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균 연령 60세, 최고령 박찬구 금호석유화학 회장·최연소 정기선 한국조선해양 사장

[스페셜 리포트]
100대 CEO 중 4050세대 46%, SKY 출신은 56명
한경비즈니스가 NICE평가정보와 함께 선정한 ‘2022 한경비즈니스 100대 최고경영자(CEO)’는 한국 경제를 이끄는 핵심 플레이어다. 이들은 코로나19 사태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한 유가 상승과 인플레이션 등 어려운 상황에서도 기업의 생존 방안을 찾아야 하는 숙제를 안고 있다.
1960~1965년생, SKY, 경영·경제학

한경비즈니스가 선정한 ‘2022 100대 CEO’를 분석한 결과 CEO의 표준 모델은 지난해와 비교해 약간의 변화가 있었다. 연령대가 약간 높아졌다. 지난해에는 4050세대의 젊은 CEO가 49명이었지만 올해는 46명으로 3명 줄었다. 코로나19 사태를 극복하는 과정에서 좋은 실적을 낸 많은 경영자들이 유임된 결과란 분석이다.

고교 동문 파워는 뚜렷하게 옅어졌다. 서울대·고려대·연세대(SKY)와 경영·경제학과의 비율이 높았던 것은 예년과 동일했다.

1964년생 용띠 CEO 16명 ‘최다’

1957년생(2019년), 1961년생(2020년), 1963년생(2021년), 1964년생(2022년).

2019~2022년 100대 CEO 조사에서 나타난 가장 많은 연령대다. 2019년에는 1957년생 닭띠 CEO가 가장 많았다면 2020년에는 1961년생 소띠가, 2021년에는 1963년생 토끼띠가 14명으로 가장 많았다. 2022년에는 1964년 용띠 CEO가 16명으로 가장 많았다. 2019년과 비교하면 3년 새 일곱 살 젊어진 셈이다.

1964년생 용띠 수장은 전영묵 삼성생명 사장을 비롯해 박성호 하나은행장, 조경목 SK에너지 대표, 구현모 KT 대표, 홍원학 삼성화재 사장, 최희문 메리츠증권 대표, 윤춘성 LX인터내셔널 대표, 김경배 HMM 사장, 구자은 LS그룹 회장, 정일문 한국투자증권 사장, 나경수 SK지오센트릭 사장, 박상규 SK네트웍스 사장, 정영채 NH투자증권 사장, 이구영 한화솔루션 대표, 장덕현 삼성전기 사장, 강성수 한화손해보험 대표 등 16명이다.

전체로 보면 올해 100대 CEO의 평균 나이는 60세(1962년생)였다. 60~65세 CEO가 44명으로 가장 많다. 이어 △56~59세(1963~1966년생) 34명 △66~74세(1948~1956년생) 10명 등이었다.

40~50세 CEO는 5명이다. 1974년생인 이은형 하나증권 사장과 조원태 대한항공 회장(1975년), 최윤범 고려아연 부회장(1975년), 김범석 쿠팡Inc 의장(1978년), 정기선 한국조선해양 사장(1982년) 등이다. 2020년까지 100대 CEO 중 막내였던 조원태 회장은 2021년에 김범석 의장에게 최연소 CEO 타이틀을 내줬다. 2022년에는 김범석 의장이 가지고 있던 최연소 타이틀 바통을 정기선 사장이 이어 받게 됐다.

정기선 사장은 지난해 10월 현대중공업그룹 사장단 인사에서 사장으로 승진하며 한국조선해양과 현대중공업지주 대표를 맡게 됐다. 그는 한국조선해양의 올해 수주 목표는 지난해보다 16% 늘어난 174억4000만 달러로 정했다. 한국 조선 사업의 총책임자라는 큰 역할을 맡은 만큼 역대급 수주량을 기록해 본인의 경영 능력을 입증하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100대 CEO에는 정기선 사장처럼 ‘젊은 피’만 있는 것은 아니다. 관록과 연륜을 갖춘 고령 CEO도 다수 있다. 지난해에는 권오갑 현대중공업지주 회장(1951년)이 최고 연장자였지만 올해는 박찬구 금호석유화학 회장(1948년)이 웃어른 자리를 차지했다.

66세 이상 고령 CEO는 박찬구 회장과 권오갑 회장 외에도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 △김정남 DB손해보험 부회장 △신창재 교보생명 회장 △차석용 LG생활건강 부회장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 △신동빈 롯데지주 회장 △박종복 SC제일은행장 △함영주 하나금융지주 회장 등이 있다.

무색해진 출신 고교, SKY는 56%,

경복고·경기고·신일고 등은 명문 고교로 유명하다. 다수의 재계 CEO뿐만 아니라 정치인들도 이들 학교 출신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최근 조사를 보면 출신 고교는 큰 의미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2020년 CEO 8인의 출신고였던 경복고(서울 종로구 소재)는 2021년 4명에서 2022년 2명으로 줄었다. 경복고 동문은 이재현 CJ그룹 회장(20위)과 여승주 한화생명 대표(31위)뿐이다.

반면 지난해 3명의 CEO를 배출한 경기고(서울 강남구 소재)는 1명이 늘었다.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9위)과 신창재 교보생명 회장(47위), 권영수 LG에너지솔루션 부회장(52위), 차석용 LG생활건강 부회장(98위) 등이다.
100대 CEO 중 4050세대 46%, SKY 출신은 56명
명문고의 비율이 낮아진 반면 올해 최대 CEO를 배출한 출신 고교는 ‘해외’로 나타났다. 조정호 메리츠금융지주 회장(타처고)과 최희문 메리츠증권 대표(파운턴밸리고), 김범석 쿠팡Inc 의장(디어필드아카데미), 신동빈 롯데지주 회장(아오야마가쿠인고), 조원태 대한항공 회장(마리안고), 조현준 효성티앤씨 회장(세인트폴스고) 등 6명이다.

100대 CEO 배출 1위 대학은 서울대다. 2021년 32명이던 서울대 출신 CEO는 2022년 28명으로 줄었다. 지난해 14명이던 연세대는 15명으로 1명이 늘었고 같은 시기 14명이던 고려대 출신 CEO는 1명 줄어 13명이 됐다. 이에 따라 2021년 60명이던 SKY 출신 CEO는 올해 56명이 됐다.

SKY 다음으로는 성균관대·부산대·서강대 등이 각각 3명의 CEO를 배출했다. 2명의 CEO를 배출한 대학은 한양대·영남대·경희대·경북대·단국대·인하대 등이다.
100대 CEO 중 4050세대 46%, SKY 출신은 56명
전공은 경영·경제학과 출신이 45명으로 가장 많았다. 경영학과는 31명, 경제학과는 14명 등이다. 2021년 100대 CEO 중 경영학 전공자는 27명이었지만 올해 31명으로 늘었다. 올해 역시 ‘원 톱’을 유지했다.

100대 CEO 중 여성 CEO는 박정림 KB증권 사장이 유일하다. 유일한 여성 CEO인 박 사장은 증권가에서도 첫 여성 CEO가 돼 2019년부터 회사를 이끌고 있다.

유호승 기자 yh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