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소리하지 마.’
“이런 말이 욕처럼 쓰이는데 우리에겐 개의 소리가 가장 중요한 데이터가 된다.”
장윤옥 펫펄스랩 대표(이하 펫펄스)는 강아지들의 짖는 소리를 데이터화해 반려동물의 심리 상태를 취합하고 있다.
펫펄스는 반려견과 소통하기 위한 모든 정보기술(IT)과 빅데이터와 콘텐츠를 함께 연구·개발(R&D)해 만들고 서비스까지 하고 있는 펫테크 기업, 펫빅데이터 기반 펫커뮤니케이션 서비스 기업이다. 2020년 3월에 설립된 회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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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 대표는 “작은 소리에서부터 긴장하는 울음소리, 긴장 중에서도 무서워서 짖는 감정, 가기 싫은데 데리고 가려는 짖음, 흥분 상태 등 반려동물의 다양한 소리를 저장해 반려동물과의 교감을 이끌어 가려고 한다”며 “2021년 세계 최대 전자·IT 전시회인 CES 이후 미국 시장에 5만 달러 정도 수출할 만큼 해외에서 먼저 펫펄스에 대한 입소문나기 시작하면서 국내에서도 판매 규모가 점점 확대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 2016년 반려견의 감정과 감지 방법에 대한 특허를 출원했으며 2017년부터 반려견의 소리를 데이터화해 수집하고 있다.
그는 “요즘 ‘펫휴머니제이션’이라는 말이 있듯이 반려동물이 곧 가족이라는 인식이 지금은 보편화돼 있다. 제품 개발 초기에는 부모가 아이를 누군가에게 맡겨두면 염려가 되듯 반려견과 잠시 떨어져 있어도 늘 연결돼 있고 싶다는 욕구, 아이와 교감하고 싶다는 보호자들의 요구가 많았다”며 “결국 반려견의 감정을 이해하는 도구가 나왔으면 좋겠다는 열망이 컸다”고 말했다.

소리를 취합하는 견종 수와 각 강아지들의 소리가 다르지 않다는 게 장 대표의 설명이다. 그는 “처음 강아지 소리를 모을 때 견종마다 다를 것이라 생각하고 각각의 견종별 소리를 데이터화했지만 서울대 음향연구소와 함께 진행한 결과 소리의 감정선이 견종마다 소리가 다르지 않았는 것을 확인했다”며 “다만 소형견, 중형견, 대형견 등 개의 크기에 따라 소리통이 다르다”고 설명했다.
장 대표는 “자사는 세계 최초로 반려견의 사운드 인식 감정 및 상황 이해를 통한 소통하는 IoT 펫펄스를 만들어서 서비스하고 있는 기업으로 10여 건에 달하는 특허와 다양한 상표권을 보유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반려견의 감정 인식 서비스는 펫펄스 디바이스 혹은 휴대전화로도 애플리케이션을 다운로드 받아서 사용할 수 있다”며 “비만 케어 활동량 기반 운동 서비스, 반려견 소변 진단 시트지 및 휴대전화 이용 AI(인공지능) 기반 건강 진단 시스템인 펫펄스 ‘삐뽀’ 등이 있다”고 덧붙였다.
장 대표는 “펫펄스 기기를 반려견의 목에 채우면 소리를 낼 때, 그 소리가 타임라인을 통해 실시간으로 기록돼 그 감정을 알려준다”며 “반려견의 움직임을 체크해서 활동량과 소모한 칼로리, 필요한 하루 칼로리 등을 알려주기 때문에 비만 관리가 가능하고 산책 기능이 있어서 산책 시간과 거리 등도 알려준다. 디바이스가 없는 사람들은 휴대전화 마이크를 통해 LITE 기능, 감정 기능과 산책 기능을 이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현재는 타임라인을 이용해서 사운드를 낼 때 그 소리가 타임라인을 통해 실시간으로 올라오고 감정을 알려준다. 이 데이터가 올라왔을 때 그 상황을 타임라인에 자세히 기록해 두고 그 자료들을 2주 정도 모아서 보면 반려견의 스트레스나 트라우마를 이해할 수 있게 된다. 교감은 디테일이라 기계가 모든 것을 해줄 수는 없다. 보호자의 관심과 관찰 등 2차적 노력이 자신의 반려견에게 맞는 최상의 교감을 만들 수 있다.

장 대표는 정부 지원에 대해 “기술과 서비스에 대한 최초의 질문을 던지는 기업을 찾아봐주고 이들이 기술이든 자본이든 축적할 수 있는 과정을 지원해주면 좋겠다”며 “중소 기술 기업들은 생존하기 어려운 상황에 대한 정부의 이해와 지원이 더욱 필요해 보인다”고 밝혔다.
정유진 기자 jinj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