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상승 덕 본 4대 금융지주…역대급 분기 실적 다시 썼다
(출처:한경DB)

4대 금융지주(KB·신한·하나·우리)가 사상 최대 분기 순이익을 기록했다. 금융지주의 실적이 크게 상승한 배경에는 금리상승으로 인한 이자이익이 개선된 영향 때문이다. 주가도 금융지주의 실적 추정치를 미리 반영하며 주가 상승폭을 확대했다.

23일 금융권에 따르면 전날 KB·신한·하나·우리 등 4대 금융지주는 올해 1분기 합산 당기순이익이 4조원을 훌쩍 넘은 것으로 집계됐다. KB금융은 1분기 당기순이익(지배기업 지분 순이익 기준)이 전년동기대비 14.4%가 늘어난 1조4531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KB금융지주 창립 이래 최대 분기 순이익이다. 신한금융그룹도 1분기 기준 사상 최대 실적인 1조4004억원의 순이익을 냈다. 이는 전년동기대비 17.5%가 증가한 수치다.

하나금융그룹도 1분기에 전년 동기대비 8% 증가한 9022억원 규모의 당기순이익을 시현했다. 우리금융그룹의 1분기 당기순이익은 8842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32.5%를 기록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금융지주의 깜짝 실적 배경에는 1분기 중 대출 성장과 지난해 8월부터 이어진 기준금리 인상으로 순이자마진(NIM)이 확대됐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금융지주의 1분기 실적발표는 이날 장 마감 이후에 이뤄졌지만 주가는 전망치를 반영해 일제히 상승세로 거래를 마쳤다. 금융지주는 지난 3월 8일 일제히 최저점을 찍은 후 전고점 수준까지 회복세를 보였다.

KB금융은 이날 전거래일 대비 2.65% 상승한 6만1900원를 기록했다. 올들어 주가는 지난 3월 8일 최저점(5만3100원)을 찍은 후 16.6% 반등했다. 신한지주도 이날 전 거래일 대비 1.93% 상승한 4만2150원에 거래를 마쳤다. 올해 최저점(3만6300원) 대비 16.1% 상승한 수치다.

하나금융지주는 이날 1.46% 상승한 4만8750원을 기록했다. 우리금융지주는 올들어 최저점(1만3050원) 대비 24.1% 급등한 1만6200원에 거래를 마쳤다.

다만 금리인상에도 가산금리 규제와 조달금리 상승 등을 고려할 때 순이자마진(NIM) 개선 강도는 둔화될 가능성이 크다는 견해도 나온다.

은경완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인플레이션에 대한 불확실성이 지속되는 만큼 은행주의 상대적 강세는 지속되겠지만 규제 여파로 순이자마진의 점진적인 둔화가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이미경 기자 esit917@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