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리바이오, 먹는 치매약 美 최종 임상 첫 환자 투여
국내 바이오 기업 아리바이오가 개발 중인 먹는 치매 치료제의 미국 임상 시험에 속도를 낸다.

아리바이오는 자체 개발 경구용 알츠하이머병 치료제(AR1001)에 대한 미국 임상 3상의 첫 환자 투여가 지난해 12월 23일 시작됐다고 4일 밝혔다.

AR1001은 알츠하이머병의 진행 억제와 환자 기억력, 인지 기능을 향상시킬 수 있는 최초의 다중 기전 치료제다. 독성 물질 아밀로이드 베타 제거를 목표로 개발되고 있는 기존 치료제와 달리 복잡한 알츠하이머병의 발병 원인과 병리에 대응이 가능하다. 경구용 알약으로 치매 환자 복용 편의성도 뛰어나 최근 개발중인 다른 약들과 차별화된다는 설명이다.

아리바이오 미국 지사 최고의학책임자(CMO)인 데이비드 그릴리 워싱턴의대 교수는 “노화와 함께 셀 수 없이 많은 요인으로 발생하는 알츠하이머병 및 퇴행성 뇌질환을 단 한가지 기전의 약물로 치료하는 것이 거의 불가능하다는 것은 이미 명확해졌다”면서 “다중 기전 약물 및 복합 치료제로 다양한 접근 방법이 필수적인 상황에서 AR1001 같은 다중 기전 약물의 개발은 25년간 치매 환자를 진료해 온 신경과 의사로서 기대가 크다”고 말했다.

AR1001의 임상 3상은 미국 전역 약 75개 치매임상센터에서 진행한다. 총 800명의 환자를 나눠 AR1001 30㎎과 위약을 52주간 각각 투약한다. 첫 투약 환자는 미 워싱턴주의 임상센터에서 모집된 환자로 알려졌다.

FDA 임상 프로토콜에 따라 투약하며 환자의 인지 및 행동기능 평가, 신경정신행동 검사, 혈액 및 뇌척수액 바이오마커 등 다차원 평가를 통해 AR1001의 효능과 안전성을 검증한다.

정재준 아리바이오 대표는 “기존 방식을 고수하지 않고 글로벌 블록버스터급 신약에 대해 사전 기술 이전 등 외부 제약 없이 독자적으로 임상을 진행하고 있다. 향후 한국 신약개발의 기술력과 노하우 내재화에도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편 아리바이오는 기술특례상장을 위한 평가신청서를 지난해 말 제출해 올해 상장 준비를 공식화했다. 또 JP모건 헬스케어 콘퍼런스의 공식 초청으로 오는 9일부터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리는 ‘제41회 JP모건 헬스케어 콘퍼런스’에 참가한다.

김태림 기자 ta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