꾸준히 많은 이익 내는 중…반도체 산업 평균 대비 ‘저평가’도 매력

[돈 되는 해외 주식]
리사 수 AMD CEO. 사진=한국경제 DB
리사 수 AMD CEO. 사진=한국경제 DB
인플레이션으로 인한 미국 중앙은행(Fed)의 공격적인 금리 인상이 이어지고 있다. 공격적 금리 인상은 미래의 기대 현금 흐름이 상대적으로 큰 성장주, 특히 반도체 업종 등의 주가를 낮추고 있다, 경기 둔화 우려와 공급 부족 리스크 역시 높아지고 있다.

해외 매출 비율이 상대적으로 높은 미국 반도체·장비 기업들은 통화 긴축에 따른 달러 강세로 이익 전망치가 낮아질 수 있다.

연초 대비 글로벌 반도체 기업의 주가수익률(PER)은 6월 13일 기준 마이너스 32%로 시장 평균 수익률을 11%포인트 밑돌고 있다. 주가 하방 위험은 여전히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1분기 실적으로 반도체 수요가 견고함을 확인했다. 또 지속적인 주가 하락으로 상대 가치는 저평가돼 있다.

대형 성장주의 이익 수준은 견고한 편이다. 첫째,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기업의 77%가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했다. 이익 성장률은 전년 대비 9.2%로 2020년 4분기 이후 가장 낮지만 성장은 이어 가고 있다.

둘째, 자사주 매입도 주당순이익(EPS)을 지지하고 있다. 1분기 S&P500 기업의 자사주 매입 규모는 2863억 달러로 전체 순이익의 69%를 차지한다. 전년 동기 대비로는 64% 증가했다. 그 결과 대형 성장주의 12개월 선행 자기자본이익률(ROE)은 30% 수준을 유지하면서 S&P500 평균 수준인 21%를 웃돌고 있다.

성장이 강했던 반도체 기업들의 주가 프리미엄도 걷혀졌다. 반도체 산업의 12개월 선행 주가순자산배율(PBR)도 고점이었던 2021년 3월 6.6배에서 4.1배로 하락했다.

반면 12개월 선행 ROE는 27% 수준으로 시장보다 높은 이익률을 유지하고 있어 자본 대비 주가보다 이익 수준이 상대적으로 높다. 2022년부터 2024년까지 향후 3년간 주당순이익 연평균 성장률 예상치와 12개월 선행 PER을 반영한 주가수익성장비율(PEG) 배수도 반도체 기업은 1.5배로 S&P500 평균 1.7배를 밑돌고 있다. 이는 이익 성장성을 반영한 주가가 시장 대비 저평가돼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대내외적으로 악재가 가득한 시장에서 성장주와 반도체의 투자 비율을 높이는 것은 어렵지만 주가 하락에도 이익 수준이 견고한 관심 종목으로 AMD와 퀄컴을 제시한다. AMD와 퀄컴은 향후 이익 성장성 대비 주가가 시장 또는 반도체 산업 평균 대비 저평가돼 있다.

2022년 말 추정 기준 PBR을 ROE로 나눈 평균 가치 비율도 17배로 시장과 동일하고 반도체 산업 15배 대비 높지 않다. 1분기 실적도 모두 견고한 수요와 높은 ‘가격 결정력’으로 이익이 증가하는 모습이다.

AMD의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71% 증가하면서 역대 최대 분기 실적을 달성했고 EPS는 124% 증가했다. 평균 판매 단가 상승으로 인플레이션 리스크를 일부 상쇄했다. 퀄컴의 매출 성장률은 41%, EPS는 80% 증가하며 휴대전화 칩 판매 둔화 우려를 떨쳐냈다. 퀄컴의 스냅드래곤 8은 갤럭시 S22 시리즈 물량의 75%를 차지했고 휴대전화 부문 매출은 56% 증가했다.

김세환 KB증권 리서치센터 연구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