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이비통 모회사 LVMH, 루이비통 맨즈 디렉터로 퍼렐 윌리엄스 선임
루이비통 최초의 흑인 CD 버질 아블로 사망 이후 2년 만에 후임 발탁

루이비통이 가수 퍼렐 윌리엄스를 루이비통 남성복 CD로 선임했다. (사진=LVMH)
루이비통이 가수 퍼렐 윌리엄스를 루이비통 남성복 CD로 선임했다. (사진=LVMH)
'해피'라는 노래로 우리나라에서도 유명한 가수 '퍼렐 윌리엄스'라고 있는데, 갑자기 디자이너가 됐습니다. 그것도, 프랑스 명품 브랜드 '루이비통'입니다. 오래전부터 옷을 잘 입고 좋아한다는 것은 유명했지만 크리에이티브 디렉터(CD)까지 맡다니 좀 놀랍긴 합니다.

어제(15일, 한국시간) LVMH가 공식 홈페이지, 인스타그램 등을 통해 "루이비통의 새로운 남성복 CD로 퍼렐 윌리엄스를 선임한다"고 밝혔습니다. 윌리엄스가 만든 첫 컬렉션은 오는 6월 프랑스 파리에서 열리는 남성 패션위크에서 공개됩니다.

특히, LVMH는 그를 굉장히 높게 평가했는데요. 공식 자료에서 "윌리엄스는 음악, 예술, 패션에 이르기까지 지난 20년 동안 문화적, 세계적인 아이콘으로 자리매김한 선구자"라는 극찬합니다. 창의적인 시각으로 루이비통을 새롭고 흥미롭게 만드라는 것도 강조했습니다.

이번 발표가 뜬금없기는 하지만, 사실 윌리엄스와 루이비통의 인연은 꽤 오래됐습니다. 2004년, 당시 루이비통의 CD 마크 제이콥스는 윌리엄스와 손잡고 '밀리어네어 컬렉션'을 론칭했습니다. 선글라스는 1200달러(약 150만원) 비싼 가격에도 전 세계적으로 인기를 끌었습니다. 일회성 협업이었으나 인기가 많아지면서 2007년 더 많은 색상으로 새로 나오기도 합니다.

이때, 아마도 LVMH는 윌리엄스가 마음에 들었을 겁니다. 2008년 다시 루이비통 당시 보석 컨설턴트인 카미유 미셀리와 다이아몬드 반지와 팔찌 등 '블라종(프랑스어, 가문의 문장) 컬렉션'을 만들었으니까요. 다이아몬드 박힌 두꺼운 형태의 제품 가격은 최대 5억원 이상으로 높게 책정됐습니다.

퍼렐 윌리엄스가 루이비통에서 좋은 성과를 냈으니, LVMH의 선택이 어느 정도 이해는 됩니다. 게다가, 직전 CD인 버질 아블로의 자리인 만큼 기존 디자이너들의 부담도 상당했을 겁니다. 아프리카 가나 출신으로 루이비통의 첫 흑인 CD가 된 아블로가 2021년 11월 암 투병 끝에 사망했는데, 2년간 그 자리가 공석이었으니까요.

당시 LVMH는 시간을 두고 천천히 후임을 구할 것이며, 패션 디자이너가 아닌 인물들도 고려한다는 입장을 내놓은 적이 있습니다. 그게 진짜가 될지는 몰랐지만요. 버질 아블로의 후임이 된 퍼렐 윌리엄스가 어떤 디자인을 내놓을지 기대가 되긴 합니다.
[최수진의 패션채널] 퍼렐 윌리엄스, 걔 가수 아냐? 루이비통엔 왜…
최수진 기자 jinny0618@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