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뉴 니로 HEV 오너가 타 본 올 뉴 니로 EV
복합전비 5.3km/kWh, 아이오닉5보다 더 멀리 가는 전기차
“전기차를 산다면 이 차를 사고 싶다”

[유호승의 신차 탑승기]
기아의 디 올 뉴 니로 EV 외관 사진=기아
기아의 디 올 뉴 니로 EV 외관 사진=기아
기아의 올 뉴 니로 EV는 역시 니로 라인업의 전기차다웠다. 연비 끝판왕으로 꼽히는 하이브리드 차량처럼 전기차 역시 충분히 만족스러운 전비를 보였다. 니로가 니로한 셈이다.

기자는 2020년식 더 뉴 니로를 탄다. 올 뉴 니로의 이전 모델이지만 누구보다 니로의 장점과 단점을 잘 알고 있다고 자부한다. 올해 1월 올 뉴 니로를 시승했을 때 다음 차를 살 때 또 들고 싶은 마음이 들었는데, 올 뉴 니로 EV를 탄 후에도 이 마음은 이어졌다. 전기차를 산다면 올 뉴 니로 EV를 선택하고 싶다.

경기 하남도시공사에서 지난 15일 열린 시승행사에서 올 뉴 니로 EV를 접했다. 이전 모델인 더 뉴 니로와 비교하면 외관부터 내장까지 크게 변해 마치 다른 차를 보는 것과 같은 인상을 준다.

이전 모델이자 기자가 타는 더 뉴 니로는 전장 4355mm, 전폭 1805mm, 전고 1545mm 등이다. 올 뉴 니로 EV는 전장 4420mm, 전폭 1825mm, 전고 1545mm 등이다. 전장은 65mm, 전폭은 20mm 늘었다. 트렁크 공간은 475L로 24L 늘었다. 소형 SUV인 만큼 이 작은 차이도 크게 느껴졌다.
디 올 뉴 니로 EV의 주행 후 전비 계기판
디 올 뉴 니로 EV의 주행 후 전비 계기판
경기 가평의 한 카페까지 왕복 96km를 운전했는데, 니로의 대명사인 ‘가성비 끝판왕’처럼 만족스러운 전비를 자랑했다. 이 차량의 공식 복합전비는 5.3km/kWh(도심 5.9km/kWh·고속도로 4.8km/kWh)다. 시승 당시 도심 30km와 고속도로 60km를 달렸는데 전비는 7.0km/kWh가 나왔다. 공식 전비보다 더 좋은 성적표다.

현대차의 대표 전기차인 아이오닉5의 복합전비는 4.5~5.1km/kWh다. 최대전비로 따졌을 때 올 뉴 니로 EV가 0.2km/kWh 전비가 더 좋다.
디 올 뉴 니로 EV의 전면 충전구
디 올 뉴 니로 EV의 전면 충전구
차량 선택시 연비와 전비 등을 가장 큰 고려사항으로 꼽는 이들에게 올 뉴 니로 EV는 좋은 선택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올 뉴 니로 EV의 충전구는 차량 앞에 위치해있다. 전면 주차로 충전하면 된다.
디 올 뉴 니로 EV의 2열을 폴딩한 모습
디 올 뉴 니로 EV의 2열을 폴딩한 모습
차박에도 최적화된 차량이다. 차박을 시도하는 이들은 대부분 시트 평탄화 작업부터 시작한다. 2열 좌석을 접은 후 바닥을 평평하게 만들어야 차 내부에서 생활이 가능하고 편안한 자세로 누울 수 있어서다.

그러나 올 뉴 니로 EV는 추가 평탄화 작업이 필요하지 않다. 2열 시트가 평평하게 접혀, 차박할 공간에 푹신한 매트나 담요 등만 깔아주면 충분한 휴식공간이 완성된다.

대형 SUV(스포츠유틸리티차량)처럼 차고가 높아 이동이 자유롭지는 않지만, 차박을 즐기는데 큰 무리가 없을 것으로 판단된다. 차량 내부에 220V 전기 플러그를 꽂을 수 있는 콘센트도 갖추고 있어 대부분의 전자제품을 무난하게 사용할 수 있는 점도 특징이다.
디 올 뉴 니로의 95% 충전 상태의 주행가능거리
디 올 뉴 니로의 95% 충전 상태의 주행가능거리
1회 충전시 최대 주행거리는 공식적으로 401km다. 충전시간은 100kW 급속충전기로 10%에서 80%로 충전시 45분이 걸린다. 이날 시승한 차량은 95% 충전 상태로 420km 주행이 가능했다.

운전자 편의사항도 늘었다. 전동식 카시트가 탑재됐고 윈드 실드 형태의 헤드업 디스플레이(HUD)가 장착됐다. 트렁크 역시 전동식으로 작동된다. 디스플레이 크기는 이전 모델과 동일한 10.25인치다.

다만 니로를 2년간 타고 다니며 느꼈던 불편한 승차감은 크게 변하지 않았다. 경차나 소형 SUV가 지난 단점을 올 뉴 니로 EV 역시 해결하지 못했다.

신호 대기 상태에서 큰 차량이 옆을 지나가면 차체가 좌우로 흔들리는 것은 여전했다. 또 고속 주행시 들리는 풍절음도 여전했다. 차체가 크지 않은 만큼 어쩔 수 없는 부분이라고 할 수 있지만, 이 부분이 하루 빨리 개선되기를 바란다.

유호승 기자 yh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