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성능 PC와 차량용 반도체가 실적 이끌어, 러시아 · 우크라 전쟁이 성장 ‘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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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운드리 세계 1위 TSMC, ‘영업이익률 45.6%’의 비결
반도체 파운드리(위탁 생산) 분야의 글로벌 1위 기업인 대만의 TSMC는 4월 14일 2022년 1분기 실적을 발표했다. 실적 발표 후 TSMC의 주가는 대만 본주 기준으로 보합세를 기록했고 미국 예탁증권(ADR) 기준으로 3.1%포인트 하락했다.

TSMC가 양호한 2분기 가이던스(회사가 내놓은 실적 예상치)를 제시했음에도 불구하고 주가가 반등하지 못한 이유는 중국의 락다운과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 따른 정보기술(IT) 수요 감소에 대한 우려가 해소되지 않았기 때문으로 보인다.

이 회사의 1분기 매출은 4910억7600만 대만 달러(약 21조원)로 역사상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가이던스는 4581억6000만 대만 달러(약 19조원)에서 4747억2000만 대만 달러(약 20조원) 수준이었다.

1분기 영업이익률은 45.6%를 기록했고 가이던스 42~44%를 웃돈다. 1분기 호실적의 원인은 고성능 컴퓨팅(HPC)과 차량용 반도체의 수요 덕분이다. 스마트폰 매출은 예상보다 양호했지만 스마트폰 수요 전망에 대한 우려는 여전히 큰 편이다.

TSMC는 2분기 실적 예상치를 5068억8000만~5241억6000만 대만 달러(약 21조~22조원)로 제시했다. TSMC는 2분기 매출이 1분기보다 더 늘어날 것으로 예상했다. 2분기 매출이 예상치에 부합하게 된다면 1분기에 이어 2분기에도 분기 최고 매출을 달성하게 된다.

TSMC는 이번 실적 전화 회의를 통해 “장비 리드 타임(주문 후 장비를 공급받기까지 걸리는 시간)과 원자재 공급 부족 문제가 매출에 끼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밝혔다. TSMC는 “공급사와 협력해 길어진 장비 리드 타임 문제를 해결하려고 노력하고 있다”며 “공급 이슈가 있는 네온·제온과 같은 특수 가스 조달처를 다변화하고 충분한 재고를 확보했다”고 밝혔다. 또 “PC·스마트폰 재고 조정에 대한 우려도 차량용 반도체 수요가 탄탄해 상쇄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파운드리 세계 1위 TSMC, ‘영업이익률 45.6%’의 비결
TSMC는 인플레이션과 지정학적 우려에도 2022년 매출 증가율과 시설 투자(capex) 가이던스를 유지했다. 2022년 매출 증가율 가이던스는 달러 기준 25~29% 상단에 부합하거나 웃돌 것으로 예상했고 미래의 이윤을 창출하기 위해 지출한 비용인 시설 투자 가이던스는 400억~440억 달러(약 50조~55조원)를 유지했다.

TSMC는 3나노 미터 공정 생산 계획을 기존대로 진행한다. 2022년 하반기부터 3나노 미터 공정 양산을 시작하며 매출은 2023년부터 발생할 것으로 예상했다. 또 N3E 공정 도입을 통한 3나노 미터 반도체 양산은 1년 후인 2023년 하반기로 계획했다. N3E 공정은 기존의 N3 공정보다 생산 비용을 낮추고 성능을 높인 방식이다. N3E의 수율이 높아 계획보다 양산 시기를 앞당겼다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2나노 미터 반도체는 2025년 하반기쯤 생산할 계획이다. TSMC는 선단 공정(미래를 위해 개발하는 공정)에서 독보적 지위를 유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TSMC의 매출은 2022년 상반기뿐만 아니라 하반기에도 높을 것으로 추정된다. 하지만 주가가 반등하려면 대외적으로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외교적으로 해결돼야 할 것으로 보인다.

김경민 하나금융투자 애널리스트
2021 하반기 반도체 부문 베스트 애널리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