풀무원·유한건강생활 등 ‘기능성’ 키워드에 주목한 신제품 출시 봇물

[비즈니스 포커스]
풀무원녹즙은 한국의 첫 융·복합 건기식 ‘칸러브 엑스투’를 출시했다.  사진=풀무원 제공
풀무원녹즙은 한국의 첫 융·복합 건기식 ‘칸러브 엑스투’를 출시했다. 사진=풀무원 제공
식품업계에 건강기능식품(이하 건기식) 출시 열풍이 불고 있다. 급성장 중인 이 시장을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삼기 위한 움직임이다.

건기식 시장의 확장세는 수치로도 확인된다. 한국건강기능식품협회에 따르면 한국의 건기식 시장 규모는 2016년 3조5563억원에서 2020년 4조9273억원으로 커졌다. 규모 확장을 거듭해 지난해에는 시장 규모가 5조원을 돌파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향후에도 이런 추세는 계속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의 장기화를 계기로 건강과 헬스케어에 대한 관심이 계속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빠르게 팽창 중인 건기식 시장관련 업계에서는 올해 역시 ‘건강 관리’에 투자를 아끼지 않는 소비자들이 늘어나면서 건기식 시장 규모가 더 빠르게 팽창할 것이라고 관측한다.

이에 따라 풀무원·콜마비앤에이치·유한건강생활 등 식품 관련 기업들도 소비자의 눈길을 끄는 ‘기능성’ 원료를 앞세워 건기식 사업 확장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최근 기업들의 추세를 보면 기존 건기식 시장에서 흔히 볼 수 없었던 소재로 새로운 분야를 만들고 선점하려는 움직임이 돋보인다”고 설명했다.

풀무원이 대표 사례다. 최근 풀무원은 한국에서 처음으로 융·복합 건기식 제품을 출시하고 융·복합 건기식 사업에 본격적으로 나섰다.

풀무원녹즙은 식품의약품안전처의 ‘융·복합 건강기능식품’ 규제 샌드박스 실증 특례에 따른 신제품을 업계 최초로 선보였다.
콜마비앤에이치는 지난해에만 개별 인정형 원료를 식약처에 3개나 등록하는 성과를 냈다.  사진=콜마비앤에이치
콜마비앤에이치는 지난해에만 개별 인정형 원료를 식약처에 3개나 등록하는 성과를 냈다. 사진=콜마비앤에이치
규제 샌드박스는 기업들이 혁신적 아이디어를 실현할 수 있도록 새로운 제품이나 서비스에 대해 일정 조건 하에서 기존 규제를 면제하거나 유예해 주는 제도다. 이와 함께 ‘융·복합 건기식’은 음료 형태의 일반 식품에 정제나 캡슐 형태의 건기식이 결합된 제품을 의미한다.

식약처는 건기식과 일반 식품의 일체형 포장으로 소비자들의 다양한 수요를 충족시키고 각 산업 간 동반 발전을 도모한다는 취지에서 이 같은 신규 추진 사업을 제시했다.

풀무원녹즙은 여기에 맞춰 한국의 첫 융·복합 건기식 ‘칸러브 엑스투’를 내놓았다. 이 제품은 간 건강과 에너지 생성에 도움을 줄 수 있는 원료로 만들었다.

풀무원녹즙에 따르면 ‘칸러브 엑스투’의 병 부분에는 100% 전량 계약 재배한 국내산 유기농 명일엽을 담은 녹즙이 담겼다. 이와 함께 간 건강에 도움을 줄 수 있는 밀크시슬(큰엉겅퀴)과 체내 에너지 생성 활력에 도움을 줄 수 있는 비타민 B를 정제로 제작해 뚜껑에 넣었다.

회사 관계자는 “밀크시슬 추출물은 하루 권장량의 100%, 비타민 B군은 1000% 이상 고함량으로 담았다”며 “언제 어디서나 물 없이도 건강에 도움을 주는 비타민을 섭취할 수 있는 편리성까지 갖춘 제품”이라고 말했다.

화장품 소재 연구·개발(R&D) 기업으로 잘 알려진 콜마비앤에이치도 건기식 시장을 새로운 미래 먹거리로 만들기 위한 행보가 한창이다.

콜마비앤에이치는 지난해에만 개별 인정형 원료를 식약처에 3개나 등록하는 성과를 냈다. 개별 인정형 원료는 기존 건기식 시장에 없던 원료를 R&D와 임상을 거친 뒤 식약처에서 안전성·기능성을 인정받은 원료를 뜻한다.

원료를 만드는 데 막대한 돈과 시간이 필요한 만큼 한 번 안전성과 기능성을 인정받으면 개발자에게 약 6년 동안 독점 제조 및 판매 권리를 준다.

현재 식약처에 등록된 개별 인정형 원료는 약 20개에 불과한 것으로 알려졌는데 그중 3개를 콜마비앤에이치가 개발한 것이다.

콜마비앤에이치가 개발한 개별 인정형 원료는 당뇨에 도움을 주는 ‘미숙 여주 주청 추출물’, 체지방 감소 효과가 있는 ‘풋사과 추출물 애플페논’, 여성 건강에 도움을 주는 ‘루바브 뿌리 추출물’ 등이다.

여기서 끝이 아니다. 콜마비앤에이치는 매년 3개 이상의 개별 인정형 원료 파이프라인을 확보한다는 목표를 갖고 있다.

또 가장 한국적인 건기식을 만드는 데 집중할 계획이다. 콜마비앤에이치 관계자는 “신성장 동력으로 추진하고 있는 스마트 팜에서 약초 등 재배가 어려운 국산 식물을 조직 배양해 완전한 개체로 만들고 천연 건기식 원료로 개발하는 연구를 이어 가고 있다”고 말했다.롯데칠성도 건시긱 브랜드 론칭 예정유한건강생활도 빼놓을 수 없다. 최근 근육 건강을 관리하는 동시에 체지방 감소를 도와주는 단백질 건기식 ‘코어리셋 버닝프로틴’을 선보이며 건기식 시장을 정조준했다.

최근 ‘단백질 열풍’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다양한 단백질 보충제가 쏟아지고 있다. 유한건강생활은 여기서 한 걸음 더 나아가 단백질 보충제에 체지방 감소 기능성이 있는 녹차 추출물을 함께 담아 차별성을 높였다.

근육 건강을 케어하는 프로틴과 체지방 감소 기능성 원료로 인정받은 녹차 추출물 카테킨을 한꺼번에 섭취할 수 있어 근육량 증가와 함께 건강한 다이어트를 계획하는 이들에게 적합하다는 설명이다.
유한건강생활이 내놓은 ‘코어리셋 버닝프로틴’.
유한건강생활이 내놓은 ‘코어리셋 버닝프로틴’.
‘코어리셋 버닝프로틴’은 버닝 스틱 1포와 프로틴 2포를 함께 섭취하는 형태다. 유한건강생활에 따르면 버닝 스틱에 포함된 녹차 추출물 카테킨은 폴리페놀의 한 종류로, 항산화와 콜레스테롤 개선 기능을 한다.

또 프로틴은 식품 첨가물 없이 100% 식품으로부터 얻은 5대 단백질을 균형 있게 배합했다. 식물성 단백질 3종(완두 단백질, 잠두콩 단백질, 쌀 단백질)도 원물 그대로 갈아 넣어 식품이 가진 9가지 필수 아미노산을 고스란히 담아냈다. 게다가 고소한 커피 우유 맛으로 남녀 누구나 부드럽게 마실 수 있다는 설명이다.

롯데칠성음료도 건기식을 미래 먹거리로 낙점했다. 주력 사업인 음료·주류만으로는 성장에 한계가 뚜렷하다고 판단해 급성장 중인 건기식 시장을 신성장 동력으로 삼기로 했다.

롯데칠성음료는 오는 3분기 MZ세대(밀레니얼+Z세대)를 타깃으로 한 맞춤형 건기식 시장에 진출할 예정이다. 면역 전문 브랜드를 론칭하고 면역을 관리해 주는 제품과 피로 해소 개선 등의 도움을 주는 제품 등을 출시할 계획이다.

롯데칠성음료 관계자는 “맞춤형 건기식 브랜드를 준비 중인 것은 맞다”면서도 “구체적인 브랜드명이나 어떤 제품을 내놓을지 여부 등은 아직 미확정”이라고 말했다.

이 밖에 종합 식품 기업으로의 도약을 선포한 hy(구 한국야쿠르트)가 기능성 원료를 기반으로 소비자의 세분화된 건강 관리에 중점을 둔 건기식 브랜드 ‘브이푸드 케어’를 선보이며 건기식 시장 경쟁에 뛰어들었다. 다양한 맞춤형 비타민 등을 선보이며 고객 사로잡기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김정우 기자 enyo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