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니스 붐 일자 라코스테도 올해 테니스라인 앞세워
확실히 올해는 골프보다 테니스가 더 뜨는 것 같습니다. 패션업계 여기저기서 테니스라인을 론칭하거나 테니스 제품을 선보이고 있거든요. 얼마 전, 한국 시장에 재진출한 오스트리아 스포츠 브랜드 '헤드'만 봐도 테니스 관련 시장의 성장 가능성을 짐작할 수 있죠. 헤드는 테니스 의류와 용품을 주력으로 내세워 고객을 모은다는 계획입니다.올해 또 테니스에 주력하는 브랜드가 있는데요. 프랑스 매스티지(준명품) 브랜드인 라코스테입니다. 라코스테도 사실 테니스 하면 빼놓을 수 없는 브랜드죠.
라코스테는 장 르네 라코스트라는 프랑스의 테니스 선수가 니트웨어를 만들던 회사의 앙드레 질리에와 함께 1933년 설립한 브랜드입니다. 올해가 90주년이네요. 장 르네 라코스트는 1920년대 프랑스에서 장 보로트라, 자크 브뤼뇽, 앙리 코셰와 함께 인기를 누린 테니스 스타였습니다. 1926년 남자 테니스 랭킹 1위에 오르기도 했고요.
게다가 패션으로도 꽤 많은 관심을 받기도 했죠. 1928년 한 경기에서는 반소매로 코트에 오르기도 했습니다. 당시 엄격한 복장 규정 때문에 모든 테니스 선수들은 긴소매를 입고 경기를 뛰었는데, 이게 불편하다고 직접 반소매 셔츠를 개발한 거죠. 반팔의 폴로 셔츠가 테니스 코트에 대중화된 시점이 1940년대니, 라코스트의 행보는 10년 이상 빨랐습니다.
라코스트는 아마 이때부터 패션에 관심을 가진 것 같습니다. 그래서 본인의 이름을 딴 '라코스테'를 만든 거죠. 여기에, 정체성을 강조하기 위해 라코스트의 별명인 '악어'를 로고처럼 만들었고요. 라코스트의 경기를 본 미국의 기자들이 '한번 물면 놓지 않는 악어와 같다'는 평가를 내놓았는데, 이 별명이 마음에 들었던 라코스트는 1927년부터 재킷이나 옷에 악어 자수를 넣기 시작했습니다. 이때 만들어진 게 바로 지금 모두가 익히 아는 라코스테 로고입니다.
질병이 있던 라코스트는 25살에 은퇴했고 라코스테를 설립, 평범함을 거부하고 눈에 띄는 독특한 스포츠웨어를 디자인하는 것을 회사 목표로 삼았죠. 제2차 세계대전으로 1940년대에 생산을 중단했지만, 1951년부터 다시 사업을 전개했고 한국 시장에는 이보다 34년 뒤인 1985년 진출했습니다.
그렇게 한국에 들어온 라코스테가 올해는 테니스웨어 사업에 주력하고 있습니다. 보통 포털에 뜨는 대표 이미지를 보면, 이 브랜드가 어떤 것에 힘을 쏟고 있구나 알 수 있죠. '라코스테'를 검색하면 테니스 관련 이미지가 나옵니다.
올해 테니스 인구 수는 60만명, 시장 규모가 3000억원 수준으로 확대된다고 하니, 이 타이밍에 적극적일 수밖에 없죠. 다양한 패션 회사들이 테니스웨어 시장을 잡기 위해 나서지만 치열한 경쟁 속에서 모두가 잘 되기는 어렵습니다. 어떤 브랜드가 선두에 오를지, 지켜보면 재밌을 것 같네요.
최수진 기자 jinny0618@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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