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시장 진출, 유럽 생산 규모 확장 등 턴어라운드 기대

[돈 되는 해외 주식]
퍼스트솔라, 미국을 대표하는 태양광 모듈 생산 기업[돈 되는 해외 주식]
퍼스트솔라는 2021년 말 생산 가능량 기준 세계 9위, 미국 1위의 태양광 모듈 생산자다. 2022년 현재 미국·베트남·말레이시아 등 3국에 약 9.7GW 규모의 연 생산 능력을 보유하고 있고 2026년까지 이를 21.7GW로 확장할 계획이다.

주력 상품인 카드뮴 텔루라이드(CdTe) 박막 모듈은 미국이 처음 개발한 것으로, 퍼스트솔라가 해당 분야 1위를 차지하고 있다.

CdTe 박막 모듈은 전통적인 결정질 실리콘(c-Si) 모듈 대비 투입되는 반도체 양이 98% 적다. 제조 원가 측면에서 강점을 가지고 있다는 의미다. 그뿐만 아니라 모든 생산 공정을 한 시설 안에서 수직 계열화함으로써 비용 효율성을 높였다. 일반적으로 며칠이 소요되는 생산 기간을 불과 몇 시간 수준으로 단축했다. 태양 에너지가 전기로 전환되는 비율은 20%가 넘는 단결정 실리콘 대비 낮지만 비슷한 가격의 다결정 실리콘(15~17%)보다 높다.

퍼스트솔라는 자사 모듈 효율성을 2025년 25%, 2030년 28%까지 향상시키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설치 후 발전 비용(MWh당 28~37달러)도 전통 발전 방식은 물론 c-Si 모듈(30~41달러) 대비로도 매력적이다.

미국의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이 통과되면서 2024년 완전히 종료 예정이었던 투자 세액 공제(ITC)와 생산 원가 공제(PTC)가 2034년까지 연장됐다. 가정과 산업의 태양광 시설 투자자들은 투자 비용의 30%를 세액 공제 받고 여기에 국내 생산 조건을 충족하거나 시설이 ‘에너지 커뮤니티(energy community)’ 내에 소재하면 각각 10% 추가 공제를 받을 수 있게 됐다. 에너지 커뮤니티는 유휴지, 화석 연료 관련 고용 비율이 높은 지역 등을 포괄하는 개념이다.

또 미국의 IRA를 통해 태양광 제조 업체도 설비 와트당 일정 금액의 세액 공제 혜택을 받을 수 있게 됐다. 퍼스트솔라는 와트당 최대 17센트의 세액 공제를 받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와트당 생산 단가가 24센트 수준인 것을 고려하면 향후 마진 측면에서 상당한 수혜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인도와 유럽 시장은 중국과 미국에 이은 미래 태양광 산업의 격전지로 떠오르고 있다. 퍼스트솔라는 미국 시장의 입지를 공고히 하는 한편 인도와 유럽 시장에 신규 투자해 글로벌 시장점유율을 확대할 계획이다.

인도는 세계에서 다섯째로 큰 태양광 발전 생산 능력을 보유하고 있다. 인도 정부는 2022~2023년 연간 고효율 태양광 모듈 생산 예산으로 약 26억 달러를 배정하며 태양광 산업 육성을 적극 지원하고 있다. 현재 인도의 태양광 발전 생산 능력은 58GW로, 2030년까지 280GW로 확장하는 것이 목표다. 퍼스트솔라는 2023년 하반기 첸나이에 있는 연 3GW 규모의 차세대 모듈 생산 시설 가동을 시작으로 인도 시장 진출에 나설 계획이다. 미국 시장 대비 판매 단가는 낮지만 인도 정부의 자본적 지출 인센티브 정책, 낮은 인건비와 운임 효과로 단위당 매출 총이익이 글로벌 평균을 웃돌 것으로 기대된다.

유럽은 아시아 다음으로 가장 큰 태양광 시장이다. 2021년 유럽연합(EU) 국가들은 총 26GW의 태양광 시설을 추가 건설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이후 독일을 중심으로 신재생에너지를 통한 에너지 독립에 대한 움직임은 더욱 커지고 있다. 이에 유럽의 태양광 발전 생산 능력은 2021년 165GW에서 2025년 328GW, 2030년 672GW까지 증가할 것으로 예측된다. 퍼스트솔라는 독일에 보유한 소규모 생산 시설을 거점으로 유럽 생산 규모 확장을 계획 중이다. 아직까지 유럽에서의 존재감이 크지는 않지만 중국에 치중된 태양광 공급망을 경계하는 유럽 태양광 업체들의 수요가 존재해 장기적인 점유율 증가가 기대된다.

퍼스트솔라는 최근 인플레와 운송비 증가 등의 이유로 순이익 적자를 기록하고 있다. 하지만 시장은 단기 실적보다 장기 성장성에 주목하고 있다. 출하량을 훨씬 웃도는 수주가 계속되고 있어 공격적인 생산 능력 확장이 시작되는 2023년부터 가파른 외형 성장을 바탕으로 이익단의 턴어라운드가 기대된다.

신재생에너지는 바이든 정부의 최대 역점 사업이고 글로벌 시장에서 대체 에너지에 대한 필요성은 계속적으로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미국 내에서의 본격적인 정책 효과와 유럽과 인도를 중심으로 해외 시장점유율 확대를 고려하면 중·장기 투자 매력도가 상당히 높은 종목으로 판단된다.

김재임 하나증권 애널리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