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 하락장 속에 불안한 투자자 위한 메시지

[서평]
주식, 시간에 투자하라
바야흐로 ‘주식의 시대’, 그야말로 ‘대(大)주식의 시대’다. 투자하는 사람보다 투자하지 않는 사람을 찾는 게 더 어려워졌고 너도나도 쉽지 않은 투자의 세계에 발을 들여놓았다.

이런 시대의 흐름 한가운데 ‘존리’라는 이름이 있다. 현 메리츠자산운용 대표이자 세계 최초로 ‘코리아펀드’를 출시해 한국 주식을 해외에 널리 알린 월가의 전 펀드매니저인 그는 최근 한국에서 ‘동학개미운동의 선봉장’, ‘주식 전도사’ 등으로도 불리며 ‘존리 열풍’을 일으켰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증시가 폭락과 급반등을 오가며 코스피지수 3000을 돌파할 때 존리 대표는 확고한 투자 철학과 원칙으로 일명 ‘동학개미’라고 불리는 개인 투자자들의 든든한 조언자가 됐다. ‘왜 주식인가’를 묻기 전에 ‘왜 존리인가’를 물어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마저 든다.

최근 주식의 하락장 속에 불안해하고 있는 투자자들에게 존리 대표는 어떤 이야기를 들려줄까. 신간 ‘존리의 왜 주식인가’에서 그 답을 찾았다.

원칙을 지킨다면 불안할 이유가 없다

주식은 장기 투자해야 한다는 말을 수없이 들었을 것이다. 누구나 인정하는 옳은 말이다. 주식 투자로 큰돈을 벌기 위해서는 반드시 오랜 기간 투자해야 한다. 존리 대표가 수많은 강연에서 강조하는 이야기다. 그런데 개인 투자자들에게 아무리 장기 투자하라고 해도 이해시키기가 쉽지 않다. 왜 그럴까. 투자자들이 주식 투자의 본질을 알지 못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투자자들이 정말로 필요한 사항에 대해 공부하지 않기 때문이다.

저자에 따르면 주식 투자는 간단히 말해 그 기업의 동업자가 되는 것이다. 당신이 동업할 만한 기업을 찾는다고 가정해 보라. 무엇부터 하겠는가. 우선 그 기업의 펀더멘털이 얼마나 좋은지 알아보려고 하지 않겠는가. 그리고 펀더멘털이 우수하고 성장할 것이 기대된다면 그 기업과 기꺼이 손잡을 것이다. 경제 상황이 좋지 않아 생기는 변동성에 흔들리며 단기간에 투자를 끊지는 않을 것이다. 더구나 시시각각 바뀌는 주가의 흐름으로 의사 결정을 하지는 않을 것이다.

그런데 세상에는 주식 투자에 대한 온갖 편견이 떠돈다. 특히 주식은 단기간에 큰돈을 버는 수단이라는 관념이 개인 투자자들에게 너무나 뿌리 깊게 박혀 있다. 그러다 보니 요즘처럼 주식 시장이 좋지 않을 때는 심리적으로 흔들리며 충동적인 의사 결정을 해버린다. 잘못된 방법으로 투자해 돈을 잃는 사람이 많아지자 주식 투자 자체가 나쁜 것이라는 편견도 생긴다. 흔히 말하는 ‘주식 투자는 패가망신의 지름길’이라는 표현이 그것이다.

저자에 따르면 주식 투자의 본질이 마켓 타이밍에 연연하는 단기 투자라면 그것은 위험하고 불건전한 것이 맞다. 하지만 주식 투자는 좋은 기업을 선택해 그 기업의 주인이 돼 오랜 시간 함께 성장해 나가는 데 있다. 저자의 비유를 한번 들어보자.

“주식 투자는 나무를 심어 그 나무에서 나오는 열매까지를 모두 취하는 것이다. 하락이 예상된다고 주식을 팔아 버리면 홍수나 가뭄, 강풍이 온다는 일기 예보 때문에 수확하기도 전에 심은 사과나무를 뽑아 버리는 것과 같다.”

주식 시장의 변동성에 흔들리는 것은 잘못된 투자 철학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원칙을 지킨다면 시장이 흔들리더라도 불안할 이유가 없다. 당신은 ‘기업’에 투자한 것이지 ‘시장’에 투자한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이 책에는 그동안 저자가 강연장의 청중에게 들은 질문에 자세히 답변하는 내용도 담겨 있다. ‘장기 투자했다가 나중에 상장 폐지되면 어떻게 해요’, ‘앞으로 유망한 기업은 어떻게 찾나요’, ‘주식 말고 금에 투자하는 건 어떤가요’, ‘이미 60세가 넘었는데 그래도 주식 투자해야 하나요’, ‘주식 투자 전에 내 집 마련이 먼저 아닐까요’ 등 그동안 사람들이 존리 대표에게 꼭 듣고 싶었던 질문들에 대한 답변을 속 시원히 들을 수 있다. 심지어 본편만큼 핵심만 콕콕 짚은 Q&A라는 독자 후기도 있으니 꼭 이 책을 펼쳐보기 바란다.

윤효진 한경BP 편집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