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거래소 1차 상장 전환 예정, 본토 투자자들도 직접 투자 가능

[돈 되는 해외 주식] 알리바바
중국 베이징에 위치한 알리바바 사옥. 사진=연합뉴스 AFP
중국 베이징에 위치한 알리바바 사옥. 사진=연합뉴스 AFP
7월 26일 알리바바가 올해 내에 홍콩거래소 1차 상장 전환을 완료할 예정이라고 공시하면서 알리바바 홍콩 상장주가 5% 이상 급등했다.

현재 2차 상장 방식에서 1차 상장으로 전환하게 되면 알리바바 홍콩 상장주에 본토 투자자들이 강구퉁(港股通 : 상하이·선전거래소를 통한 홍콩 주식 거래)을 통해 직접 투자가 가능하다. 이 때문에 유동성 확대와 투자자 기반 다변화 측면에서 긍정적이다. 홍콩거래소는 홍콩에 우선 상장하는 기업에 대한 우대 정책을 이유로 2차 상장 기업에 대해서는 강구퉁 거래를 제한해 왔다.

따라서 홍콩 증시에 먼저 상장한 메이퇀과 샤오미는 강구퉁 리스트에 편입돼 있지만 2차 상장 방식을 유지해 온 알리바바·바이두·징둥 등 차등 의결권 구조의 플랫폼 기업들은 강구퉁 거래에서 제외돼 있다.

홍콩거래소에 2차 상장이 아닌 1차 상장 방식으로 상장하면 상장 비용이 더 비싸고 더 까다로운 공시 규정이 적용되기 때문에 대부분의 기업은 홍콩거래소 상장 시 2차 상장을 선호한다. 1차 상장 기업과 달리 2차 상장 기업은 자회사 채무 보증, 대주주 주식 담보 대출 등에 대한 공시 의무에서도 예외 적용된다.

현시점에서 알리바바가 1차 상장 전환을 고려하는 이유는 현재 미국에서의 상장 폐지 리스크가 높아지고 있어 국내 자본 의존도를 높이고 외국인 투자자 비율을 낮춰 잠재적인 상폐 리스크에 대비하기 위한 의도로 보인다. 향후 홍콩거래소에 2차 상장한 다른 중국 기업들도 1차 상장으로 전환할 가능성이 높다. 미국 상장 리스크 완화와 유동성 확대 기대감에 기인해 단기 주가에는 긍정적 영향이 예상된다.

알리바바의 2023년 1분기 예상 매출액은 2056억 위안, 조정 순이익은 303억 위안으로 각각 시장 컨센서스를 1%, 4% 웃돌았다. 올해 2분기 중국 대도시 락다운으로 인한 공급망, 물류 시스템 차질과 주문 건 취소로 인해 매출액 성장률은 알리바바 상장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하지만 적자 사업부문의 수익성 개선과 비용 통제를 통해 시장 예상보다 양호한 이익을 거뒀다.

2023년 1분기 예상 영업이익률은 12%로, 2022년 2분기의 1%를 저점으로 3개 분기 연속 개선됐다.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연결한 O2O 사업부문 적자는 음식 배달 플랫폼 어러마의 객단가 상승, 보조금 축소 등에 따라 전년 동기 72억 위안에서 이번 분기 53억 위안으로 크게 축소됐다.

총매출액의 70%를 차지한 중국 유통 사업 매출액은 전년 대비 마이너스 2% 성장하며 사상 첫 감소세를 보였다. 중국 유통 사업 중 전자 상거래 매출액은 전년 대비 10% 감소했고 신유통 매출액 8% 증가하며 한 자릿수대로 성장률이 둔화됐다.

하반기 알리바바의 매출은 완만한 회복세가 예상된다. 또 지속적인 비용 통제와 최적화를 통해 상각전영업이익(EBITDA : 기업이 영업 활동으로 벌어들인 현금 창출 능력을 나타내는 지표) 마진율 개선을 도모할 것으로 보인다. 경영진은 하반기 매크로 환경과 팬데믹(감염병의 세계적 유행) 불확실성이 여전히 높은 만큼 소비 심리 회복에 예상보다 많은 시간이 필요하다고 강조했고 매출액은 이번 분기를 저점으로 점진적인 회복세가 예상된다.

송예지 하나증권 애널리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