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조 규모 내연기관차 구매세 안하 지원 계획 발표…관련 시장 턴어라운드 견인 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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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14일 코로나19 확산으로 봉쇄 중인 중국 상하이시. 사진=연합뉴스
5월 14일 코로나19 확산으로 봉쇄 중인 중국 상하이시. 사진=연합뉴스
중국 정부가 드디어 경기 둔화에 대한 시급성을 인식했다. 절대 풀어주지 않을 것 같던 상하이 락다운을 조금씩 완화하더니 이제는 여러 가지 부양책도 예고하고 있다.

중국 정부는 상반기 내내 인프라 투자만 강조해 왔는데 예상하지 못한 오미크론 확산으로 인프라만으로는 경기 둔화를 막을 수 없는 상황에 직면했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결국 투자뿐만 아니라 소비까지 부양해야만 경기를 회복시킬 수 있는 시점이 왔고 소비 부양책 중에 가장 적극적으로 전개되고 있는 산업이 바로 자동차다.

중국 정부는 5월 23일 경기 부양 의지를 피력하면서 600억 위안(약 11조원) 규모의 내연기관차 구매세 인하 지원 계획을 발표했다. 이미 지방 정부 단위의 보조금 정책이 진행되고 있었던 데다 탄소 중립 기조가 강화되고 있는 상황이어서 내연기관차를 대상으로 한 구매세 인하 정책이 발표될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예상됐다.

그럼에도 2009년과 2015년 구매세 인하 당시 각각 190억 위안 수준의 감세 지원을 제공했던 것에 비해 3배 이상 수준으로 지원 규모를 제시한 것은 부양에 대한 강력한 정부의 의지를 알 수 있는 대목이다.
[돈 되는 해외 주식]중국 자동차 부양책의 최대 수혜주, 장성자동차
향후 세부 방안은 지켜봐야 하겠지만 과거 사례를 고려하면 대상은 배기량 1.6리터 이하 승용차, 인하 폭은 10%에서 5%로 설정될 가능성이 높다. 중국 차량의 평균 가격(1.6리터 이하 승용차 기준)은 12만8000위안, 차 한 대당 감세 혜택 금액은 6000위안, 정부 지원 규모인 600억 위안으로 감세 혜택을 제공할 수 있는 차량 수는 총 939만 대에 달한다.

물론 과거와 달리 보조금 규모가 작고 전기차발 부양책도 추가로 기대되고 있다는 점에서 939만 대가 모두 판매로 이어진다는 것은 아니다. 다만 내연기관차 시장 침체 국면을 개선하는 데는 분명한 효과가 나타날 수 있다고 판단한다.

정부의 감세 지원 규모 1억 위안당 판매 증가 대수는 2009년 2만2000대, 2015년 1만8000대 수준이다. 보수적으로 올해 2015년 대비 30% 수준의 효과만 나타난다고 가정하면 감세 정책을 통해 증가하는 내연기관차 판매 대수는 약 360만 대로 추산된다. 이는 2021년 전체 내연기관차 판매량의 약 15% 수준이다. 마이너스 성장을 지속하던 내연기관차 시장의 턴어라운드 견인은 충분한 정책 규모다.

실제로 배기량 1.6리터 이하 승용차에 감세 정책이 적용된다면 수혜 기업은 ‘장성자동차’다. 기업별로 1.6리터 이하 판매 비율을 추산하면 장성자동차 65%, 상하이자동차 56%, 광주자동차 51%, 장안자동차 44% 순이다. 게다가 4월 대부분의 완성차 모델이 전년 대비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했는데 장성자동차의 중대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모델 ‘탱크(TANK)’만이 플러스 성장을 이어 가고 있다. 중국 내 SUV의 인기와 장성자동차의 브랜드 파워가 부각되는 부분이다.

악재 해소 측면에서도 긍정적이다. 완성차 기업 중 장성자동차가 연초 이후 낙폭이 마이너스 23.4%로 가장 크다. 이는 러시아에 생산 공장을 보유했기 때문이다. 다만 전체 생산 규모 중 약 150만 대 중 러시아는 8만 대 수준에 불과하고 러시아·우크라이나 지정학적 리스크의 최대 반영 시기는 지나갔다고 판단한다. 구매세 인하의 정책 모멘텀과 낙폭 과대 관점을 모두 고려하면 장성자동차에 관심을 가질 시점이다.

강효주 KB증권 리서치센터 수석연구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