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차 세계대전 기간 미 S&P500 31.5% 상승…재정과 통화 정책 효과가 주가 견인

[머니 인사이트]
 포격으로 화재 발생한 우크라 키이우 외곽 지역
     (이르핀 AP=연합뉴스) 6일(현지시간) 폭격을 받은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키예프) 외곽 이르핀의 공장과 상점에서 연기가 치솟고 있다. 2022.3.7
     jsmoon@yna.co.kr/2022-03-07 07:18:21/
포격으로 화재 발생한 우크라 키이우 외곽 지역 (이르핀 AP=연합뉴스) 6일(현지시간) 폭격을 받은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키예프) 외곽 이르핀의 공장과 상점에서 연기가 치솟고 있다. 2022.3.7 jsmoon@yna.co.kr/2022-03-07 07:18:21/
2월 21일 특별 군사 작전을 수행한다면서 시작된 러시아군의 우크라이나 침공은 이제 거의 한 달 가까이 지난 상황이다. 당초 우크라이나 전면전은 발발 직후 수일 내 마무리될 것으로 예상됐다. 하지만 우크라이나 정부와 국민의 강력한 저항으로 전장이 교착 상태가 되며 장기화되고 있다.

물론 전쟁이 단기에 마무리될 가능성도 상존한다. 최근 시작된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 4차 협상이 ‘타협의 여지’가 있다는 소식이 전해지며 협상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그 무엇보다 전쟁이 장기화되며 양측의 피해가 막대해지고 있다. 이와 함께 어느 쪽도 승리를 장담하기 어렵다는 점에서 협상이 필요한 시점으로 보인다.

당초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은 우크라이나의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가입 포기와 친러 돈바스 지역의 독립 정도가 목적으로 판단됐다. 물론 더 나아가 러시아반도와 크림반도 연결선을 확보하는 정도까지가 최종 목표로 여겨졌다.

따라서 전선도 우크라이나 남부 지역에 국한될 것으로 예상됐다. 하지만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전면전을 선택했고 전쟁으로 민간인 피해가 엄청나게 확대되며 우크라이나 정부 또한 빠른 전쟁 종결이 필요한 상황이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서방은 러시아를 강력히 제재하고 있다. 푸틴 대통령은 글로벌 인플레이션 상황을 고려해 에너지 의존도가 매우 높은 유럽 국가들이 전쟁에 이렇게까지 강력히 반발할 것이라고 예상하지 못했을 것이다.

러시아는 글로벌 에너지와 광물 자원의 주요 공급처로, 러시아의 천연가스 시장점유율은 17%에 달하며 유럽은 소비량의 30%를 러시아에 의존하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독일 난방에 대부분 이용되는 천연가스는 러시아 의존도가 65%가 넘을 만큼 높다.

또한 자동차 배기가스 정화 촉매제의 주원료인 팔라듐은 러시아가 글로벌 공급의 절반에 가까운 43%를 차지한다. 전쟁 장기화로 에너지와 광물 가격 급등이 심화된다면 향후 인플레이션 가속화 원인으로 작용할 수밖에 없다. 푸틴 대통령은 글로벌 인플레이션 상황에서 ‘인플레’를 인질 삼아 서방을 협박하며 전쟁을 시작한 것이다.

하지만 지난 2월 27일 서방 측은 러시아 주요 은행을 국제은행간통신협회(SWIFT) 결제망에서 배제했고 러시아의 주요 자산을 동결했다. 더 나아가 3월 7일 미국의 조 바이든 대통령은 러시아산 석유 수입을 금지하는 에너지 금수 조치까지 발표했다.

이렇게 강력한 서방 제재로 러시아의 피해가 막대해지고 있다. 또한 단기간 내 전쟁의 승리를 확신할 수도 없는 상황에서 협상이 필요한 시점이다. 우크라이나 NATO 가입 포기 등 적당한 수준에서 전쟁을 마무리할 필요가 있다.
만약 3차대전 발발한다면, 주식 시장은[머니 인사이트]
하지만 장기전 가능성도 여전히 상존한다. 당초 푸틴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전면전을 지시한 것부터가 합리적 의사 판단으로 보이지 않는다. 특히 러시아군이 유럽 최대 원전인 자포리자 원전을 공격하고 최근 푸틴 대통령이 핵무기 운용 부대의 경계 태세를 강화하도록 지시했던 점 등이 장기전 우려의 근거가 된다.

더 나아가 3월 14일 안토니오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유엔본부 회견에서 “생각할 수도 없었던 핵 분쟁이 가능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만일 푸틴 대통령이 재래식 무기로 우크라이나를 점령할 수 없다고 판단돼 우크라이나에 핵무기를 사용하거나 핵시설 등을 폭발시키는 등 최악의 경우도 가정할 수 있는 상황이다.

핵무기 또는 핵폭발 등으로 전쟁에 피해가 우크라이나를 넘어 NATO 지역까지 확대되면 미국과 유럽 등 NATO군이 참전할 수 있게 되며 그 경우 전쟁은 제3차 세계대전으로 확전될 수 있다.
만약 3차대전 발발한다면, 주식 시장은[머니 인사이트]
실제로 러시아군은 최근 전선을 확대하며 3월 13일 NATO 회원국인 폴란드의 국경에서 불과 25km 떨어진 서부 르비우 ‘국제평화유지안보센터(IPSC)’에 미사일 30발을 발사했다. 만약 폴란드에 러시아군의 미사일이 떨어지거나 전투기가 국경을 넘든지 혹은 NATO 지역 내 피해가 발생하면 NATO도 지금까지 견지해 왔던 병력 불개입 정책을 철회할 명분이 생긴다.

인류에는 최악의 가상 시나리오이지만 주식 시장을 우려하는 이들에게는 제3차 세계대전으로 확전되는 것이 꼭 최악의 시나리오는 아닐 수 있다. 과거 제2차 세계대전 기간 미국 증시는 전쟁 발발 직후 일시적으로 하락했지만 전쟁의 방향성이 가닥 잡힌 미드웨이해전 이후 오히려 크게 급등했다. 그 결과 제2차 세계대전 기간 동안 미국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31.5% 상승한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이는 군사비용 등 기타 전쟁에 필요한 비용을 조달하기 위해 정부 부채를 크게 증가시킬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이 과정에서 금융 시장의 유동성 또한 증가한다. 실제로 과거 미국 정부 부채 추이를 보면 전쟁 종료까지 가장 높은 수준의 정부 부채를 기록했다.

이와 함께 정부는 부채를 늘리면서도 이자 부담을 최소화하기 위해 정부 부채 확대 기간 저금리 정책을 선호한다. 즉, 재정과 통화 정책 효과가 전쟁 기간에 증시 상승을 견인하는 셈이다.

제1·2차 세계대전과 베트남 전쟁 등 세 차례 과거 전쟁 사례를 보면 당시 미국 증시는 전쟁이 끝난 후 큰 폭의 상승을 기록했다. 전쟁 기간 대폭 늘어난 정부 부채에도 불구하고 전후 복구 등에 따른 투자 확대 기대 경기, 재정 부양책을 실시하면서 저금리 기조를 유지했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물론 이러한 사례가 제1·2차 세계대전 승전국인 미국의 주식 시장을 살펴본 결과일 수도 있다. 하지만 미군이 철수한 베트남 전쟁 이후에도 미 증시는 상승 추세를 기록한 점을 확인할 수 있다.

제3차 세계대전 발생 등 최악의 상황은 기필코 피해야할 상황이다. 하지만 주식 시장 관점에서 보면 제3차 세계대전 발발이 ‘시장의 끝’이라고 볼 수는 없다.

김중원 현대차증권 투자전략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