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전거 타다가 넘어져서 이가 부러졌다면 [건강]
가을의 문턱에 들어섰다. 쾌적한 날씨 덕분에 야외 활동이 늘었다. 늘어난 야외 활동만큼 넘어지거나 부딪쳐 병원을 찾는 이들도 늘었다. 특히 최근에는 자전거나 전동 스쿠터를 이용하는 사람들이 늘어나면서 팔다리는 물론 얼굴에 충격을 받아 다쳐 치과를 찾는 이들이 많아졌다. 좋은 날씨에 레저 활동을 즐긴다면 필요한 안전 도구들을 꼭 갖춰 다치기 전에 예방하는 일이 중요하다.

보통 얼굴을 다칠 때는 얼굴 피부나 입안 잇몸 또는 치아와 치아를 받치고 있는 치조골이 손상되는 경우로 나눠 볼 수 있다.

가장 흔한 일은 안면 피부나 잇몸에 상처가 나는 열상이다. 상처가 얕으면 1주일 정도 드레싱을 잘 해주는 정도면 아문다. 상처가 깊거나 넓으면 봉합해 줘야 한다. 봉합 후 통상 1주일 정도 지나 봉합사를 제거하면 치유된다. 잇몸은 봉합사 제거 후 3주 정도 지나면 불편감 없이 안정되고 상처도 남지 않는다. 피부는 좀 다르다. 3주 정도 지나 안정된 후에도 간혹 상처의 깊이에 따라 흉터가 생길 수 있어 좀 더 세심한 관리가 필요하다.

그다음은 치아가 다치는 경우다. 치아가 다친 정도를 구분해 보면 먼저 눈에 보이는 치아가 일부 깨지거나 부러진 증상을 들 수 있다. 신경까지 가지 않고 치아 끝만 깨졌다면 깨진 부분만 레진이라는 치아 색 나는 재료로 치료하고 예후를 관찰한다. 하지만 깨진 부위가 신경에도 영향을 줬다고 판단되면 신경 치료를 하고 치아가 더 깨지는 것을 막기 위해 신경 치료 후 크라운을 해 줘야 한다. 레진 치료는 한 번의 내원으로 치료할 수 있지만 신경 치료 후 크라운은 2~3회 내원이 필요하다. 특히 충격 받은 치아는 처음에는 아무렇지 않다가 시간이 지남에 따라 치아 안쪽의 신경에 염증이 생겨 치아의 생활력을 잃고 치아가 누렇게 변하기도 한다. 그래서 처음에는 괜찮아도 정기적인 검진이 꼭 필요하다.

치아 뿌리 부분이 부러지는 경우도 있다. 치아가 부러졌을 때 살릴 수 있는 기준은 뿌리 부분이 잇몸 위에 남아 있는지 여부다. 잇몸 위라면 대부분 신경 치료를 하고 포스트라는 기둥을 세워 그 위에 크라운을 제작할 수 있다. 하지만 부러져 남은 뿌리 부분이 잇몸 아래에 있다면 치아를 보존할 수 없다. 발치하고 임플란트를 해야 한다. 특별한 경우 치아가 잇몸 아래까지 깨졌더라도 길이가 충분하고 환자의 나이가 어리다면 치관 확장술이나 교정으로 뿌리 부분을 끌어 올려 포스트와 크라운을 하기도 하는데 장기적인 예후는 확신할 수 없다.

치아가 부러지는 것 외에 치아가 빠지거나 흔들리는 경우도 있다. 치아가 빠지는 것은 탈구, 치아가 흔들리는 것은 아탈구라고 한다. 치아가 사고로 원래의 자리에서 빠졌다면 빠진 부위에 얼른 재위치시켜야 한다. 입안에 물거나 우유에 담가 병원을 찾으면 병원에서 재위치시킨다. 통상 두 시간 이내라면 90% 이상의 성공률로 치아를 살릴 수 있다. 그리고 치아가 흔들리는 아탈구는 강선 고정술을 해줘야 한다. 교정 장치와 같이 치아의 앞면에 치아가 동요하지 않도록 옆에 치아들과 함께 고정한다. 통상적으로 4~6주 정도 고정한다. 이 기간 동안에 흔들렸던 치아가 다시 주위의 치주인대와 붙게 된다, 이는 치아가 빠져 탈구된 경우도 같다. 치아가 빠지거나 흔들리면 신경 치료가 필요한 경우가 많고 또 치아의 변색으로 신경 치료와 크라운을 하는 경우도 종종 있다.

치아와 함께 잇몸뼈도 다치는 경우가 있다. 주로 잇몸뼈가 골절되는 경우다. 이 경우에도 치아와 잇몸뼈를 제자리로 하고 옆의 건강한 치아들과 함께 강선 고정술을 해줘야 한다. 이 경우에는 8주 이상으로 강선 고정술을 시행하기도 한다. 치아나 잇몸이 심하게 다쳐 치아를 살리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 어쩔 수 없이 다친 부위를 치료하고 임플란트를 할 수밖에 없다.

김현종 서울탑치과병원 병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