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 플라자]
이재용 부회장, 손정의 회장과 회동…“ARM과 전략적 협력 논의”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한국을 찾은 손정의 소프트뱅크그룹 회장과 만났다. 손 회장은 이번 회동에서 삼성전자와의 전략적 협력 방안을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10월 5일 재계에 따르면 이 부회장과 손 회장은 10월 4일 서울 삼성전자 서초사옥에서 만찬을 겸한 회동을 했다. 이 자리에는 경계현 삼성전자 DS부문장(사장), 노태문 MX부문장(사장) 등 삼성전자 경영진과 르네 하스 ARM 최고경영자(CEO) 등이 배석했다.

손 회장은 이날 이 부회장에게 삼성전자와 설계자산(IP) 기업 ARM의 중·장기적 차원의 포괄적인 파트너십을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초 일각에서 예상한 ARM의 인수·합병(M&A) 관련 논의는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ARM은 삼성전자·애플 등 유명 반도체 기업에 IP를 제공하고 로열티를 받는 업체다. ARM은 전 세계 스마트폰 칩 설계의 95% 이상을 점유하는 등 팹리스(반도체 설계 전문 회사) 분야에서 독보적인 입지를 가졌다. 소프트뱅크는 2020년 ARM을 미국 반도체 업체 엔비디아에 당시 주가 기준으로 400억 달러(약 47조8000억원)에 매각하려고 했지만 영국을 비롯한 각국 규제 당국의 반대로 무산된 바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ARM은 여전히 매력적인 매물인 만큼 삼성전자가 ARM의 일부 지분을 인수하거나 SK하이닉스·인텔·퀄컴 등 다른 업체들과 컨소시엄을 구성해 공동 인수를 추진할 것이라는 관측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외신에 따르면 손 회장 역시 측근에게 “삼성전자와 ARM의 전략적 협력을 논의하고 싶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양 사의 M&A가 완전히 무산된 것은 아니라는 관측도 나온다. 소프트뱅크는 지난 2분기 창사 이후 분기 기준 최대 적자를 기록해 유동성 확보가 절실하다. 이 때문에 일부 사업을 매각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김정우 기자 enyo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