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 패션, 슈트→캐주얼이 대세
CEO 이미지는 경영 메시지이자 임직원 패션의 기준
센스와 취향이 고스란히 노출되는 캐주얼룩
스타일링·손 포즈 유의해야

[비즈니스 포커스]




기업 최고경영자 이미지(PI : President Identity) 전략이 바뀌고 있다. 신사업 추진과 환경·사회·지배구조(ESG) 경영 확대 등 새로운 경영 전략과 조직 문화 변화에 발맞춰 캐주얼을 시도하는 CEO들이 늘고 있다.

CEO의 패션과 스타일은 그 자체로 강력한 경영 메시지라고 볼 수 있다. CEO 패션은 임직원들에게도 이정표가 된다는 점에서 중요하다. 리더는 리더답게 입고 직원은 직원답게 입어야 한다.

한경비즈니스는 전문가에게 캐주얼 붐을 주도하는 CEO 5인의 이미지(PI) 분석을 의뢰했다. 박영실 퍼스널이미지브랜딩LAB&PSPA 대표는 “사회적 존재인 개인은 의도하든 의도하지 않던 상대에게 비치는 외적 이미지가 곧 자신의 정체성으로 굳어진다”며 “한 기업을 대표하는 리더가 내·외부 고객과 세계인에 투사하는 이미지 영향력은 매우 강력하다”고 말했다.

박 대표는 “슈트 차림은 몇 가지 법칙만 따라도 크게 문제가 되지 않지만 캐주얼은 센스와 취향이 고스란히 노출돼 자칫하면 낭패를 볼 수 있다”며 “색상 및 액세서리는 과한 것보다 다소 모자란 것이 현명하다”고 조언했다. 프로필 사진과 신년사 영상을 통해 확인할 수 있는 외적 이미지·태도·의사소통 등 3가지를 중심으로 CEO 5인의 PI를 분석했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사진=현대차 제공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사진=현대차 제공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Good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은 2022년 신년사에서 올해를 ‘가능성을 고객의 일상으로 실현하는 한 해’로 만들겠다고 밝힌 만큼 프로필 사진 속의 정 회장의 시선과 표정이 마치 고객을 올려다보는 것 같고 부드럽지만, 결의에 차 보인다. 짧은 헤어커트에 라운드 프레임의 안경은 무겁지 않아 보이고 목 부분의 단추를 하나 풀어 편안해 보이면서도 잘 정리된 셔츠 칼라와 셔츠 소매 부분을 살짝 보이게 연출해 깔끔한 리더의 이미지를 강화했다.

Recommendation
양 팔을 크로스한 자세가 균형감이 아쉬워 보다 안정적인 포즈를 선택하는 것이 필요해 보인다. 양쪽 팔의 자세가 다르다 보니 노출되는 셔츠 소매 부분 또한 차이가 나서 밸런스 측면에서 조금 아쉽다. 향후 사진에서는 사진을 보는 사람과 눈을 맞추면서 메시지를 눈으로 어필하는 사진도 연출하면 좋겠다.

Expectation
글로벌 시사주간지 뉴스위크의 ‘2022 세계 자동차산업의 위대한 파괴적 혁신가들’ 시상식에서 ‘올해의 비저너리’ 수상자가 된 만큼 프로필 사진에서의 포즈나 패션도 시간·장소·상황(TPO)에 따라서 혁신적인 도전을 해보는 것도 기대해본다.
구광모 LG 회장. 사진=LG그룹 제공
구광모 LG 회장. 사진=LG그룹 제공
구광모 LG 회장
Good
올해 신년 영상에서 고객 감동을 최우선 목표로 고객 경험 혁신에 몰입하는 LG의 미래를 만들자고 강조한 구광모 LG 회장은 사진 속에서도 두 손을 앞에 있는 고객에게 정중하게 향하는 포즈를 취했다. 이마를 시원하게 보이는 헤어커트와 라이트한 안경 프레임, 화이트 셔츠와 블랙 라운드 니트를 대비 매치하고, 소매를 걷어 올림으로써 역동적인 리더의 이미지를 강화했다.

Recommendation
시선을 정면을 응시함으로써 눈빛으로 말을 거는 이미지라서 좋으나 눈을 맞춘 만큼 조금 더 부드러운 카리스마가 느껴지는 미소가 담긴다면 천 마디 말보다 더욱 강력한 메시지를 줄 수 있을 것이다.

Expectation
신년사를 통해 “생각과 일하는 방식도 고객 감동에 맞춰 혁신해야 하고, 고객 경험 혁신에 몰입하는 LG를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한 만큼 고객에게 말을 거는 부드러운 미소를 연출하면 더 효과적일 것이다.
정태영 현대카드·현대커머셜 부회장. 사진=현대카드 제공
정태영 현대카드·현대커머셜 부회장. 사진=현대카드 제공
정태영 현대카드·현대커머셜 부회장
Good
정태영 현대카드·현대커머셜 부회장은 올해 경영 키워드로 양적 성장과 질적 이동을 꼽고 분기별로 프로젝트 진도를 확인하는 빠른 리듬을 도입해 데이터 사이언스 기반의 금융 테크 기업으로 입지를 확고히 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사진 속 정태영 부회장은 연한 그레이 이너웨어에 남청색과 그레이 혼합 체크무늬 셔츠를 청바지와 매치했다. 두 손을 허리 위에 올리고 환하게 웃으면서 거리감을 좁히면서 역동적이고 수평적인 리더의 이미지를 강화했다.

Recommendation
손을 허리에 올려서 두 손이 보이지 않는 자세보다는 두 손이 모두 보이는 포즈가 메시지 측면에서도 오픈돼 보일 수 있다. 되도록 사진에서 두 손을 가리지 않는 제스처를 연출하는 것이 더 좋겠다.

Expectation
편안해 보이는 체크무늬 패턴이 역동적인 스타일 효과는 있으나 조금 단순한 패턴의 셔츠를 연출하면 애자일한 조직 운영, 커뮤니케이션을 활발하게 하는 금융 테크 기업 리더의 이미지 연출에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권영수 LG에너지솔루션 부회장. 사진=LG에너지솔루션 제공
권영수 LG에너지솔루션 부회장. 사진=LG에너지솔루션 제공
권영수 LG에너지솔루션 부회장
Good
올해 신년사에서 “고객에게 신뢰받고 나아가 사랑받는 기업이 되는 것이 우리의 목표이며, 회사의 가장 중요한 고객은 바로 임직원”이라고 강조한 사진 속 권영수 부회장은 스티브 잡스를 연상하게 한다. 짧은 그레이 헤어커트에 라운드 프레임의 안경, 검정 하프 터틀넥에 청바지가 에지(edge)있는 리더의 이미지를 강화하고 있다고 분석된다.

Recommendation
블랙 터틀넥은 스티브 잡스만의 전유물이 아니다. 하지만 스티브 잡스의 트레이드마크가 된 이상 그렇게 연상되지 않도록 하는 이미지 연출 전략이 더해져야 한다고 분석된다. 터틀넥 색상을 블랙이 아닌 다른 색상으로 하거나 안경 프레임의 변화를 통한 차별화 전략을 세우면 좋겠다.

Expectation
“임직원이 출근하고 싶은 회사, 일하기 좋은 회사가 되도록 더욱 힘써 도울 것”이라고 강조한 만큼 임직원들과 수평적인 관계를 갖는 리더의 이미지를 부드러운 표정과 두 팔을 활짝 벌린 포즈를 통해 연출한다면 더 효과적일 것이다.
임영진 신한카드 사장. 사진=신한카드 제공
임영진 신한카드 사장. 사진=신한카드 제공
임영진 신한카드 사장
Good
올해 신년사를 통해 차별화된 ‘딥 플레이’ 추진을 위한 본원적인 경쟁력 극대화(P), 신성장 수익 다각화(L), 데이터와 디지털 활성화(A), 문화 대전환(Y) 등 4대 아젠다(P.L.A.Y)를 제시한 사진 속 임영진 사장은 안정감이 있어 보인다. 앞머리를 정갈하게 넘기고 화이트 셔츠에 브라운 라운드 니트를 매치하면서 편안해 보이면서도 신뢰감을 주는 이미지를 강화했다.

Recommendation
양쪽 입꼬리 부분이 조금 더 올라가도록 안면근육 이완 운동을 통해서 입술 주변 근육의 이완력을 높이면 표정 연출에 더 효과적일 것이다.

Expectation
라이프 앤드 파이낸스 플랫폼 기업으로 시장 주도권을 확보해 나가겠다는 포부를 가진 만큼 표정이나 헤어스타일, 안경 등 액세서리에서도 차별화된 시도를 해보면 좋을 것이다.


안옥희 기자 ahnoh05@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