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AI와 전략적 제휴 협정으로 디지털 트윈 시장 진출…7월 코스닥 상장

[마켓 인사이트]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제11회 스마트테크 코리아에 마련된 코난테크놀로지 부스 사진=코난테크놀로지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제11회 스마트테크 코리아에 마련된 코난테크놀로지 부스 사진=코난테크놀로지
인공지능(AI) 소프트웨어 전문 기업 코난테크놀로지가 올해 7월 코스닥 시장에 상장한다. 통합 검색 엔진 서비스 코난서치를 시작으로 음성 인식 소프트웨어 코난리스너 등 AI 소프트웨어를 개발한 회사다.

주요 고객사는 보건복지부와 한국전력공사 등 공공 기관이다. 5년 이상 장기 이용 고객의 비율이 55%로 안정적인 매출처를 확보하고 있다. 최근에는 국방과 항공 분야로 사업 영역을 넓히고 있어 추가 성장도 기대된다.
대화의 의도를 이해하는 AI 개발
1999년 설립된 코난테크놀로지는 텍스트와 동영상을 처리하는 AI 솔루션을 개발하고 있다. 문장이나 음성으로 이뤄진 대화의 표면적 의미를 해석할 뿐만 아니라 화자의 의도를 이해해 대화가 가능한 AI를 개발했다. 이를 활용해 검색·분석·챗봇 등의 소프트웨어를 만들어 고객사에 서비스하는 것이 주력 사업이다.

주요 제품은 통합 검색 엔진인 ‘코난서치’, 텍스트를 발굴하는 ‘코난애널리틱스’, 영상 속 멀티 모달 식별 및 분석 소프트웨어인 ‘코난와처’, 고객 응대 솔루션 ‘코난챗봇’ 등이다.

지난해 기준 전체 매출에서 코난서치가 차지하는 비율은 51.5%다. 코난애널리틱스(15.4%), 코난와처(15.0%), 코난챗봇(10.5%) 등도 골고루 매출을 올리고 있다.

지난해 매출은 178억원으로 전년 대비 27.5% 늘었다. 공공 부문 발주가 확대되고 고객사가 다변화되면서 매출이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2019년부터 2021년까지 연평균 성장률은 20.1%다.

지난해 영업이익은 22억원, 영업이익률은 12.6%다. 최근 기술성 평가를 받은 AI 기업들이 연구·개발(R&D)과 인건비 등의 비용으로 지속적인 적자를 보이고 있지만 코난테크놀로지는 2020년과 지난해 2년 연속 흑자를 달성했다. 고도화된 AI 전문 인력과 20년 이상 축적된 기술력이 밑바탕이 됐다는 분석이다.

국내외 2500여 곳의 고객사를 확보했고 설립 이후 3000여 건의 프로젝트를 수행했다. 고객사 절반 이상이 5년 이상 장기 고객으로 타사 대비 고객 충성도가 높다. 공공 기관에서 안정적인 매출이 발생하고 있다는 것도 장점으로 꼽힌다.

다만 신규 투자 확대로 재무 안정성이 불안정하다는 점이 약점이다. 이 회사는 2019년 영업손실을 냈다. 영상과 음성 부문의 사업 확대를 위해 신규 개발자를 영입한 영향이다.

2018년 개발직 89명을 포함해 총 인력이 141명이었지만 2019년 개발직 112명 등 총 167명으로 인력을 충원했다. 인건비가 증가하면서 일시적으로 적자가 나타났다.

2020년 말 기준 유동 비율은 231.97%, 부채 비율은 222.33%로 동 업종 평균 대비 높은 수준이다. 하지만 올해 1분기 말 유동 비율은 370.55%, 부채 비율은 72.44%로 재무 안정성 지표가 조금씩 개선되고 있다.

회사 측은 외주 인력의 투입으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외주 용역비를 최소화하기 위해 AI 솔루션보다 이익률이 높은 서비스형 소프트웨어(SaaS)로 이익률을 개선하겠다는 전략이다. 현재 SaaS 형태로 제공되는 ‘펄스케이’ 이외에 코난BI·코난보이스를 출시했다.
코난테크놀로지, 독자 기술 기반한 언어·영상 AI로 급성장
메타버스·항공 분야로 사업 다각화
코난테크놀로지는 국방 분야와 메타버스, 디지털 트윈 등 영상 AI 기술로 주목받는 시장으로 사업 영역을 넓히고 있다. 대표적인 사업이 육군교육사령부의 ‘밀리터리이미지넷’이다. 이 사업으로 진입 장벽이 높은 국방 분야를 개척했다는 평가다. 메타버스에 적용되는 음성 인식 및 합성 기술로 교육과 게임 분야 기업들과 양해각서(MOU)도 체결했다.

전략적 투자자인 한국항공우주(KAI)와는 올해 2월 전략적 제휴 협정을 통해 디지털 트윈 시장에 진출했다. 디지털 트윈은 현실 세계의 기계나 장비, 사물 등을 컴퓨터 속 가상 세계에 구현한 것을 말한다.

양 사는 AI 기반의 고장·수명 예측 시스템(PHM)을 개발할 예정이다. 항공기 상태를 진단해 잔여 수명을 예측하는 시스템으로, 이를 활용하면 정비 효율성을 극대화할 수 있다.

항공기 운용 데이터 분석 알고리즘을 적용하면 T-50, FA-50, 수리온과 현재 개발 중인 KF-21, LAH 항공기의 안정성을 사전에 예지할 수 있는 기능이 강화된다. 군 전력을 향상하는 데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디지털 트윈 기술을 활용하면 항공기와 도심항공교통(UAM)의 문제점을 사전에 예측해 사고를 방지할 수 있도록 최적화된 정비 시점을 알려준다. 이 시스템은 항공기 운용성을 극대화하고 현장 시뮬레이션 비용을 절감할 수 있어 항공 산업에서 주목받고 있다.

무인기 개발도 함께한다. 딥러닝 기반의 영상 인식 기술과 소프트웨어 통합으로 KAI 무인기의 자율 비행과 정찰 임무 성능을 강화하는 것이다.

이 밖에 구독형 서비스로 수익성을 높일 계획이다. 음성 합성 기술 기반의 구독형 서비스인 ‘코난보이스’는 기술 개발이 완료된 상태로, 기술 고도화와 마케팅에 집중할 예정이다. 이 서비스는 메타버스 시장에서 음성 API를 구독형 서비스로 제공하는데, 엔터테인먼트와 교육 분야로 진출할 준비를 하고 있다.

코난테크놀로지는 이번 상장으로 120만 주를 공모한다. 희망 공모가는 2만1000~2만5000원으로 총 공모 금액은 252억~300억원이다. 예상 시가 총액은 1193억~1420억원이다.

이 회사의 올해 1분기 매출은 2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3% 증가했다. 영업손실은 12억원, 당기순손실은 11억원으로 나타났다. 매출이 1분기보다 4분기에 집중되다 보니 실적이 다소 저조했다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올해 예상 매출액은 244억원이다. 영업이익은 40억원, 당기순이익은 35억원으로 추정된다.

전예진 기자 ac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