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가계 부채 증가로 내수 시장 위축
글로벌 경기 침체로 인한 수출 감소도 우려
미시·거시 측면 아우르는 다면적 대응 필요

[경제 돋보기]

올해가 얼마 남지 않았다. 코로나19 사태를 둘러싼 국면이 개선되면 해결될 것 같았던 많은 상황이 별로 해결되지 못하고 코로나19 사태 이전부터 쌓여 있던 문제들이 다시금 수면 위로 부상하는 가운데 새로운 불확실성까지 더해진 2023 계묘년 새해를 맞이하게 됐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의 전쟁은 처음 예상과 달리 장기전화하고 있다. 그로 인한 에너지 대란이 유럽을 비롯해 확산 추세에 있다. 당분간 유지될 것으로 예상되는 중국의 제로 코로나19 봉쇄 조치는 중국 내수 시장뿐만 아니라 세계 경제를 둔화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글로벌 인플레이션(물가 상승)과 이에 따른 금리 인상 추세는 계속 진행 중이고 경기는 좀처럼 회복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현재 4%인 미국 금리가 12월 올해 마지막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 결과에 따라 금리 인상 속도 조절론이 힘을 받을지 아니면 강력한 긴축 정책이 지속될지 결정될 것이다. 미국 중앙은행(Fed)이 기준금리 인상 기조는 포기하지 않겠지만 최근 등장한 금리 인상 속도 완화 가능성으로 시장에서는 빅 스텝(0.5%포인트)을 예상하고 있다. 하지만 11월 미국 일자리와 고용 지표가 수그러들지 않고 있어 긴축론에 대한 지지도 만만치 않다.

한국의 내년 경제성장률 전망치는 모든 기관에서 올해 대비 일제히 낮아졌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1.8%, 국제통화기금(IMF)은 2.0%, 한국개발연구원은 1.8%, 한국은행은 1.7%로 예상하고 있다.

올해 초 2월 한국은행의 성장률 예상치가 2.5%였지만 시간이 갈수록 하락했다. 선진국 평균 경제성장률 예측치 1.1%보다는 높지만 신흥 개발도상국 평균 3.7%보다는 낮다. 물가 상승률은 OECD가 가장 높은 3.9%, IMF는 3.8%, 한국은행 3.7% 그리고 정부가 가장 낮은 3.0%로 예상하고 있지만 많은 변수가 숨어 있어 그대로 실현될지는 미지수다.

2023년 한국 경제의 화두는 경기 둔화에 대한 대응이다. 금리 인상에 따른 기업과 가계의 부채 증가로 인해 내수 시장이 위축될 것이고 미국·유럽·중국 등 수출 상대국들의 경기 침체가 회복되지 않는 한 수출 감소 현상도 길어질 것이다.

한국의 기준금리는 현재 3.25%인데 미국과 금리 차가 1%포인트 이상 차이가 나게 되면 금융 시장의 부담이 커지게 되므로 추가적 인상이 필요할 수 있다. 하지만 금리 조정 효과는 시차를 두고 나타나기 때문에 경기 침체를 대가로 하는 금리 인상에는 신중해야 한다.

지난 몇 년간 과대하게 증가한 부동산 가격의 조정은 바람직하지만 부동산 시장의 특징상 상승과 하락이 비대칭적이고 이것이 자산 버블의 붕괴까지 이어지지 않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지나치게 방만해진 재정의 고삐를 잡아 재정 건전성을 회복해야 하지만 경기 침체 시기에 재정 지출을 무턱대고 줄이기도 쉽지 않다.

가계·기업·정부 모두가 고통 분담을 각오해야 하고 중·장기적 개혁도 병행되도록 제대로 된 청사진과 컨트롤 타워가 있어야 한다. 동시에 미시적 측면과 거시적 측면을 아우르는 정책 운용의 묘와 속도의 완급 조절이 요구된다.

어려운 한 해가 되겠지만 하나의 원칙적 접근보다는 다면적이고 유연하게 대응할 필요가 있다. 내년 하반기쯤 경기가 턴어라운드할 것이라는 예측이 실현될 수 있도록 그리고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한 인프라를 공고히 할 수 있도록 세밀한 계획과 실천이 절실하다.

차은영 이화여대 경제학과 교수
‘청사진과 컨트롤 타워’가 절실한 계묘년 경제[차은영의 경제 돋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