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위, 조건부 승인…육해공 종합 방산업체 도약
새 사명 한화오션 유력
초대 대표에 김승연 측근 권혁웅 (주)한화 총괄사장 내정

경남 거제시 아주동 대우조선해양 옥포조선소. 사진=연합뉴스
경남 거제시 아주동 대우조선해양 옥포조선소. 사진=연합뉴스
한화그룹이 2008년 인수에 실패했던 대우조선해양을 품고 '한국판 록히드마틴'으로 도약한다. 2000년 대우그룹 해체와 함께 지난 20여년간 ‘주인 없는 회사’로 부침을 겪었던 대우조선해양은 험난했던 구조 조정 여정에 마침표를 찍게 됐다.

다만 경영에 제약을 두는 조건부 승인이란 족쇄는 채워졌다. 공정거래위원회는 4월 27일 한화의 대우조선해양 기업결합에 대해 조건부 승인했다. 공정위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 한화시스템 등 5개 사업자가 대우조선해양의 주식 49.3%를 취득하는 기업결합에 대해 시정조치를 부과하는 조건으로 승인을 결정했다”고 이날 밝혔다.

공정위는 함정 부품의 견적가격을 부당하게 차별 제공하는 행위, 함정 부품에 대한 기술정보 요청 부당거절, 경쟁사 영업비밀을 계열사에 제공하는 행위 등을 금지하는 시정조치를 부과했다.

한화는 3년간 시정조치를 준수해야 하고, 공정위에 이행 상황을 주기적으로 보고해야 한다. 한화는 최근 5년간 함정 부품 10개 시장의 시장 점유율이 65∼100%에 달하는 1위 사업자다. 대우해양조선은 수상함 시장 점유율 2위, 잠수함 시장 점유율 98%로 압도적 1위를 기록했다.

한기정 공정거래위원장은 "국가가 유일한 구매자인 수요독점 시장이라도 입찰 과정에서 경쟁 제한 효과가 발생할 우려가 있다"며 "방위산업의 특수성과 수직결합으로 인한 효율성 증대 효과를 고려해 필요 최소한의 행태적 시정조치를 부과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한화는 공정위가 제시한 3가지 시정조치를 받아들이기로 했다. 한화 측은 조건부 승인에 따른 경영상의 제약에도 경영 실적이 악화한 대우조선의 조속한 경영 정상화와 기간산업 육성을 통한 국가경쟁력 강화라는 대승적 차원에서 당국의 결정을 수용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로써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이 주도하고 있는 방위산업 부문의 사업구조 개편이 완료됐다.

한화는 5월 중 대우조선 유상증자 참여, 주주총회를 통한 이사 선임 절차 등을 거쳐 신속히 인수작업을 마무리할 계획이다. 대우조선은 2001년 워크아웃 이후 22년 만에 경영정상화에 본격적으로 나설 수 있게 됐다.

새로운 사명은 '한화오션'이 유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초대 대표이사로는 김승연 회장의 측근인 권혁웅 (주)한화 지원부문 총괄사장이 내정된 것으로 전해진다.


안옥희 기자 ahnoh05@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