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셜 리포트]
사진=구광모 LG 회장. LG 제공
사진=구광모 LG 회장. LG 제공
LG와 롯데를 시작으로 주요 그룹들이 연말 정기 임원 인사를 단행하고 있다. LG의 이번 인사 키워드는 ‘세대교체’다.

(주)LG 등 LG 계열사는 11월 25일 이사회를 열고 정기 임원 인사 명단을 확정해 발표했다. 이번 LG 정기 임원 인사의 핵심은 ‘미래 준비’다. 올해 LG의 임원 승진자는 179명에 달한다. 임원에 신규 선임된 인원도 132명이다. 구광모 회장이 2018년 취임 이후 실시한 네 번의 임원 인사 가운데 가장 많은 숫자다. ‘조직 안정’에 방점을 둔 과거와는 다른 모습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권봉석 LG전자 사장은 이번 인사에서 부회장으로 승진해 그룹 지주사인 (주)LG의 최고운영책임자(COO)로 이동한다. 최근 LG에너지솔루션으로 자리를 옮긴 권영수 부회장의 후임 인사다. 1963년생인 권 신임 부회장을 전면에 배치해 조직 쇄신에 나섰다는 평가다.

권 신임 부회장은 2014년 (주)LG 시너지팀장을 맡아 그룹 전체 사업을 아우르며 성장 동력 발굴을 주도했다. 2015년 LG전자 HE사업본부장을 거쳐 2020년부터 LG전자 CEO로 재임했다. 글로벌 시장에서 OLED TV 대세화를 앞당기고 가전 사업 1등의 지위를 확고히 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LG는 “권 부회장은 LG의 사업 포트폴리오 고도화와 미래 준비를 강화하는 등 지주사 운영과 구 회장의 보좌 역할에 주력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미래 준비’ 위해 세대교체 선택한 구광모
LG는 지주사의 기능도 강화했다. COO 산하에 미래 신규 사업 발굴과 투자 등을 담당하는 경영 전략 부문과 경영 관리 체계를 고도화하는 역할을 할 경영 지원 부문을 신설했다. 경영 전략 부문은 (주)LG 경영전략팀장을 맡아 온 홍범식 사장이 이끈다. 경영 지원 부문은 이번 인사에서 사장으로 승진한 하범종 최고재무책임자(CFO)가 담당한다.

LG는 “지주사 팀장 자리에 1960년대 후반부터 1970년대 초반의 젊은 임원들을 중용해 세대교체를 통한 구 회장의 리더십을 강화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고 설명했다.

이번 인사에서 CEO가 바뀐 LG 계열사는 세 곳뿐이다. LG전자는 최고전략책임자(CSO)를 맡아 온 조주완 부사장이 사장으로 승진해 이끌어 나간다. S&I코퍼레이션은 이동언 부사장을, LG스포츠는 김인석 부사장을 대표이사로 내정했다.

차석용 LG생활건강 부회장과 신학철 LG화학 부회장, 정철동 LG이노텍 사장 등 주요 계열사 CEO는 모두 유임됐다. 정호영 LG디스플레이 사장도 자리를 지킨 가운데 같은 회사 김명규 모바일 사업부장(부사장)이 사장으로 승진해 소형(모바일)·중형(IT) 패널을 총괄하게 됐다.

LG는 “성과와 경륜을 고려해 대부분의 주력 계열사 CEO를 유임하는 ‘핀셋 인사’로 안정과 혁신을 동시에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최은석 기자 choie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