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정림 KB증권 사장, 자산 관리-기업금융 협업으로 ‘역대급’ 성과[2022 올해의 CEO]
‘증권업계 최초의 여성 최고경영자(CEO)’, ‘은행 출신 증권사 사장.’

박정림 KB증권 사장을 따라다니는 꼬리표다. 박 사장은 2019년 KB증권 대표에 선임된 이후 한국 증권업계 첫 여성 CEO란 수식어를 달고 다녔다. 은행에선 일찌감치 여성 부행장이 다수 발탁되거나 여성 행장이 등장하며 유리 천장을 깬 사례가 있다. 반면 증권업계에선 굉장히 드물다.

2018년 말 KB금융지주 이사회는 계열사 대표추천위원회를 개최해 KB증권 신임 대표에 박정림·김성현 사장을 내정했다. 박정림 대표이사 사장이 WM(자산 관리)을, 김성현 대표이사 사장이 IB(기업금융)를 각각 맡아 이끄는 각자 대표 체제다.

증권업계 최초의 여성 CEO이자 은행 출신 증권사 사장에게 우려 섞인 시선도 있었다. 하지만 박 사장은 시장의 우려를 호실적으로 날려 버렸다.
박정림 KB증권 사장, 자산 관리-기업금융 협업으로 ‘역대급’ 성과[2022 올해의 CEO]
임기 첫해인 2019년 KB증권의 순이익은 2901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대비 52% 이상 늘었다. 핵심 사업인 WM 부문과 투자은행(IB) 부문의 시장 지배력 강화가 그 배경이다. 특히 KB증권이 직접 발행하고 원금과 약정된 이자를 지급하는 만기 1년 이내의 단기 유동성 투자 상품인 ‘KB 에이블 발행 어음’이 소위 대박을 쳤다. WM-홀세일(WS)-IB 등 유관 조직 간 조달과 운용 협업을 통해 2019년 출시 당일 1회 차 목표였던 5000억원 규모의 발행 어음을 완판했고 그해 목표였던 2조원도 달성했다.

박 사장은 시장을 내다보며 고객 자산 포트폴리오 구성에서 글로벌 자산 배분의 중요성 또한 강조했다. 환전 없이 원화로 해외 주식을 거래하는 글로벌원마켓 서비스를 출시한 당시 “글로벌 투자 자산은 점차 고객의 포트폴리오에서 중요한 비율을 차지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듬해 ‘서학개미’ 열풍이 불며 그의 예상은 적중했다.

사상 최대 실적 경신 등 회사의 호실적을 바탕으로 2021년 말 연임에도 성공했다. 당초 ‘2+1년’의 임기를 이미 채웠고 ‘라임자산운용 사태’가 박 사장 연임에 암초가 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왔다. 하지만 그는 리스크 전문가답게 위기를 기회로 활용했다. 박 사장은 라임펀드 환매 중단 사건 발생 이후 금융감독원 분쟁조정위원회가 결정한 60~70% 비율의 배상안을 업계 최초로 받아들이는 등 발 빠른 사후 대처에 나섰다.

2022년에도 기세를 이어 갔다. KB증권은 2022년 초 채권 매매 프로세스를 정비하는 등 고객들의 채권 매매 편의성을 증대했다. 또한 시장 변동성 확대에 따라 기준금리가 인상되면서 채권 금리도 급격하게 상승한 상황에서 고금리 채권에 대한 고객 수요에 맞춰 다양한 채권 라인업을 제공했다.

이러한 노력에 힘입어 11월 말 기준으로 리테일 채권 판매액 15조원을 돌파했다. 이는 2021년 연간 리테일 채권 판매액인 9조5000억원보다 58% 이상 증가한 수치다. 월평균 리테일 채권 판매액으로도 2021년 8000억원에서 73% 증가한 1조3600억원으로 큰 폭의 성장을 보였다. 특히 2022년 중·장기 원화 채권 판매량은 전년도의 약 1조원 대비 4배 가까이 증가한 약 4조원에 육박하며 괄목할 만한 성장세를 보였다.

박 사장은 12월 말 임기가 끝나지만, 최근 연임을 확정지었다. 추가 임기는 1년이다.

약력 : 1963년생. 서울대 경영학과. 서울대 경영학 석사, CFA. 1986년 체이스맨해튼은행 서울지점. 2004년 KB국민은행 리스크관리부 부장. 2019년 KB증권 대표이사 사장(현). 2022년 KB금융지주 총괄부문장 겸 자본시장부문장(현).

참고 [재무관련](단위 : 억원)
구분2020년 3분기2021년 3분기2022년 3분기
매출액79,13169,235139,470
영업이익4,4207,2953,493


정채희 기자 poof34@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