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선 회장의 빠른 의사결정과 실행력 강점으로 꼽아
디자인 중심 경영, 적극적인 해외 인재 영입으로 세계 3위 올라서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이 올해 1월 오전 경기도 화성시 현대차·기아 남양연구소에서 열린 '2023 현대차그룹 신년회'에서 신년사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이 올해 1월 오전 경기도 화성시 현대차·기아 남양연구소에서 열린 '2023 현대차그룹 신년회'에서 신년사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2일(현지시간) ‘현대차가 어떻게 이렇게 멋있어졌나(How Did Hyundai Get So Cool)’라는 제목의 기사를 통해 이례적으로 현대차의 성장 배경을 분석하는 기사를 게재했다.

WSJ는 1967년 12월 포드 코티나를 조립 생산하면서 자동차 사업에 뛰어든 현대차가 세계 3위의 자동차 그룹이 된 비결을 조명했다.

특히 후발주자인 현대차가 전기차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점에 주목했다. 현대차는 미국에서 셋째로 많은 전기차를 판매하면서 테슬라를 뛰어넘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상황이다.

WSJ는 현대차의 성공비결로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의 빠른 의사결정과 실행력, 디자인 중심의 경영, 적극적인 해외 인재 영입 등을 꼽았다.

WSJ는 현대차의 전현직 임원들의 말을 인용해 “현대차는 한국에서 가장 군대 같은 회사로 알려져 있지만 의사 결정이 신속하고 빠르게 변화한다”고 설명했다. 디자인 부문에서도 혁신 돋보여
이런 장점이 팬데믹(전염병의 세계적 대유행) 기간 동안 빛을 발했다는 게 WSJ의 진단이다.

당시 다른 자동차 업체들은 반도체 공급 부족사태를 겪었지만 현대차는 발빠르게 반도체 재고를 비축해 판매량을 늘릴 수 있었다.

WSJ는 현대차의 빠른 변화도 강점으로 지목했다. 현대차·기아 딜러인 JP 가비는 WSJ에 “현대차는 준비만 되면 언제든 새로운 엔진을 넣을 것”이라며 “현대차는 멈추지 않고 끊임없이 작은 변화를 시도하고 있다”고 했다.

WSJ는 현대차가 디자인 분야에서도 혁신을 추구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상엽 현대차 부사장은 “10년 전만 해도 현대차의 디자인 전략은 '패스트 팔로어'였지만 이제는 경쟁업체보다 앞서 나가기를 원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독일 고급차의 유명 디자이너를 영입하는데 열을 올렸다는 게 WSJ의 평가다.

WSJ는 "이들의 목표는 차량의 외관과 느낌을 더욱 고급스럽게 만드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강점만 소개한 것은 아니다. 전기차 시장에서 안고 있는 현대차의 과제도 소개했다.

WSJ는 “현대차는 대부분의 전기차를 미국 외 지역에서 생산해 인플레이션감축법(IRA)에 따라 전기차에 지급되는 미국의 보조금을 받을 수 없게 됐다”고 강조했다.

이어 “미국 조지아에서 전기차를 생산하기 위해 55억 달러를 들여 새로운 공장 단지를 건설 중이지만 빠르면 내년 말에나 문을 열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김정우 기자 enyo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