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윤범 고려아연 회장. 사진=고려아연 제공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 사진=고려아연 제공
고려아연의 3세 경영인 최윤범 부회장이 회장직에 오르며 '최윤범 체제'의 닻을 올렸다.

고려아연은 12월 13일 이사회를 열고 최 회장의 회장 승진 건을 의결했다고 밝혔다. 최 회장의 취임으로 고려아연이 추진 하고 있는 미래 사업인 신재생 에너지 및 그린수소, 2차 전지 소재, 리사이클링을 통한 자원순환 사업을 주축으로 하는 ‘트로이카 드라이브’ 3대 신사업이 더욱 가속화될 전망이다.

최 회장은 “친환경 경영 패러다임으로의 전환은 모든 기업의 의무이자 기회”라며 “지난 50년간 고려아연이 쌓아온 독보적인 기술력을 바탕으로 한국과 전 세계에 있는 트로이카 드라이버들과 함께 지속가능한 미래에 기여하는 고려아연을 만들어 갈 것”이라고 말했다.

1975년생으로 올해 48세인 최 회장은 영풍그룹 최기호 공동창업자의 장남인 최창걸 고려아연 명예회장의 차남이다.

미국 애머스트대에서 수학과 영문학을 복수 전공했고, 컬럼비아대 로스쿨(JD)을 졸업했다. 미국 뉴욕주 변호사 자격을 취득한 후 미국 톱티어 로펌 중 하나인 크라벳, 스웨인&무어(Cravath, Swaine & Moore LLP)에서 기업 인수·합병(M&A) 전문변호사로 활동했다.

2007년 고려아연에 입사해 온산제련소 경영지원본부장을 맡은 뒤 2010년에는 페루 현지법인 사장, 2012년 본사 전략기획 부사장, 2014년 호주 아연제련소 SMC 사장 등을 거쳐 2019년 본사 대표이사 사장을 맡았다. 2021년 대표이사 부회장 승진에 이어 2022년 12월 회장으로 취임했다.

뛰어난 글로벌 감각을 갖췄으며 현장 경영을 중시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2014년 호주 SMC 사장 시절 기술 개발과 공정 개선에 주력해 만성 적자를 흑자로 전환시킨데 이어 2018년에는 사상 최대 영업이익인 7000만 달러(약 937억원)를 내는 등 기업가치를 높이는 경영 성과를 일궈냈다.

2020년 부회장에 올라 원자재 시장의 가격 변동과 코로나19의 위기에도 3년 연속 실적을 개선했다. 이 기간 동안 고려아연은 매년 두 자릿수 이상의 매출액, 영업이익 성장률을 기록했다. 2018년 대비 2021년의 매출액은 45%, 영업이익은 43% 증가했다.

사장 취임 직후부터 최 회장이 추진한 물류 효율화, 원가 절감을 위한 투자, 안전보건시스템 보완 등 시스템 개선을 통해 위기를 성장 기회로 바꿨다는 평가다.


안옥희 기자 ahnoh05@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