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한 변동성 속 구조적 성장성 갖춘 업종 주목해야…‘자동차·2차전지·신재생에너지’ 관심

[머니 인사이트]
<YONHAP PHOTO-0743> HOUSTON, TEXAS - JULY 15: A customer shops in a Kroger grocery store on July 15, 2022 in Houston, Texas. U.S. retail sales rose 1.0% in June according to the Commerce Department, with consumers spending more across a range of goods including gasoline, groceries, and furniture.   Brandon Bell/Getty Images/AFP
== FOR NEWSPAPERS, INTERNET, TELCOS & TELEVISION USE ONLY ==/2022-07-16 05:26:35/
<저작권자 ⓒ 1980-2022 ㈜연합뉴스. 무단 전재 재배포 금지.>
HOUSTON, TEXAS - JULY 15: A customer shops in a Kroger grocery store on July 15, 2022 in Houston, Texas. U.S. retail sales rose 1.0% in June according to the Commerce Department, with consumers spending more across a range of goods including gasoline, groceries, and furniture. Brandon Bell/Getty Images/AFP == FOR NEWSPAPERS, INTERNET, TELCOS & TELEVISION USE ONLY ==/2022-07-16 05:26:35/ <저작권자 ⓒ 1980-2022 ㈜연합뉴스. 무단 전재 재배포 금지.>
미국 물가 정점에 대한 인식과 7월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내비친 미국 중앙은행(Fed)의 긴축 슬로다운 의사가 시장 분위기를 단번에 뒤집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7월 한 달 동안 9% 상승하며 4000선을 회복했고 코스피지수도 2450선을 회복했다. 이제 고민은 반등의 지속 여부와 주도 업종에 대한 판단일 것이다.

먼저 반등 국면에 대한 판단은 브이(V)자 반등의 지속보다는 2500대 전후에서 등락하는 흐름일 것으로 보인다. 핵심 물가와 경기에 대한 불확실성을 소화하는 기간을 몇 차례 거칠 것으로 생각된다. 과거 인플레이션 정점 이후의 주식 시장 사이클에서의 경험과 핵심 물가와 경기 사이의 관계 때문이다. 인플레 정점 이후의 주식 시장1960년 이후 추세적 물가 상승기라고 할 수 있는 시기는 총 아홉 번이다. 이때 S&P500 기준 물가 정점일 이후 물가 상승률 저점일까지의 증시 성과는 대체적으로 양호했다. 주식 시장 버블로 시장에 대한 신뢰도가 훼손됐던 IT 버블과 물가 정점 통과가 곧 디플레이션으로 이어졌던 금융 위기 사례가 예외였고 이 경우를 제외하면 대체적으로 우상향하는 증시 흐름을 보였다.

증시 반등 시기는 경기 모멘텀 저점에 1~2분기 정도 선행했고 기준금리 정점과는 동행하거나 1분기 후행하는 경향을 보였다. 즉 물가 상승 둔화→긴축 완화→경기 회복 기대→증시 반등의 순서가 발현됐다. 지금 우리 주식 시장 반등의 이유와 크게 다르지 않다.

추세를 멈추거나 상방을 압박했던 요소는 인플레이션 압력과 긴축 재개, 경기 둔화 장기화다. 다만 기대에 따른 움직임이라는 점에서 증시의 변동성은 불가피했다. 시장 예상 대비 물가 상승 압력이 다시 관찰되거나 경기 둔화가 예상 대비 장기화될 때 지수는 출렁였다. 상승장 일곱 차례 중 물가 상승 압력이 재발현된 경우는 1967년, 1980년 등 두 차례, 경기가 발목을 잡았던 경우는 1970년, 1974년, 2011년 등 세 차례다. 이 밖에 1984년, 1990년 두 차례 마이너스 10% 이상의 조정은 없었다.

1967년, 1980년 두 차례는 인플레이션 압력 재발현이 곧 Fed의 긴축 압력으로 이어져 시장을 누른 사례다. 1967년 1월 물가 정점 이후 반등한 증시는 Fed의 정책금리 인하로 경기가 침체를 피하면서 그 반등 폭이 확대됐다. 하지만 9월 물가 상승률이 재상승하며 3분기 Fed는 다시 긴축에 나섰고 시장은 5개월간 다시 조정 국면에 들어섰다. 1980년은 긴축이 더블 딥으로 이어져 낙폭은 더 컸다.

1970년, 1974년, 2011년 세 차례는 경기가 발목을 잡았다. 1970년 물가 정점 이후 지수는 소폭 반등했지만 이내 산업 생산과 경기선행지수가 전년 대비 마이너스의 영역으로 진입했고 이것이 장기화되면서 증시는 경기 하강을 약 4개월간 소화해야 했다. 그리고 경제 지표들이 바닥을 다지고 Fed가 정책 금리 인하에 나서면서 지수는 반등하기 시작했고 Fed의 선제적 통화 개입이 이어지기 전까지 반등 추세는 이어졌다.
끝으로 향해 가는 글로벌 불확실성, 최후 변수는
1974년, 2011년은 내생적이기보다는 외생적 변수가 문제였다. 1974년은 베트남전의 종전과 미·소 냉전 분위기가 완화되면서 방산 업종 중심의 업황 냉각이 투자 심리를 악화시켰고 2011년 미국의 신용 등급 강등과 유럽의 재정 위기 심화로 미국의 더블 딥 우려가 확대됐다. 그리고 이 둘 모두 정책 금리 인하와 3차 양적 완화(QE3) 실시라는 통화 개입으로 더블 딥 우려가 완화되면서 증시는 박스권 흐름을 탈출할 수 있었다.

지금도 아직 물가와 경기 불확실성이 혼재하는 상황이다. 과거 사이클과 같이 지금도 이 두 변수를 소화하는 기간을 단기간 거칠 것으로 보인다. 리스크 요인을 꼽자면 ‘물가’다. 이는 예측하기 어려운 변수이고 경기와 상충하는 관계라는 점에서 마찰이 일어날 가능성이 있다.

제롬 파월 Fed 의장도 7월 FOMC 질의응답에서 고용이 너무 강하다는 점을 언급하며 수요는 둔화되고 있지만 고용 데이터와 물가 데이터 사이의 상충 관계를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시장도 경기의 적절한 둔화 정도와 인플레이션이 안정화되는 그림의 확인 과정을 거칠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이의 척도는 9월 FOMC의 Fed 경제 전망이 될 것이다.

위험 요인은 있지만 모두 이미 알려진 사실이기도 하다. 시장의 기대를 크게 바꿀 만한 외적 변수가 개입되지 않는 이상 최악의 위험 회피 국면은 지났다는 의미다. 과거 물가와 경기 우려로 지수가 조정 받은 경우도 있었지만 1980년과 같은 연속적인 경기 침체로 이어지지 않는 이상 증시 성과는 양호했다. 경기와 물가 사이 줄다리기는 계속되겠지만 8월 한 달 동안 예상치를 밑도는 급격한 경제 지표의 악화가 예상되지 않고 미국 소비자물가지수(Headline CPI) 상승률이 예상치를 크게 어긋나지 않는다면 위험 선호가 다시 급격하게 뒤바뀔 가능성은 낮을 것으로 보인다. 구조적 성장성 담보 업종 주목과거 인플레이션 정점 이후 사이클과 현재 경기와 물가 사이의 상충 관계를 고려하면 구조적 성장성을 담보한 업종에 대한 관심이 유효할 것으로 판단된다. 과거 사이클을 참고할 때 1960~1980년대 사이클과 1980~2000년대 사이클에서 공통적으로 보인 것은 우수한 성과를 보인 업종은 그 시대적 배경과 밀접하게 연관돼 있었다.

1960~1980년대에는 음식료·의류·소비재·소매 등 소비재 업종이 강세를 보였다. ‘내수 업종’ 강세의 배경은 2차 세계대전 이후 1970년대까지 이어진 확장 재정 정책과 고용 시장 호황으로 소비자의 구매력이 확장돼 온 시기이기 때문이다. 이러한 배경하에 인플레이션 완화는 소비자의 빠른 실질 구매력 회복으로 이어졌다. 당시 성장주로 여겨졌던 ‘니프티 50(미국의 S&P500지수에 편입된 종목 가운데 상위 50종목군을 일컫는 말)’이 코카콜라 등 소비재 기업이었던 것도 같은 맥락이다.

반면 1980년대 미국에 이민자가 유입되고 임금 협상력이 약화되면서 내수 업종의 성과가 약화되기 시작한다. 1990년~2000년대 인플레이션 완화 시기 수익률은 헬스케어·경기소비재·산업재·금융 등이 시장 수익률을 웃돌았다. 긴축 완화와 경기 회복 기대가 경기 민감 업종의 투자 심리를 자극했다.

이 관점에서 하반기 전망에서 제시했던 재고 부담이 낮은 업종 중 미국발 익스포저가 높은 자동차·전지에 대해 관심을 둘 필요가 있다.

구조적 성장성을 담보한 업종이라면 유틸리티(신재생)를 들 수 있다. 기후 변화가 계속되는 가운데 넷 제로에 대한 방향성은 에너지 독립적인 관점에서도, 경제적인 관점에서도 명확하다. 인플레이션 하락의 종착점을 생각해 보면 결국 잠재 성장률에 근접하거나 밑도는 경제 성장일 것이기에 다시 정부 주도의 투자가 성장을 이끌 시기다. 그리고 넷 제로는 대부분의 산업 부문에서 전력화를 의미하기 때문에 유틸리티 섹터가 곧 핵심이다.

인플레이션이 완화될 조짐이 보이자 조 맨친 민주당 의원이 인플레이션 감축법(Inflation Reduction Act)에 동의한 것도 2023년부터 본격적으로 정부 투자가 재개될 것이라는 신호로 보인다. 민간에서의 신호도 긍정적이다. 이전 전략 공감에서 언급했듯이 전력 가격 상승으로 발전사들이 재무 건전성이 강화됐다는 점, 원자재 가격 교란이 약해지고 있다는 것은 민간의 투자 여력이 지속 확대될 것을 의미한다. 정부와 민간의 투자 환경 개선은 앞으로도 이 업종에 대한 이벤트와 모멘텀이 긍정적일 수 있다는 의미다.

이종빈 메리츠증권 애널리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