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자 판호 추가 발급으로 K-게임 중국 착륙, 데브시스터즈 ‘쿠키런:킹덤’ 주목

[베스트 애널리스트 투자 전략]
게임 '쿠키런' 이미지. 사진=데브시스터즈
게임 '쿠키런' 이미지. 사진=데브시스터즈
2022년 12월 28일 외자 판호가 발급된 이후 약 3개월 만인 3월 20일 추가적으로 외자 판호가 발급됐다. 총 27개의 게임이 외자 판호를 받았고 이 중 5개가 한국 개발사의 지식재산권(IP)이었고 데브시스터즈의 ‘쿠키런 : 킹덤’, 넥슨게임즈의 ‘블루아카이브’, 넥슨(라스타)의 ‘메이플스토리 : H5’, 넷마블의 ‘일곱개의대죄’, 티쓰리의 ‘오디션’이 판호를 받은 작품이다. 판호는 중국에서 게임을 유통할 수 있는 일종의 라이선스다.

국내외 개발사를 막론하고 중국에서 유의미한 성과를 낼 수 있을 만한 작품들이 다수 외자 판호를 받음과 함께 향후 중국 게임 시장은 개방될 가능성이 높다. 수년간 규제들로 인해 중국 게임 개발사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고 실제로 중국 게임 산업 내 노동자들의 불만도 많은 것으로 파악된다. 향후 중국과 한국의 정치적 관계가 중요하겠지만 큰 이변이 없다면 외자 판호 발급은 중국 현지 기업들을 성장시키기 위해서도 꼭 필요하다는 판단이다. 또한 지난해 12월 28일 ‘제2의나라’, ‘로스트아크’, ‘에픽세븐’, 3월 20일 ‘쿠키런 : 킹덤’, ‘블루아카이브’, ‘일곱개의대죄’ 등 글로벌 시장에서 대중성과 상업성이 검증된 한국 개발사의 작품들이 판호를 받았기 때문에 앞으로도 대형 작들의 판호 발급을 기대해볼 만하다.

중국 시장에서 더 이상 한국 게임의 영향력이 크지 않다는 의견도 있다. 모바일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과 슈팅을 제외한 모든 장르에서 중국 게임사들의 개발력이 앞서기 시작했다고 판단하고 있다. 하지만 한국에서 개발한 게임이 중국에서 무조건적으로 통하지 않는다고 판단하는 것은 아니다.

게임은 개별 작품이기 때문에 흥행 가능성에 대해 완성도, 재미, 비즈니스 모델(BM) 등 다양한 요소들을 고려해야 한다. 여전히 한국 게임사들은 다수의 작품을 흥행시킬 여력이 존재하고 최근 MMORPG 외 다양한 장르와 플랫폼으로 진출하는 모습을 보면 성장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된다. 특히 중국 시장에서 최근 인기가 많은 캐주얼, 서브컬처 등의 게임들은 한국에서도 좋은 성과가 나타나고 있고 게임 산업의 트렌드에만 맞는 작품들이 등장한다면 한국 개발사들이 충분히 중국에서 좋은 성과를 거둘 수 있다는 판단이다.

한편 연간 발급받을 수 있는 판호의 수가 과거에 비해 크게 줄었기 때문에 판호 발급 가능성은 프로세스를 진행하는 퍼블리셔의 의지에 좌우된다. 퍼블리셔도 제한된 수의 판호로 실적 성장을 위해선 어떤 작품의 판호를 우선적으로 받고 출시해야 할지, 즉 어떤 게임의 흥행 가능성이 높을지 까다롭게 판단할 수밖에 없다. 중국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리오프닝의 영향이 지속되고 있고 최근 게이머들의 성향에서 한 스테이지당 소요하는 플레이 타임이 줄어드는 것을 선호하는 모습이 나타남에 따라 게임 개발사들도 모바일 플랫폼에서는 하드코어 장르보다 캐주얼 장르를 선호할 것으로 보인다. ‘쿠키런 : 킹덤’이나 ‘블루아카이브’의 흥행 가능성이 높은 이유이기도 하다.

지난해 12월과 이번 3월 외자 판호 발급 게임을 모두 포함해 흥행 가능성이 높은 게임은 ‘로스트아크’와 이번에 새로 판호를 받은 ‘쿠키런 : 킹덤’, ‘블루아카이브’라고 판단된다. ‘제2의나라’와 ‘에픽세븐’, ‘일곱개의대죄’는 관심 작품으로 주목해볼 만하다. 투자 측면에서는 여전히 데브시스터즈를 중국 시장 개방에 따른 최대 수혜 기업으로 본다. 콘텐츠 자체가 지역이나 유저의 연령·성별을 가리지 않는 인기를 보일 것으로 예상되고 최근 캐주얼 게임이 부상하고 있는 중국 시장에서도 유저의 수요를 충분히 충족시킬 수 있는 훌륭한 게임이다.

강석오 신한투자증권 애널리스트
2022 하반기 인터넷·게임 부문 베스트 애널리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