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성형 AI 기반 검색 엔진 놓고 경쟁 본격화…책임감 있는 AI에 대한 논의도 필요

MS는 지난 2월 오픈AI 기술로 작동되는 자체 AI 기반 검색엔진인 ‘빙(Bing)’을 공개했다. (사진=연합뉴스)
MS는 지난 2월 오픈AI 기술로 작동되는 자체 AI 기반 검색엔진인 ‘빙(Bing)’을 공개했다. (사진=연합뉴스)
인공지능(AI)의 급속한 발전은 기존 검색 엔진 시장에 엄청난 변화를 일으키고 있다. 특히 대규모 언어 모델(LLM)을 사용하는 생성형 AI 챗GPT의 출현으로 이러한 변화가 가속화되고 있다.검색 엔진 변화 주도하는 MS변화를 주도하는 주인공은 마이크로소프트(MS)다. MS는 지난 2월 오픈AI 기술로 작동되는 자체 AI 기반 검색 엔진인 ‘빙(Bing)’을 공개했다. MS는 에지(Edge)와 빙챗(Bing Chat)에 대한 대규모 업데이트를 발표하며 시각적이고 직관적인 검색 기능을 강화했다.

MS는 챗GPT보다 더 강력하고 검색에 특화된 차세대 오픈AI 언어 모델인 프로메테우스(Prometheus)를 적용해 ‘빙’의 성능과 사용자 경험을 향상시키고 있다. 특히 새롭게 개발한 프로메테우스 언어 모델은 ‘빙’ 검색 엔진에 AI 채팅 기능을 적용해 마치 사람과 대화하듯 자연스럽게 질문하고 응답할 수 있도록 해준다.

이러한 일련의 움직임에 따라 MS의 ‘빙’은 일 활성 사용자 수(DAU) 1억 명 이상, 채팅 건수 1억 건, 월간 페이지 방문도 25% 증가하는 성과를 일궈 내기도 했다. MS가 2009년 구글의 아성에 도전하며 ‘빙’을 출시했다 실패했던 상황과는 차원이 다르다. ‘빙잉(Binging)’이 ‘구글링’을 대체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는 의견이 나오는 이유다.

물론 구글은 여전히 전 세계 검색 시장의 90% 이상을 점유한 자타 공인 검색 엔진의 절대 강자다. 이에 비해 ‘빙’은 수치상으로는 3% 미만의 점유율을 차지한다. 구글의 DAU는 10억 명이 넘지만 ‘빙’은 이제 겨우 1억 명을 넘어섰다. 구글은 검색 엔진 매출로만 작년에 426억 달러(약 57조원)를 거둬들였다. ‘빙’이 구글 대신 애플이나 삼성의 스마트폰 기본 검색으로 들어가지 않는 한 구글의 아성이 무너질 일은 쉽지 않아 보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구글은 급변하는 AI 기반 검색 엔진 환경에 뒤처질지 모른다는 위기감에 자사 검색 엔진 기술에 대한 대대적인 개편을 발표했다. 지난 5월 10일 개최된 구글의 연례 개발자 회의(Google IO) 행사에서다.

구글은 버트(Bert)·람다(LaMDA)·팜(PaLM)과 같은 LLM을 꾸준히 개발해 온 거대 기술(big tech) 기업이다. 특히 팜 모델을 기반으로 지난 3월 대화형 AI 챗봇인 바드(Bard)를 출시한 바 있다. MS의 ‘빙’ 검색 엔진이 챗GPT와 유사한 기술을 활용하기 시작한 지 3개월이 지나서야 새로운 검색 엔진을 발표한 것은 MS에 주도권을 내준 감이 없지 않다.

물론 구글은 당초 AI 챗봇이 검색에는 적합하지 않다는 방침을 견지해 왔다는 점에서 이해는 가는 대목이다. 실제로 구글렌즈(Google Lens)와 멀티서치(Multisearch) 같이 검색 경험을 책임감 있게 개선한 AI 제품을 출시했지만 AI가 거짓되고 편향된 진술을 생성할 위험이 있다고 판단해 적용을 보류하기도 했다. 지난 2월 급히 내놓은 바드가 챗GPT나 ‘빙’에 비해 정확도가 떨어지고 수학·정보 검색 등에서 기본적인 실수를 한다는 것도 적극적으로 대응하지 못한 이유이기도 할 것이다.

하지만 최근 삼성전자가 스마트폰에 기본 탑재된 검색 엔진을 챗GPT를 탑재한 MS의 ‘빙’으로 변경할지도 모른다는 소문이 구글로 하여금 더 이상 기존 방침을 유지하기 어렵게 한 것이 아닐까 생각된다. 업계 추산으로는 삼성전자가 스마트폰의 기본 검색 엔진을 바꾼다면 구글이 입을 손실을 약 30억 달러(약 4조원)로 보고 있다.AI 챗봇 기반 검색 시장 주도권 뺏긴 구글의 반격아무튼 이번에 구글이 발표한 소위 ‘마지 프로젝트(Project Magi)’라고 명명된 ‘새로운 구글 검색 환경(the new Google search experience)’은 완전히 새로운 AI 기반의 구글 검색 엔진이다. 이를 위해 차세대 대규모 언어 모델인 팜2(PaLM2) 기반의 대화형 AI 바드를 전면 개방하기도 했다. 현재는 구글 랩스(Google Labs) 대기자 명단을 통해서만 이 ‘검색 생성 경험(SGE : Search Generative Experience)’에 접근할 수 있다.

이번 연례 개발자 회의에서 시연된 내용을 통해 볼 때 구글이 추구하는 검색 엔진의 미래는 명확하다. 구글의 표현대로 검색 엔진에 AI를 접목해 ‘시각적이고 간단하고 개인적이고 인간적인’ 사용자 친화적인 검색 경험을 제공하는 것이다.

이번 검색 엔진은 더 많은 시각적 요소를 가미해 사용자가 원하는 것을 빠르게 찾을 수 있게 한 게 특징이다. 특히 개인의 선호도에 따라 검색 결과를 맞춤화해 사용자들에게 보다 직관적인 검색 경험을 제공할 것으로 보인다.
구글은 대화형 AI 챗봇인 바드(Bard)를 출시했다. (사진=구글 블로그)
구글은 대화형 AI 챗봇인 바드(Bard)를 출시했다. (사진=구글 블로그)
예를 들어 사이트 상단의 구글 검색창에 질문하면 새로운 검색 엔진은 ‘AI 스냅샷(AI Snapshot)’이라고 부르는 AI 생성 결과를 표시한다. 그와 함께 오른쪽에 이미지·제목·URL이 포함되고 클릭 가능하며 신뢰할 수 있는 고품질 웹 사이트가 표시된다. 우리가 검색창에 검색어를 입력하면 사이트에 10개의 파란색 결과 항목으로 보이는 전통적인 검색 결과를 보여주는 소위 ‘10개의 파란색 링크(10 blue links)’ 형식에서는 벗어났다는 평가다.

또 다른 특징은 AI 챗봇과 쇼트폼 같은 동영상을 접목해 검색을 더욱 지능화하고 개인화한 점이다. 구글이 쇼트폼을 접목하려는 의도는 정확한 답이 없을 경우 도움을 주는 검색 결과를 산출하기 위해서라고 한다. 이는 특히 MZ세대(밀레니얼+Z세대)를 중심으로 구글 같은 기존 검색 엔진을 사용하는 대신 틱톡 또는 인스타그램 같은 플랫폼을 사용해 검색하는 추세를 반영하는 듯하다.

한편 새로운 AI 챗봇 기반의 검색 엔진을 도입할 때 구글의 관점에서 가장 큰 고민은 광고로 관측된다. 구글의 핵심 수익 모델이 광고인데 챗GPT처럼 질의하고 답하는 검색 환경에서는 광고 비즈니스가 작동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클릭에 대해 광고주에게 비용을 청구할 수 없다는 말이다. 혁신의 아이콘으로 주목받는 AI 기반의 검색 엔진이 황금 알을 낳는 거위를 죽이는 소위 자기 잠식 효과(cannibalization)가 발생할 수 있다.

구글은 검색 엔진 결과 페이지(SERP)에 광고를 계속 표시하면서 질문에 답하는 기능을 추가할 것으로 알려졌다. 제품 구매나 식당 예약과 같은 금융 거래와 관련된 검색어에는 여전히 검색 광고가 포함되는 식이다. 경쟁자인 MS도 클릭 가능한 주석으로 챗봇의 응답 내부에 광고를 표시할 계획이라고 한다.

생성형 AI인 챗GPT를 접목한 검색 엔진을 장착하고 미래의 검색 시장을 주도하려는 MS와 주도권을 되찾으려는 구글의 싸움은 한 치 앞을 예측하기 어려운 양상이다.

분명한 것은 검색에서 생성형 AI는 선택이 아니라 필수다. 구글 검색 팀의 부사장인 리즈 라이드(Liz Reid)는 “검색의 미래는 최고의 검색과 최고의 생성형 AI를 혼합하는 것”이라며 AI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생성형 AI 기반 검색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하지만 이러한 생성형 AI와 검색의 접목에 대해 모든 사람들이 긍정적인 태도를 보이는 것은 아니다.

생성형 AI가 가진 한계와 부작용에 대해 우려를 표하며 검색 엔진에서 생성형 AI의 필요성에 의문을 제기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검색 엔진에 반드시 생성형 AI가 필요한가’라는 비판적 기사를 싣는 외신들도 있다. 이들의 주장에는 AI가 생성하는 결과를 우리가 신뢰할 수 있느냐는 불신이 깔려 있다.

오픈AI조차 GPT-4도 완벽하지 못하고 여전히 ‘환각’을 할 수 있고 사실 구성·추론·예측에서 오류를 범할 수 있다는 점을 인정하고 있다. 초기에 오픈AI에 투자했던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도 최근 거짓말하는 AI가 아닌 진실한 AI인 소위 ‘트루스(Truth)GPT를 개발하겠다고 선언하기도 했다. 생성형 AI 기반 검색의 등장과 함께 소위 책임감 있는 AI(Responsible AI)에 대해서도 관심을 가져야 하는 이유다.

심용운 SK경영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