 전체 소비 시장에서 점차 큰 힘을 갖게 될 것을 예측할 수 있다.
MZ세대 49.6% “비싸도 친환경 제품”…“명품 1개 이상 있다” 63.5%

‘가성비 소비’ 91.5%…‘플렉스 소비’ 22.9%
MZ세대가 의류·잡화를 구매할 때 가장 많이 고려하는 요소로는 ‘디자인’이 46.3%로 가장 높은 선택을 받았다. 뒤를 이어 가격이 28.3%, 품질이 14.6%를 차지했다. ‘브랜드(8.7%)’와 ‘트렌드(2.1%)’를 중시할 것이란 예상과 달리 품질과 가격을 택한 비율이 높다는 것을 파악할 수 있었다.

전자 기기를 구매할 때 가장 많이 고려하는 요소는 ‘품질’이 47.4%로 거의 과반을 차지했다. 둘째로는 ‘브랜드’가 24.1%로 전반적으로 의류·잡화보다 전자 기기에서 브랜드의 중요성이 높게 평가 받았다. 가격은 18.1%로 그 뒤를 이었다.

MZ세대의 소비 패턴에 따라 최근 가성비·가심비·플렉스 등 소비 성향을 설명하는 다양한 용어가 등장했다. 스스로 자신이 어떤 소비층인지 알아보기 위해 ‘나는 ㅇㅇㅇ를 추구하는 소비자다’라는 질문에 ‘전혀 동의 하지 않는다’부터 ‘매우 동의한다’까지 네 단계로 나눠 답변을 받았다.

먼저 가격 대비 성능을 말하는 ‘가성비’를 추구하는 소비자인지 물었다. ‘다소 동의한다’라는 답변이 54.0%로 전체 과반을 차지했다. 뒤를 이어 ‘매우 동의한다’라는 답변이 37.5%로 많아 전반적으로 MZ세대가 가성비를 추구하는 경향이 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가격 대비 심리적인 만족도를 일컫는 ‘가심비’에 대해 물었다. 57.3%가 ‘다소 동의한다’를 가장 많이 선택했고 뒤를 이어 ‘매우 동의한다’가 24.0%를 차지했다. 가성비와 함께 가심비도 MZ세대의 중요한 소비 성향 중 하나로 자리 잡은 것이다.

자랑이나 과시를 위한 소비를 일컫는 ‘플렉스(flex)’라는 신조어도 최근 MZ세대에게 두드러지는 특징이다. ‘나는 플렉스를 하는 소비자다’라는 질문에 ‘다소 동의하지 않는다’는 응답이 48.6%로 가장 많았다. 둘번째로는 ‘전혀 동의하지 않는다’가 28.5%를 차지했다. 셋째로는 ‘다소 동의한다(20.1%)’로 ‘플렉스’를 전혀 하지 않는다와 근소한 차이를 나타냈다.

최근 MZ세대는 떠오르는 명품 시장의 ‘큰손’으로 여겨진다. 실제로도 MZ세대가 명품 소비를 즐겨 하는지에 대해서도 물었다. 현재 소유하고 있는 ‘명품’ 개수를 물은 결과 1개 21.6%, 2개 17.8%, 3개 11.4%, 4개 3.4%, 5개 이상 9.3%였다. ‘갖고 있는 명품이 없다’고 답한 응답자는 36.5%였다. 응답자의 63.5%가 명품을 1개 이상 소유하고 있는 셈이다.

의류·잡화에서 ‘명품 구매’를 가장 선호하는 품목으로는 ‘가방’이 33.9%로 가장 많이 선택됐다. 그다음으로는 ‘보기 중 명품 구매를 선호하는 품목이 없다’가 17.1%로 많았다. 의류(14.9%)와 시계(12.2%)가 그 뒤를 이었다. 기타 항목으로 ‘지갑’을 구매한다고 직접 기입한 답변자들이 21명에 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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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류는 모바일, 전자기기는 매장 구매
MZ세대의 의견이 가족 전체의 소비에 미치는 영향을 알아보기 위해 ‘가정 내에서 귀하의 의견이 가정의 소비·구매에 어느 정도 영향을 미치는 편인가’라고 질문했다. 가장 많은 답변으로는 ‘다소 영향을 미친다’가 50.6%의 비율로 나타났다. 그다음으로는 ‘매우 영향을 미친다’가 24.2%로 집계돼 MZ세대의 의견이 가정 내 소비 선택에서 중요한 비중을 차지함을 파악할 수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등의 영향으로 이제 소비는 오프라인이 아닌 온라인으로 옮겨 갔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에 대해 알아보기 위해 ‘제품 구매 방식’에 대해 물었다. 먼저 의류·잡화를 구매할 때는 ‘모바일을 통한 온라인 구매’가 44.6%로 가장 많았다. 하지만 오프라인 매장 구매도 37.9%로 여전히 높은 비율을 차지했다. PC를 통한 온라인 구매가 17.1%
로 가장 낮았다.

전자 기기를 구매할 때는 ‘오프라인(매장) 구매’가 38.5%로 가장 많았다. 모바일을 통한 온라인 구매는 35.4%로 뒤를 이었다. 비교적 가격이 높고 성능을 중시하는 전자 기기는 실물을 보고 구매하는 비율이 여전히 높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한편 두 가지 질문 모두 각각 0.4%와 0.5%는 ‘기타’를 택했는데, 이들은 모두 ‘오프라인에서 실물을 구매한 뒤 온라인에서 구매’라고 답했다.

MZ세대의 소비에 친환경 등이 미치는 영향을 알아보기 위해 같은 가격이라면 친환경 제품과 브랜드를 구매할 의향이 있는지 물었다. 이에 대해 54.7%가 ‘다소 그렇다’고 응답했고 ‘매우 그렇다’라는 답변도 31.5%에 달했다. 전반적으로 친환경 제품을 소비하는 것에 긍정적 인식을 갖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가격이 다소 비싸더라도 친환경 제품이나 브랜드를 구매할 의향이 있느냐는 물음에는 ‘다소 그렇다’라는 답변과 ‘다소 그렇지 않다’라는 답변이 43.5%로 동률을 기록했다. ‘전혀 그렇지 않다’와 ‘매우 그렇다’는 각각 6.8%, 6.1%로 나타났다. ‘다소 그렇다’와 ‘매우 그렇다’를 합한 49.6%의 응답자가 가격이 다소 비싸더라도 친환경 제품이나 브랜드를 구입하겠다고 답한 셈이다.

최근 기업들의 경영 화두로 떠오른 ‘환경·사회·지배구조(ESG)’에 대한 인식을 알아봤다. ESG 측면에서 문제가 있는 제품이나 브랜드의 불매 운동에 참여할 의사가 있느냐는 질문에 과반인 52.2%가 ‘다소 그렇다’고 답했다. 뒤를 이어 ‘다소 그렇지 않다’가 25.5%, ‘매우 그렇다’가 17.4%로 집계됐다. ‘전혀 그렇지 않다’는 4.9%로 나타났다.
MZ세대 49.6% “비싸도 친환경 제품”…“명품 1개 이상 있다” 63.5%

유튜브 SNS보다 다른 구매자 후기 신뢰
MZ세대 49.6% “비싸도 친환경 제품”…“명품 1개 이상 있다” 63.5%
출시된 지 얼마 되지 않은 신제품을 구매할 때 MZ세대가 가장 신뢰하는 정보는 ‘다른 구매자의 후기(66.3%)’였다. 유튜브나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SNS) 게시물을 참조한다는 답변이 19.1%로 뒤를 이었다. 뒤를 이어 지인 추천(9.9%), 언론 기사와 보도(3.6%)로 집계됐다.

최근 커지고 있는 중고 거래 시장에 대한 MZ세대의 인식도 알아봤다. 중고 거래를 어느 정도 이용하느냐는 질문에 36.4%가 ‘가끔 이용한다’고 응답했다. ‘자주 이용한다’는 답변이 32.2%였다. 반면 ‘전혀 이용하지 않는다’라는 답변도 22.3%에 달했다.

평상시 중고 거래(구매 및 판매)를 가장 많이 하는 품목으로는 생필품과 일반 잡화가 28.7%로 가장 많았다. 중고 거래를 하지 않는다는 답변도 28.0%로 비율이 높았다. 그다음으로는 전자 기기 18.0%, 의류 12.7%로 나타났다. 무료 나눔 제품도 5%의 답변이 나왔다. 또 전체 답변에서 5.5%는 ‘기타(직접 입력)’를 택했는데 도서(책·문제집·전공책)와 상품권(기프티콘)의 비율이 높았고 아기 용품과 골프 용품 등도 있었다.

자동차를 구매할 때 어떤 종류를 택할지도 물었다. ‘자동차 구매 계획이 없다(22.8%)’라고 답한 응답자를 제외하며 전기차(22.5%)의 선호도가 가장 높았다. 이어 가솔린차 20.3%, 하이브리드카 17.8%, 경유차 14.3%, 수소차 1.6% 순이었다. 기타 항목에 LPG차를 입력한 답변자는 5명이었다.

이명지 기자 mj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