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전기차 브랜드도 러브콜
‘스트림’ 전략 기반 신성장 동력 발굴 속도

[컴퍼니]
폭스바겐 순수 전기 스포츠 유틸리티 차량(SUV) 모델 ID.4에 장착된 한국타이어의 벤투스 S1 에보3 EV.
사진=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 제공
폭스바겐 순수 전기 스포츠 유틸리티 차량(SUV) 모델 ID.4에 장착된 한국타이어의 벤투스 S1 에보3 EV. 사진=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 제공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이하 한국타이어)를 계열사로 두고 있는 한국앤컴퍼니그룹(구 한국타이어그룹)은 81년의 오랜 역사를 자랑한다. 한국앤컴퍼니그룹은 지속적인 기술 혁신으로 단계별 성장을 거듭해 세계 시장에 한국을 알리는 글로벌 선도 기업으로 자리매김했다.

지주회사인 한국앤컴퍼니는 1941년 대한민국 최초의 자동차 타이어 회사로 시작해 2012년 한국타이어 인적 분할, 2021년 에너지 솔루션 계열사 한국아트라스비엑스 합병 등 지속 성장을 위한 도전과 혁신을 이어 가는 중이다.

특히 핵심 계열사인 한국타이어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인해 불확실한 경영 환경이 이어지는 상황에서도 2020년 매출액 6조4540억원을 달성해 글로벌 타이어 기업 순위 7위에서 한 단계 상승한 6위에 오르며 글로벌 브랜드로서의 경쟁력을 보여줬다.

또 2021년 3분기 누적 한국타이어의 매출액은 5조 2526억원으로 2020년 3분기 누적 대비 약 12% 늘어나기도 했다.

2021년 원자재 가격 상승, 차량용 반도체 부족으로 인한 신차용 타이어(OE) 공급 감소, 선복 부족과 운임 상승 등 이슈로 타이어업계 모두가 어려운 가운데서도 선방한 실적이라는 평가다. 다만 2021년 4분기 총파업 등의 영향으로 11월, 12월 판매에 부정적 영향을 끼쳤고 이는 2022년 1분기까지 이어질 수도 있다는 전망이다.
한국앤컴퍼니그룹 본사 전경. 사진=한국앤컴퍼니 제공
한국앤컴퍼니그룹 본사 전경. 사진=한국앤컴퍼니 제공
미래 전략 첫발…2022년 공격 M&A 예고

한국앤컴퍼니그룹은 2022년 여전히 녹록지 않은 상황에서도 지속 성장을 위해 그룹의 미래 전략을 담은 ‘스트림(S.T.R.E.A.M)’을 기반으로 신성장 동력 강화를 위해 적극적인 인수·합병(M&A)을 단행하고 핵심 계열사 한국타이어의 비즈니스 안정화 등으로 그룹 체계를 공고히 할 계획이다.

한국컴퍼니그룹이 2021년 5월 발표한 중·장기 포트폴리오 ‘스트림’에는 △친환경 배터리 및 신재생 에너지(Smart energy) △타이어 및 관련 핵심 산업(Tire & core biz) △미래 신기술 활용 사업 다각화(Rising tech) △전동·전장화 부품과 기술·솔루션(Electrification) △로봇·물류 등 자동화·효율화(Automation) △모빌리티 산업 전반(Mobility) 등 핵심 사업을 강화하고 신성장 사업을 발굴해 내겠다는 목표가 담겨 있다.

2021년 11월에는 스트림에 기반한 첫째 신사업 대상으로 캐나다 초소형 정밀 기계(MEMS) 기업 프리사이슬리 마이크로테크놀로지의 지분 57%를 인수했다. 스트림 발표 직후 6개월 만에 첫 M&A를 단행한 만큼 향후에도 신성장 동력을 마련하기 위한 M&A를 지속적으로 시도할 것으로 예측된다.

한국앤컴퍼니그룹에서 가장 높은 비율을 차지하는 한국타이어는 2022년 고인치 타이어 판매 강화와 전기차 시장 선점에 집중할 예정이다.

한국타이어가 목표로 하는 글로벌 5위 수준의 톱티어 타이어 기업들은 초고성능 타이어 기준을 18인치 이상의 고인치 타이어로 삼고 있다. 고인치 타이어에 대한 판매 비율이 높아지는 것은 프리미엄 브랜드로서의 지위와 품질 경쟁력에 대한 인정이 뒷받침돼야 가능하기 때문에 큰 의미가 있다.

한국타이어는 승용차용 타이어 매출 중 18인치 이상 고인치 타이어 판매 비율이 2019년 32%, 2020년 34.6%에 이어 2021년 3분기 기준 36.4%로 지속 성장세에 있다. 한국타이어 관계자는 “2022년에도 프리미엄 브랜드 경쟁력 강화를 통한 주요 시장 고인치 타이어 판매 확대, 프리미엄 완성차와 파트너십 확장에 집중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한국타이어는 전기차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전기차 신차용 타이어 공급 파트너십 다변화와 전기차용 타이어 신상품 출시 등을 진행한다. 전기차 시장이 급격하게 성장하면서 자동차 산업의 패러다임 변화도 빠르게 진행되고 있고 부품사인 타이어업계 역시 이에 맞춰 나가는 추세다.
포르쉐 최초 순수 전기차 타이칸에 탑재된 한국타이어의 벤투스 S1 에보3 EV. 사진=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 제공
포르쉐 최초 순수 전기차 타이칸에 탑재된 한국타이어의 벤투스 S1 에보3 EV. 사진=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 제공
내연기관 넘어 전기차 시장 선점도 가속 페달

한국타이어는 전기차가 상용화되기 전부터 전기차 세그먼트별 맞춤형 기술 개발 전략을 세워 시장 변화에 발 빠르게 대응해 전기차용 타이어를 개발해 왔다. 이를 기반으로 2021년까지 폭스바겐 ID.4, 포르쉐 타이칸, 아우디 e트론 GT, 테슬라 모델3·모델Y 등에 신차용 타이어를 공급하는 성과를 냈다.

이와 함께 2021년 8월 한국의 교체용 타이어 시장에 전기차 전용 타이어 ‘키너지 EV’의 규격을 확대해 출시했다. 한국타이어 관계자는 “변화하는 전기차 시장 트렌드와 소비자 니즈를 충족하기 위해 키너지 EV의 규격을 기존 16인치와 17인치에서 18인치와 19인치까지 추가해 선보였다”며 “앞으로도 전기차 시장을 이끌어 갈 수 있도록 지속적인 연구·개발(R&D)을 하겠다”고 밝혔다.

전기차는 엔진 소음이 없어 노면 소음이 더 크게 들리게 된다. 이에 장착되는 타이어에는 노면 소음을 최소화하는 저소음 설계와 기술이 적용된다.

또한 무거운 배터리를 탑재하고 있어 출력 등에서 동급으로 분류되는 내연기관 차량에 비해 수백 kg 정도 무겁다. 무거워진 차체로 인해 타이어 하중 분담률이 높아지기 때문에 견고한 내구성을 지녀야 한다.

전기차 특유의 빠른 응답성과 높은 토크도 타이어에 부담을 가중시킨다. 내연기관 자동차는 엑셀을 밟으면 서서히 최대 토크에 도달하면서 가속력을 낸다. 반면 전기차는 엑셀을 밟는 순간부터 최대 토크에 도달해 급격히 가속되고 이로 인해 타이어 미끄러짐이나 마모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

한국타이어는 전기차의 특성을 고려해 전기 모터의 고출력과 강력한 초기 가속력을 노면에 손실 없이 전달하기 위해 슬립 현상을 억제하고 지면과 접촉하는 트레드 마모를 최소화했다.

한국타이어는 모터스포츠업계에서도 다시 한 번 지각변동을 예고했다. 한국타이어는 세계 최고 권위의 전기차 레이싱 대회 ‘ABB FIA 포뮬러 E 월드 챔피언십’의 3세대 경주차가 도입되는 2022~2023 시즌부터 전기차 타이어를 독점 공급한다.

글로벌 자동차 브랜드들이 참가해 극한의 레이스를 펼치며 자사의 미래 전기차 기술력을 뽐내는 대회에서 모든 차량이 한국타이어를 장착하게 된 것이다.

한국타이어 관계자는 “2022년에도 한국타이어는 전기차용 타이어 기술력을 바탕으로 신상품을 출시하는 등 운전자에게 최상의 드라이빙 환경을 제공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안옥희 기자 ahnoh05@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