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중국 의존도 높아…
중국식 지역 봉쇄 정책에 전 세계 산업 흔들

[경제 돋보기]

중국 내 코로나19 재확산과 주요 지역 봉쇄 조치로 중국의 2분기 경제성장률이 하락할 것으로 예상돼 연간 목표치 5.5%를 달성하기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중국 국가통계국이 발표한 4월 주요 경제 지표에 따르면 산업 생산은 전년 동기 대비 2.9% 감소했다. 산업 생산은 연매출 2000만 위안 이상 기업들의 월간 부가 가치 창출액으로, 국내총생산(GDP)을 가늠하게 하는 지표다. 중국의 산업 생산은 코로나19 사태가 본격화하던 2020년 3월 이후 25개월 만에 마이너스로 돌아선 것이다.

내수 경기를 보여주는 소매 판매도 전년 동기 대비 11.1%나 감소하면서 2020년 3월 이후 가장 큰 하락 폭을 나타냈다. 시장 예상치 마이너스 6.1%보다 두 배 가까이 마이너스 성장률을 보인 셈이다. 고용 상황도 다르지 않다. 4월 도시 실업률이 6.1%로 전달보다 증가했고 금년 목표치인 5.5%를 웃돌았다. 이 역시 2020년 3월 이후 최고치다. 오미크론 변이 확산으로 베이징과 상하이 등 중국 경제 GDP의 50%를 차지하는 주요 경제권 지역의 봉쇄에 따른 충격이 지표에 반영된 것이다.

국제통화기금(IMF) 기준 2022년 4월 추정치에 따르면 중국의 GDP는 19조9000억 달러로 미국의 GDP 25조3000억 달러의 78%까지 추격하고 있다. 2017년 중국이 미국 GDP의 60%였던 것을 감안하면 꾸준히 미국을 따라잡으면서 글로벌 경제에 대한 영향력이 막강해졌다. 중국의 세계 무역 점유율은 30%에 육박하고 있다. 오래전에 미국과 유럽연합(EU)을 넘어선 것이다. 그러므로 ‘제로 코로나’로 불리는 강력한 중국식 지역 봉쇄 정책은 전 세계 산업 전반에 걸쳐 미치는 효과가 클 것으로 예측된다.

2001년 중국이 세계무역기구(WTO)에 가입한 이후 전 세계의 공장 역할을 해 온 것이 사실이다. 글로벌 공급망의 안정화와 비용 절감에 기여한 세계 최대 제조국이고 100여 개국이 훨씬 넘는 국가들과 교역하고 있다는 점에서 중국의 성장률 저하가 세계 경제에 미칠 파급은 엄청날 것으로 예상된다.

대외경제연구원이 지난 5월 발간한 ‘중국의 코로나19 재확산 현황 및 시사점’ 보고서에 따르면 현지에 있는 자동차 등 제조업을 중심으로 한국 기업의 현지 생산과 부품 수급, 한국 제조업의 소재·부품 공급망의 리스크가 커질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한국무역협회의 보고서에 따르면 2020년 기준 중국의 수입 수요가 한국 GDP에 기여한 비율은 7.5%로 해외 국가 중 가장 높았다. 중국 경제성장률의 하락은 한국의 대중국 수출을 감소시켜 경제성장률을 하락시키는 효과를 가져올 것이다.

중국 공산당은 시진핑 국가주석의 3연임을 결정하는 연말 전당대회까지는 강력한 코로나19 억제 정책을 고수할 것으로 보여 차이나리스크가 쉽게 해소될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중국 매체들은 하반기 중국 경제가 반등해 5% 성장률을 무난하게 달성할 것으로 낙관하는 듯하다. 이 같은 주장의 근거는 예상보다 빠른 베이징과 상하이의 봉쇄 해제와 경기 부양책에 대한 기대에 근거하고 있다.

하지만 하반기 다른 변이 바이러스가 출현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고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전쟁, 미국의 기술 제재와 중국의 그에 대한 대응 등 다양한 리스크 요인이 직간접적으로 상존하고 있다. 한국 수출의 25%를 차지하고 수입의 의존도가 절대적인 중국과 따로 또 같이 전략을 어떻게 해 나갈지 심사숙고가 필요한 시점이다.

차은영 이화여대 경제학과 교수
차이나리스크와 한국의 고민 [차은영의 경제 돋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