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코스닥시장 상장, 시가 총액 1195억원…2차전지, 수소 전기차 부품 시장 공략

최우각 대성하이텍 대표 / 출처=대성하이텍
최우각 대성하이텍 대표 / 출처=대성하이텍
정밀 부품 제조 업체 대성하이텍이 8월 22일 코스닥시장에 상장한다. 이 회사는 앞서 기관투자가를 대상으로 진행한 수요 예측에서 1935 대 1의 경쟁률을 기록하며 흥행에 성공했다. 전통적인 기계 부품 제조사에서 혁신 기술을 도입해 스마트 머신 솔루션 기업으로 변화하고 있다는 점이 좋은 평가를 받았다. 대성하이텍은 향후 2차전지 장비와 수소 전기차 부품 제조로 사업 영역을 확대할 계획이다. ◆2014년 노무라 VTC 인수하며 기술력 업
1995년 설립된 대성하이텍은 8000여 종의 정밀 부품을 가공하고 있다. 생산된 제품은 공작기계·산업기계·반도체·자동차·광학기기·의료기기 등에 사용된다. 기계의 정밀도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는 필수 부품으로 고도의 가공 기술과 철저한 품질 관리가 필요하다. 대부분의 제품은 고객의 요구 품목에 따라 제작되고 1~2미크론 단위의 기하 공차와 형상 공차 등의 조건에 맞게 제작해야 하기 때문에 난도가 높다. 다품종 소량 생산 방식으로 진입 장벽도 높은 편이다. 대성하이텍은 장비의 정밀도를 업그레이드하는 스크래핑 기술로 초정밀 부품 제조에 두각을 보였다. 이 기술은 30년 이상의 숙련공만이 해낼 수 있는 수작업 기술로 장비의 정밀도와 내구성을 개선해 준다. 이 밖에 일체형 베드 설계 기술, 주물 소재 관련 원천 기술 등도 보유하고 있다.

대성하이텍은 정밀 부품 사업을 기반으로 1997년부터 약 25년 동안 야마자키 마작·도시바·마키노 등 일본의 유명 산업 기계 메이커들에 정밀 부품을 납품해 왔다. 2014년 일본 ‘노무라 VTC’를 인수하면서 핵심 기술력을 확보했다. 노무라 VTC는 75년 전통의 브랜드 파워를 가진 기업으로, 스위스턴 자동 선반 제조에 강점을 가진 회사다. 스위스턴 자동 선반은 초정밀 부품 반복 생산이 가능하며 무인화가 가능한 고난도 산업 장비다. 전 세계 10여 개 회사만 제작할 수 있을 정도로 고도화된 기술력을 필요로 하는 장비로 알려져 있다. 현재 일본 기업인 스타·시티젠·쓰가미 등 3개 회사가 전체 글로벌 시장의 75%를 점유하고 있다. 한국에서는 두산공작기계·한화테크엠·넥스턴바이오 등이 스위스턴 자동 선반을 제조하고 있다. 이 선반에서 만들어지는 각종 제품은 의료·임플란트·정보기술(IT)·전기차·항공우주 등 다양한 산업에 공급된다.

대성하이텍은 노무라 VTC 인수로 스위스턴 자동 선반의 수출국을 기존 7개국에서 25개국으로 확장했다. 스위스턴 자동 선반으로 임플란트 시장도 공략하고 있다. 한국의 유명 임플란트 기업에 장비를 공급하고 있고 관련 분야 기업들과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 대성하이텍은 일본 장비가 장악한 임플란트 공장에 가격 경쟁력과 고품질의 장비를 공급해 고객사를 확보할 계획이다.

대성하이텍은 2018년 노무라의 핵심 기술을 활용해 IT·전자·전기차 관련 부품을 고속 생산할 수 있는 ‘투 헤드 콤팩트 머시닝센터’를 업계 최초로 양산 판매에 성공했다. 머시닝센터는 원소재를 베드 위에 고정해 두고 공구를 자동으로 교환하면서 밀링·드릴링·보링 가공 등을 한 대의 장비에서 복합적으로 가공할 수 있는 CNC 공작 기계다. 복합 가공이 가능한 머시닝센터가 등장함에 따라 단일 가공 기능만을 수행할 수 있는 CNC 밀링, CNC 보링 머신, CNC 드릴링 머신 등의 보급 대수는 감소하는 추세다. 콤팩트 머시닝센터는 스마트폰을 비롯한 IT·전자기기 부품과 같은 경박단소 소재를 가공하는 데 최적화한 사이즈가 작은 머시닝센터다. 최근에는 내연기관 자동차 산업이 전기차 산업으로 변환됨에 따라 경량화되는 전기차 부품을 가공하기 위한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일본의 화낙·브라더와 같은 글로벌 1, 2위 업체를 비롯한 중국과 대만 기업들이 콤팩트 머시닝센터를 제작하고 있다. 한국에서는 현대위아·두산공작기계·코마텍·에이비프로바이오 등이 콤팩트 머시닝센터를 공급하고 있다.

콤팩트 머시닝센터는 글로벌 경쟁이 치열한 상황이다. 대성하이텍은 전기차 배터리 부품처럼 성장이 예상되는 틈새시장에 적합한 제품을 개발하는 전략으로 글로벌 업체들과 경쟁하고 있다. 최근에는 글로벌 전기차 배터리 제조 업체의 협력 업체들을 대상으로 판매를 확대하고 있다. 향후 2차전지 장비 부품, 해외발 방산 부품, 노트북·폴더블폰 힌지 부품, 수소차 샤프트와 전기차 MSO-코일 부품 등 고부가 가치 첨단 산업 분야의 정밀 부품으로 사업을 확대한다는 목표다.
8000종 생산하는 대성하이텍, 글로벌 초정밀 부품 제조사로 도약 [마켓 인사이트]
◆연평균 성장률 41%…매출 1000억원 돌파
대성하이텍은 공격적으로 신사업을 확장한 결과 매년 매출이 큰 폭으로 성장해 왔다. 콤팩트 머시닝센터 사업의 2017년 매출액은 43억원이었고 이후 성장을 거듭해 2021년 172억원을 달성했다. 연평균 성장률(CAGR)은 41.4%에 달했다.

대성하이텍은 2021년 별도 기준 매출 1027억원, 영업이익 117억원을 달성했다. 창사 이후 최대 실적이다. 올해 상반기 매출도 전년 대비 약 33% 증가했다. 회사 측은 올해도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2차전지 장비 핵심 부품과 해외발 방산 부품 등의 대규모 수주가 이어지면 매출이 급격히 늘어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대성하이텍은 지속적인 연구·개발(R&D) 투자와 기술 고도화를 통해 첨단 산업과 4차 산업혁명의 진출을 가속화하고 있다. 로보틱스, 해외발 방산 부품, 2차전지 장비 부품, 수소 전기차 관련 부품 등으로 사업을 확대해 나가며 기업의 성장 잠재력과 가치를 높이고 있다.

안정적인 사업 구조와 글로벌 네트워크를 갖춘 것도 강점이다. 현재 미국·중국·일본 등 25개국 75개의 글로벌 기업들과 네트워크를 맺고 있고 다양한 고객사를 확보하고 있다. 특정 대기업의 의존도가 높지 않다. 전방 산업을 통해 안정적인 사업 기반을 구축했다는 평가다. 이를 기반으로 2019년 수주액 645억원, 2020년 803억원, 2021년 1086억원을 달성했다. 최근 3개년 수주액의 연평균 성장률은 약 30%로 나타났다. 올해는 신규 산업에서의 수주와 고부가 가치 아이템에 따라 사상 최대의 수주액을 달성할 것으로 회사 측은 예상한다.

대성하이텍은 정밀 부품 사업뿐만 아니라 산업 기계 사업도 진행하고 있다. 글로벌 2차전지 기업으로 전기차 배터리 케이스 전용 제작 장비를 납품하고 있고 최근에는 전기차 하단의 커다란 패널을 고속으로 가공할 수 있는 혁신적인 장비를 출시했다.


대성하이텍은 이번 상장으로 332만 주를 공모한다. 8월 4~5일 양일간 국내외 기관투자가를 대상으로 수요 예측을 진행한 결과 공모가를 희망 공모 가격(7400~9000원)의 최상단인 9000원으로 확정했다. 공모가를 9000원 이상으로 제시한 기관은 약 94%에 달했다. 회사 측은 “공모가를 1만원 이상을 제시한 기관도 많았지만 시장 친화적인 가격으로 공모가를 확정했다”고 설명했다.

최종 수요 예측 참여 기관은 1678개로 경쟁률은 1935 대 1을 기록했다. 공모 금액은 299억원, 상장 후 시가 총액은 1195억원 수준이다. 대성하이텍은 기업공개(IPO)를 통해 확보한 공모 자금을 첨단 산업 고부가 가치 사업을 위한 설비 확충, R&D와 재무 구조 개선 등을 위해 사용할 예정이다. 최우각 대성하이텍 대표는 “상장 후 독일과 일본의 경쟁사를 넘어서는 명실상부한 초정밀 스마트 머시닝 일류 기업으로 도약하겠다”고 말했다.

전예진 한국경제 기자 ac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