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룸버그 "TSMC 본사 있는 신주, 5년 간 집값 99%↑"
타이난, 가오슝 등 TSMC 생산기지 있는 남부로 집값 상승 확산

TSMC 공장 따라 '집값' 오르는 대만…고임금이 부동산 부채질
세계 최대 반도체 위탁생산(파운드리) 기업인 TSMC가 대만 집값을 끌어올리고 있다. TSMC가 생산기지를 확장하면서 고임금 일자리가 늘어나자 부동산 가격이 들썩이는 것이다.

블룸버그통신은 14일(현지시간) 대만 수도 타이베이에서 남서쪽으로 약 60㎞ 떨어진 신주가 반도체 산업이 주택 시장에 반도체 산업이 주택 시장에 미치는 경제적 영향이 가장 잘 드러나는 지역으로 꼽았다. 중개업체 신이 리얼티에 따르면 신주 지역의 주택 가격은 지난 5년 동안 99%나 치솟았다. 대만 전 지역 평균치의 세 배에 달하는 수치다.

TSMC 생산기지와 국책 연구 기관, 이공계 대학 등이 반도체 생태계를 이루고 있는 신주과학단지를 중심으로 집값이 상승하고 있다. 블룸버그는 과학단지와 30분 떨어져 있는 거리에 고급 아파트 단지가 건설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고급 상권도 형성되고 있다. 미슐랭 스타 셰프들 역시 이 지역에 새로운 식당을 열고 있다.

대만 통계청에 따르면 TSMC 등 반도체 업체의 초급 엔지니어 연봉은 100만 대만달러~200만 대만달러(4272만원~8540만원)다. 이는 대만 직장인 평균 연봉의 2~4배에 해당한다. 고임금을 받는 근로자들이 주말에 외제차 전시장을 찾거나 새로운 주택 개발 현장을 둘러보곤 한다고 블룸버그 통신은 전했다.

부동산 붐은 상대적으로 집값이 저렴한 남부지역까지 확산되고 있다. 신주 다음으로 주택 가격 상승률이 높은 도시는 남부의 타이난과 가오슝이다. 타이난에도 역시 TSMC 생산기지가 있고 가오슝에는 TSMC가 새로운 공장을 구축 중이다. 이 영향으로 타이난과 가오슝의 지난해 4분기 주택 가격은 1년 전보다 각각 9%, 14% 치솟아 전국 평균 상승률(7.6%)을 웃돌았다.

타이베이에 거주하는 광고업 종사자 토니 린은 통신에 "나 같은 남부 출신은 대부분 수도에서 5~7년간 돈을 열심히 모아 고향으로 돌아가서 집을 사고 사업을 시작하는 것이 일반적이었다"며 "하지만 이제 타이난 집값이 너무 비싸 어떻게 해야 할지 잘 모르겠다"고 토로했다.

김영은 기자 kye0218@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