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즈노와의 콜라보 통해 '고프코어 시장'서 경쟁력 강화 나서

LF가 일꼬르소와 미즈노 컬렉션을 내놓는다. (사진=LF)
LF가 일꼬르소와 미즈노 컬렉션을 내놓는다. (사진=LF)
LF가 남성복 브랜드의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을까요. '일꼬르소'를 앞세워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습니다. 6~7년 전까지만 해도 이 브랜드는 사업 부진으로 오프라인 매장을 철수하는 등 어려움을 겪었는데요. 온라인 전환 이후 브랜드가 조금씩 살아나자 이번에는 그 핫하다는 '고프코어 시장'까지 넘보고 있습니다.

LF가 젊은 남성들을 타깃으로 하는 미니멀 컨템포러리 브랜드 일꼬르소와 미즈노의 컬렉션을 내놓는다고 합니다. 미즈노는 1906년 미즈노 형제가 만든 스포츠 브랜드죠. 이번 컬렉션에서 일꼬르소의 스타일리시함과 미즈노의 스포티함을 조화롭게 표현했다고 합니다. LF 측은 "신선한 가치를 담을 실험적인 콜라보레이션을 통해 일꼬르소의 무한한 가능성을 확장시키겠다"고 강조했습니다.

현재 일꼬르소는 올해 리뉴얼 7주년을 맞습니다. 이 브랜드를 좋아하는 고객들도 꽤 있습니다. 과거에도 그랬을까요? 아닙니다. 6~7년 전까지만 해도 일꼬르소는 존폐 기로에 서 있었습니다.

2012년 LG패션(지금의 LF)은 35~45세 남성 고객들을 사로잡겠다고 야심차게 '일꼬르소'를 론칭했습니다. 재킷 30만원대, 바지 10~20만원대 등 기존 이탈리아 브랜드보다 저렴한 것이 특징이었습니다.

그러나 시장 반응은 냉담했습니다. 고객들을 사로잡지 못하며 적자를 기록했고, 실적이 부진하자 2016년 백화점 매장을 전면 철수했습니다. 이후 오프라인 대신 온라인으로 자리를 옮겼고 이 과정에서 타깃 고객은 '35~45세 남성'에서 '25~35세 남성'으로 변경했습니다. 살려보겠다며 브랜드 리뉴얼을 선택한 거죠.

아이러니하게도 일꼬르소는 오프라인 시장에서 통하지 않았지만 온라인에서는 자리를 잡으며 조금씩 살아나기 시작했습니다. 온라인 전환 이후 흑자를 내기 시작했고, 2019~2020년쯤 고객들 사이에서는 "세일할 때 사기에는 괜찮은 브랜드"라는 꽤나 긍정적인 평가도 받았습니다.

연매출 1조원 이상인 LF의 포트폴리오에서 큰 비중은 차지하지 않지만 그래도 7년 전에 비하면 성공적인 셈이죠.

자신감이 붙었는지 이제는 일꼬르소를 앞세워 고프코어 시장까지 섭렵하겠다고 합니다. 고프코어는 아웃도어 패션을 뜻하는 '고프(Gorp)'와 자연스러운 멋을 추구하는 스타일인 '놈코어(Normcore)'의 합성어로, 아웃도어 패션의 일상화를 의미하는 신조어입니다. 지난해부터 1020세대의 관심이 높아지며 주목받는 시장입니다.

콜라보레이션을 앞세워 고프코어 시장에서 젊은층을 잡겠다는 전략인 거죠. 콜라보를 통해 입소문만 잘 나면 신규고객까지 확보할 수 있고, 이런 마케팅이 성공하면 브랜드 수명도 연장될 테니 밑져야 본전이죠. 일꼬르소가 앞으로도 좋은 성적을 낼 수 있을지 지켜봐야겠습니다.
[최수진의 패션채널] 망해가다 살아난 일꼬르소, 이제 힙한 시장도 노린다
최수진 기자 jinny0618@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