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지속가능 패션 브랜드 리포메이션과 유통 계약 체결
리포메이션, 국내에서는 유명 아이돌 착용하며 '아이돌 원피스'로 유명

신세계인터내셔날이 리포메이션과 계약을 체결했다. (사진=신세계인터내셔날)
신세계인터내셔날이 리포메이션과 계약을 체결했다. (사진=신세계인터내셔날)
요즘 MZ세대 사이에서 관심을 받는 브랜드가 몇 가지 있습니다. 특히, 레트로(복고), Y2K(2000년대) 문화가 인기를 얻으면서 1978년 탄생한 이탈리아의 의류 브랜드 '디젤'이 다시 뜨고 있죠.

전면에 디젤(DIESEL)의 영문 이니셜 'D'가 적혀있는 상의를 안 입어본 아이돌 멤버가 없을 정도로, 젊은 층에서는 '힙한 브랜드'라는 이미지를 얻고 있습니다. 얼마 전에는 박재범 소주로 이름을 알린 원소주와 함께 팝업스토어를 운영하기도 했습니다.

이 브랜드, 한국에서는 어느 회사가 가지고 있는지 아시나요? 신세계그룹에서 패션사업을 담당하는 '신세계인터내셔날'입니다. 디젤뿐 아니라 릭오웬스, 사카이 등 옷을 좋아하는 젊은 층이라면 관심을 가졌을 만한 여러 브랜드도 보유하고 있습니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은 1996년 해외 브랜드 수입을 시작으로 국내 패션 시장에 뛰어들었습니다. 이걸 '판권 사업'이라고 합니다. 브랜드 소유주와 계약을 해 국내에서 판매할 수 있는 권리를 확보하는 거죠.

수입 의류는 신세계인터내셔날이 가장 공을 들이는 부분이기도 합니다. 실제 패션 매출에서 해외 브랜드 비중이 60%를 차지할 정도로 수입 의류 사업은 신세계인터내셔날에 중요합니다. 많은 브랜드를 확보하는 것보다는 '영양가 있는 브랜드'를 선점하려고 하는 것이 핵심 전략이죠.

그래서 이번에는 '아이돌 원피스'로 유명해진 브랜드를 확보했습니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은 오늘(22일) 미국 지속가능 패션 브랜드 '리포메이션'과 국내 유통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는데요.

리포메이션은 2009년 미국 로스앤젤레스의 빈티지 숍에서 시작된 브랜드입니다. 국내에 정식으로 소개된 적은 없지만 트와이스, 소녀시대 티파니, 백예린 등 다양한 아이돌 멤버들이 착용하면서 '아이돌 원피스'로 알려진 브랜드입니다. 가격대는 티셔츠 10만~40만원대, 스커트나 팬츠는 20만~30만원대, 원피스는 20만~80만원대 정도고요.

리포메이션은 지속가능성의 공존을 핵심가치로 삼고 있습니다. '옷을 입지 않는 것이 가장 지속 가능한 옵션이며, 그다음으로 지속 가능한 옵션은 리포메이션'이라는 브랜드 철학을 가지고 있는데요. 고도화된 데이터를 기반으로 제품을 생산, 관리해 재고를 최소화하려고 노력하는 게 특징입니다. 모든 제품은 미국 지속가능형 공장에서 친환경 소재를 사용해 생산하고요.

신세계인터내셔날은 지속 가능성에 관심이 많은 젊은 세대에게 최적화된 브랜드라고 판단해 이번에 국내 사업을 추진하게 됐다고 합니다. 이달 신세계백화점 강남점에 국내 첫 단독 매장을 오픈할 예정이고요.

지난 14일 프랑스 명품 브랜드 꾸레쥬와 유통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힌 지 8일 만에 새로운 계약을 알린 겁니다. 앞서 신세계인터내셔날은 1961년 프랑스 파리에서 시작된 꾸레쥬를 정식 유통해 올해 9월 신세계백화점 강남점에 꾸레쥬 매장을 오픈하겠다고 예고했는데요.

신세계인터내셔날이 이렇게 분주한 이유는 최근 수입 의류 라인업에 변화가 있었기 때문입니다. 올해 초, 프랑스 명품 브랜드 셀린느가 신세계인터내셔날과의 계약을 종료하고 직진출로 전환했는데요. 증권업계에서는 신세계인터내셔날의 수입 의류 매출 가운데 셀린느의 비중이 두자릿수라고 추정하기도 했습니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은 이제 '새로운 셀린느'가 필요한 상황입니다. 회사도 알고 있습니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은 올해만 최소 4개 이상의 엄선된 수입 패션 브랜드를 신규 확보하며 해외 패션 사업을 강화하겠다고 밝혔으니까요.

'힙한 브랜드'만 가져오는 신세계인터내셔날이 꾸레쥬와 리포메이션에 이어 어떤 브랜드와 계약을 맺을지 궁금해지네요. 아, 새로운 계약으로 셀린느의 빈자리가 메워질지는 시간이 지난 뒤 실적으로 확인해야죠.

최수진 기자 jinny0618@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