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국, 미국 패션 브랜드 캘빈클라인 글로벌 앰버서더로 발탁
보테가베네타, 앰버서더로 RM 발탁 공식화

사진은 (시계 방향으로) BTS 멤버 정국, 제이홉, 지민, 슈가. (사진=캘빈클라인, 루이비통, 디올, 발렌티노 인스타그램 갈무리)
사진은 (시계 방향으로) BTS 멤버 정국, 제이홉, 지민, 슈가. (사진=캘빈클라인, 루이비통, 디올, 발렌티노 인스타그램 갈무리)
군 입대를 선택한 멤버 진을 제외하고는 멤버 6명 전원이 모두 글로벌 명품 브랜드의 앰버서더가 됐습니다. 아무래도 방탄소년단(BTS)이 패션업계를 먹여 살리는 것 같습니다.

글로벌 브랜드들이 너나할 것 없이 앰버서더 자리에 BTS 멤버를 앉히려고 하는 걸 보니 더욱더 그렇게 느낍니다. 이탈리아 명품 브랜드 보테가베네타는 RM을 앰버서더로 맞이하고, 청바지와 속옷으로 유명한 미국의 패션 브랜드 캘빈 클라인에서 정국을 글로벌 앰버서더로 발탁했습니다.

앰버서더는 브랜드 그 자체입니다. 그들의 행동과 발언이 회사의 매출에 직접적인 영향을 줄 만큼 이들의 관계는 밀접하기 때문이죠. 브랜드가 앰버서더의 관계를 '파트너십'이라고 하는 것 역시 양측이 브랜드의 성공을 공통 목표로 삼는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그래서 앰버서더가 되기 위한 조건은 꽤 까다롭습니다. 브랜드의 정체성을 보여줄 수 있어야 하고, 브랜드의 품격을 높이는 동시에 매출에도 '확실하게' 도움이 돼야 합니다.

여기에, 글로벌 앰버서더는 전 세계적인 인지도까지 갖춰야 합니다. 그래서 과거에는 한국인이 지역(한국 또는 아시아) 앰버서더로 발탁되긴 했어도 글로벌 앰버서더가 되는 경우는 흔치 않았습니다. BTS가 등장하기 전까지만 해도요.

어제(30일) 보테가베네타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CD)인 마티유 블라지가 자신의 인스타그램 계정에 BTS 멤버 RM의 사진을 올리며 "가족이 된 것을 환영한다"고 전했습니다. 친절하게 RM의 인스타그램 계정을 해시태그하기까지 했고요. 앰버서더가 된 것을 공식화한 셈입니다.

RM은 지난달 열린 이탈리아의 명품 브랜드 보테가베네타의 패션쇼에 참석하며 관심을 받았습니다. 그때까지만 해도 공식 앰버서더는 아니었는데, 보테가베네타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CD)가 RM의 인스타그램 계정을 팔로우(상대방의 게시물을 바로 확인하는 방법)하며 관심을 보였죠. 앰버서더 발표는 RM의 패션쇼 참석 이후 약 한 달만입니다.

또, 얼마 전에는 캘빈클라인은 공식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세계적인 아이콘 정국을 소개합니다"라는 문구와 함께 BTS 멤버인 정국을 글로벌 앰버서더로 발탁했다고 발표했습니다. 올해부터 정국은 캘빈클라인의 청바지 라인과 언더웨어 라인의 마케팅에 참여하게 됩니다.

캘빈클라인의 최고마케팅책임자 조너선 바텀리는 "문화적 영향력과 그 가치가 우리 브랜드와 일치하는 세계적인 인재와 함께하는 것이 자랑스럽다"라며 "정국은 세계에서 가장 인기 있는 예술가 중 한 명으로, 그의 음악과 스타일은 글로벌 관객들을 연결하는 흔치 않은 재주를 가졌다"고 설명했습니다.

요즘 보면, 패션업계에 가장 큰 관심은 BTS인 것 같습니다. 프랑스 명품 브랜드 셀린느는 최근 BTS 멤버 뷔를 글로벌 앰버서더로 발탁했죠. 과거에도 셀린느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CD) 에디 슬리먼의 초청으로 셀린느 패션쇼에 참석하는 등 행보를 보여 앰버서더가 되는 게 아니냐는 말이 꾸준히 나왔었죠. 그런데, 이번에 정식 앰버서더가 됐습니다.

지난 2월에는 프랑스 명품 브랜들 루이비통이 글로벌 앰버서더로 BTS 멤버 제이홉을 선택했습니다. 루이비통은 2021년에도 BTS 멤버 전원을 앰버서더로 발탁하며 그들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는데요, 이번에는 제이홉과 다시 파트너십을 맺은 겁니다.

미국 보석 브랜드 티파니앤코는 이달 초, 프랑스 명품 브랜드 디올은 지난 1월 BTS 멤버 지민을 글로벌 앰버서더로 위촉했습니다. 디올과 티파니앤코는 각각 공식 계정을 통해 "21세기 팝 아이콘 지민이 우리의 앰버서더가 됐다"고 말했죠. 비슷한 시기에 이탈리아 명품 브랜드 메종 발렌티노는 BTS 멤버 슈가를 글로벌 앰버서더로 채택했고요. 발렌티노는 "브랜드의 가치를 구현하고, 진정성을 추구하는 새로운 페르소나"라고 슈가를 설명했습니다.

패션은 '다른 곳보다 앞서야 한다'는 인식이 강한 산업입니다. 남들보다 빠르게 유행을 선도해야 하고, 트렌드를 한발 빠르게 읽어야 살아남을 수 있기 때문이죠. 그래서 앰버서더도 쉽게 고르지 않고, 실적에 도움이 안 되면 가차 없이 파트너십을 종결하기도 합니다. 이런 산업 한 가운데에 BTS가 있다는 자체가 그들이 가지는 영향력이 얼마나 큰지 확인할 수 있는 거죠.

최수진 기자 jinny0618@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