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차 채권단’ 사건 성공 마무리하며 다크호스 떠올라…공정 거래 분야에서는 최고 평가

[비즈니스 포커스]
화우 20주년 창립기념식 사진.  사진=법무법인 화우
화우 20주년 창립기념식 사진. 사진=법무법인 화우


법무법인 화우가 올해로 설립 20주년을 맞았다. 각각 송무와 자문에 강점을 가지고 있던 화백과 우방의 통합이후남양유업 매수 관련 분쟁자문, 한진칼 경영권 분쟁, 대한항공의 아시아나항공 인수 등 굵직한 송무, 자문 사건을 수임하며 화우는 로펌 시장의 강자로 성장했다. 전문 인력만 500명, 지난 2021년 매출 2000억원을 돌파했다. 김앤장·광장·태평양·율촌·세종에 이어 여섯째로 2000억원대 매출을 올린 로펌이 됐다.

특히 다른 로펌들에 비해 짧은 업력에도 불구하고 이뤄낸 성장이라 화우의 지난 20년은 더욱 주목할 만하다. 이명수 변호사 필두로 금융에서도 ‘발군’2018년부터 3년 동안 연매출이 50% 이상 급증하는 등 화우의 급격한 성장이 뜨거운 주목을 받고 있는 가운데 이 같은 성장을 견인하고 있는 것은 화우의 금융그룹이라는 평가다. 화우 금융그룹은 라임자산운용, 옵티머스자산운용, 독일 헤리티지 파생결합증권(DLS), 이탈리아 헬스케어 펀드 등 불완전 판매와 대규모 환매 중단 논란을 일으킨 사모펀드를 판매한 은행과 증권사에 대한 자문, 민·형사 및 행정소송 대리를 맡아 다른 어느 로펌보다도 성공적인 결과를 도출했다.

사회적으로 이슈가 됐던 환헤지 통화옵션상품인 키코(KIKO) 소송에서도 로펌 중 유일하게100% 승소했다. 또 금융감독원의 시중은행 최고경영자에 대한 문책경고 등 징계처분 취소소송에서도 승소하는 등 금융규제 분쟁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냈다. 이 분야에서 최고의 실력을 보유하고 있다는 것을 입증한 셈이다.

금융그룹에 속한 변호사들의 면면을 보면 왜 화우가 대형 금융사들의 선택을 받았는지 이해할 수 있다. 초대 금융감독원 법무팀장을 역임한 이명수 경영담당 변호사(연수원 29기)를 필두로 실무 경험과 전문성으로 무장한 금융 감독 당국 출신 변호사들이 대거 포진했다.

이들과 함께 금융위원회 위원장을 역임한 최종구 고문, 전 금융감독원 디지털혁신국장 김용태 고문, 20여 년간 재정경제부와 금융위원회에서 활동한 임승태 고문과 한국거래소에서 30년 가까이 근무한 김성태 고문 등이 금융그룹의 자문을 맡아 도움을 주고 있다.
송무 분야 강자 ‘화백’ DNA 계승
화우는 송무에 강점을 지니고 있던 화백과 자문 분야의 강자 우방이 합병해 2003년 탄생한 로펌이다. 2006년 김·신·유 법률사무소까지 품으며 단숨에 업계의 신흥 강자로 부상했다. 특히 화우는 다양한 분야에서 복잡다단하게 얽혀있는 다양한 분쟁을 효율적으로 해결하며 이름을 빠르게 알려 나갔다.

‘2008년 세간의 이목을 끌었던 ‘예스코 불법파견 사건’도 화우가 대리했다.

화우는 이 소송에서 파견근로자 2인이 파견 기간 2년 넘길 경우 직접고용으로 간주한다는 파견법을 적법한 파견에만 적용한다고 축소해석한 판단은 타당하지 않다는 취지의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결을 이끌어냈다. 이 판결은 <한겨레21>에 의해 ‘2008년 올해 최고의 판결’로 선정되기도 했다.

화우가 출범 초기부터 이렇게 굵직한 기업 법무 사건을 맡을 수 있었던 배경에는 송무 분야에서 강점을 보여 왔던 화백의 DNA를 이어 받았기에 가능했다.

화백은 법원·검찰 출신 전관들이 만든 로펌답게 송무 분야에서 강점을 가지고 있었다. 화우는 화백의 강점을 이어 받아 현직에서 활약하고 있는 판사·검사들도 퇴직 후 화우를 희망하는 전관들이 많아 자연스럽게 송무에 강한 면모를 보였다는 설명이다.

공정 거래·지식재산권 등의 분야에서도 맹활약을 펼친 것도 화우가 6대 로펌으로 빠르게 등극한 배경이다.

특히 공정 거래 분야에서 화우는 ‘최강자’로 불릴 만큼 굵직한 사건들을 도맡아 처리했다. 현재 화우의 명예 대표변호사이기도 한 윤호일 변호사(사법시험 4회)가 여기에 큰 영향을 미쳤다.

윤 변호사는 한국 공정 거래 분야의 선구자로 평가받고 있다. 글로벌 메이저 로펌인 베이커앤드맥킨지에서 한국인 최초로 파트너로 승진해 근무한 경험도 갖고 있다. 이런 그의 지휘 아래 화우는 공정 거래에서 다양한 사건들을 처리해 내며 최고라는 평가를 받아왔다.

대표적인 것이 퀄컴의 공정거래법 규율 사건이다. 2009년 퀄컴은 퀄컴은 휴대전화 제조업체들에 자사 제품을 구매하는 조건으로 리베이트를 제공하고 끼워 팔기를 해 공정거래법을 위반한 혐의를 받았다. 이 사건에서 화우는 퀄컴을 대리해 시정 명령이나 과징금 부과 없이 사건이 성공적으로 조기 마무리되도록 한 바 있다.

2015년에는 마이크로소프트(MS)가 노키아의 모바일 사업부를 인수하며 한국 공정거래위원회에서 기업 결합 심사 및 최종 승인을 받는 과정에서 MS에 자문을 제공, 공정위 기업 결합 심사 사상 최초로 동의 의결을 통해 심사를 통과했다.

공정위가 2014년 2월 일감 몰아주기 금지 도입을 시행한 이후에는 여러 대기업의 대리를 맡아 이를 방어했고 가격 담합 사건 등에서도 맹활약하며 ‘공정 거래는 화우가 최고’라는 인식을 기업들에 심어 줬다. 그 결과 화우는 공정 거래 분야에서 세계적 경쟁법 전문지인 GCR(Global Competition Review)에서 경쟁법 분야 최고 등급인 엘리트(Elite) 로펌으로 2008년부터 2022년까지 15년 연속 선정되기도 했다.

지재권 분야에서는 SK하이닉스 사건이 화우가 만들어 낸 대표 작품이다. 판사 출신의 김원일 변호사(연수원 23기)를 중심으로 성공적으로 사건을 해결해 냈다. 상황은 이랬다. 일본 도시바와 미국 샌디스크가 2014년 SK하이닉스를 상대로 낸드플래시 메모리 기술 분야의 영업 비밀을 침해했다며 각각 자국에 소송을 제기했다. 화우는 SK하이닉스를 대리해 일본과 미국의 소송을 지원하는 한편 각 사들의 화해를 이끌어 내기도 했다.

M&A 분야도 빼놓을 수 없다. 2014년 율촌 출신인 김성진 변호사(연수원 32기)를 영입하면서 본격적인 성장을 시작했다. 화우는 대한항공의 아시아나 인수, 한샘 매각, 쌍용자동차 인수 등 굵직한 딜에서 이름을 빼놓지 않고 성장 중에 있다.

정진수 화우 대표변호사는 “스무 살 성인이 된 화우는 고객들의 비즈니스 동반자, 고객들을 위한 통합적 자문을 제공하는 컨설턴트로 거듭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