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시라와 천연흑연 공급 MOU 체결
‘中 의존도 70%’ 흑연 공급망 다각화
IRA 시행 앞두고 공급망 우위 선점

 미국 미시간주에 있는 LG에너지솔루션 홀랜드 공장 직원들이 파우치형 배터리를 살펴보고 있다.  사진=LG에너지솔루션  제공
미국 미시간주에 있는 LG에너지솔루션 홀랜드 공장 직원들이 파우치형 배터리를 살펴보고 있다. 사진=LG에너지솔루션 제공
LG에너지솔루션이 호주업체로부터 배터리 음극재 핵심 소재인 흑연을 공급받기로 했다.

2023년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시행을 앞두고 북미 시장 내 안정적인 핵심 원재료 공급망을 구축하고, 원재료 확보 경쟁력을 한층 강화했다는 평가다.

이와 관련 LG에너지솔루션은 호주 시라(Syrah Resources Limited)와 천연 흑연 공급에 관한 업무 협약(MOU)을 10월 19일 체결했다. 이번 MOU를 통해 2025년부터 양산하는 천연흑연 2000톤 공급을 시작으로 양산 협력 규모를 지속적으로 확대해 나가기로 했다. 양사는 2022년 말까지 세부 내용을 협의한 후 최종 공급 계약을 체결할 계획이다.

흑연은 배터리 핵심 소재 중 중국 의존도가 가장 높은 광물이다. 국제에너지기구(IEA)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흑연의 중국산 비율은 70.4%에 달한다. 이 때문에 LG에너지솔루션뿐 아니라 배터리 업계 대부분 흑연의 중국 의존도를 낮추고 공급망을 다각화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해왔다.

호주 흑연업체인 시라는 세계 최대 흑연 매장지로 불리는 아프리카 모잠비크 광산을 소유해 운영 중이다. 2023년부터는 미국 루이지애나 주에 생산 공장을 설립해 운영할 계획이다. LG에너지솔루션은 시라의 천연흑연 사용을 통해 원재료에 있어서도 중국 의존도를 벗어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시라가 확보한 흑연 광산 및 미국 생산 공장을 통해 생산된 원재료를 배터리 제조에 활용한 경우 전기차 보조금 지급 대상에 포함된다.

이번 MOU를 통해 LG에너지솔루션은 북미 지역 내에서 양극재 핵심 소재인 리튬·니켈·코발트 뿐만 아니라 음극재 핵심 소재인 흑연까지 배터리 핵심 소재에 대한 안정적인 공급망을 한층 강화하게 됐다. IRA 등 급변하는 대외 경영환경에 보다 유연한 대응이 가능하고 확고한 경쟁 우위를 선점할 수 있게 된 것이다.

LG에너지솔루션은 앞서 캐나다 광물업체 일렉트라(Electra), 아발론(Avalon), 스노우레이크(Snowlake)와 황산코발트 7000톤·수산화리튬 25만5000톤을 공급받기로 했다.

이뿐만 아니라 △캐나다 시그마리튬 리튬정광 69만톤 △미국 리튬 생산업체 컴파스 미네랄(Compass Minerals)이 2025년부터 7년간 생산하는 탄산수산화리튬의 40% △유럽 리튬 생산업체 독일 벌칸에너지 수산화리튬 4만5000톤 △호주 라이온타운 수산화리튬 원재료 리튬정광 70만톤 등도 확보했다.

권영수 LG에너지솔루션 부회장은 “이번 협력은 핵심 전략 시장인 미국에서 경쟁력 있는 원재료를 선제적으로 확보할 수 있게 됐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며 “차별화된 원재료 공급 안정성 및 원가경쟁력을 갖춰 고객들에게 최고의 QCD(품질·비용·납기)를 제공하는데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안옥희 기자 ahnoh05@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