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변기, 서울 초중고에 아직도 1만6000개 넘게 있는 것으로 집계

여전히 낙후된 서울 초중고 화장실...‘쪼그리 쏴’ 변기 아직 사용해
‘쪼그리 변기’라고 불리는 화변기가 서울 초중고에 아직도 1만6000개 넘게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고용진 의원이 3일 서울시 교육청으로부터 제출받은 ‘서울 초중고 변기 현황’ 자료에 따르면, 서울 1307곳의 초중고 총 변기 11만3882개 중 화변기는 1만6662개(14.6%)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화변기 비중을 보면 중학교가 16.4%로 가장 높았으며, 이어 초등학교 15.7%, 고등학교 11% 가 뒤를 이었다.

특히 성동구의 한 중학교는 전체 변기 중 78.6%가 화변기로 중학교 중 가장 높았다. 중랑구 한 초등학교는 58.1%로 초등학교 중 가장 화변기 비중이 많았다.

지역별로 보면 서울 중랑구가 20.2%로 화변기 비중이 가장 높았으며, 강남구는 9.2%로 가장 낮았다 .

서울 종로구 초등학교의 화변기 비중은 22.6%로 초등학교 중 가장 높았다. 중학교에서는 성동구가 28.7%로 가장 비중이 많았다.

강남 3구(강남·서초·송파)와 노도강(노원·도봉·강북)을 비교하면 노도강의 화변기 비중이 강남 3구보다 3.7%포인트 높았으며, 서울 전체 지역 평균 대비로도 2.6%포인트 높았다.

서울시 교육청은 지난해 추경으로 확보한 초중고 화변기 교체 예산 392억원을 각 학교에 배부한 바 있다.

그러나 화변기 교체 예산을 사용할 경우 변기 이용 연수(15년) 도래로 인한 화장실 개선 공사 예산 배정이 후순위로 밀릴 수 있다.

이런 이유로 몇 년 후 변기 이용 연수가 도래할 예정인 학교에서는 화변기 교체 예산을 교육청에 반납한 사례가 있는 것으로도 나타났다.

화변기는 의자 학생들이 익숙하지 않고 사용 자세 역시 불편하다는 단점이 있다.

무엇보다 초등학생의 경우 혼자서 화변기를 사용하는 것에 더 어려움을 느낄 수 있어 교체할 필요가 있다는 목소리나 나온다.

고 의원은 “화변기에 익숙하지 않은 학생들에게는 화장실에 가는 일 자체가 곤혹스러울 수 있다”면서 “화장실 리모델링 사업과 화변기 교체사업이 별도사업으로 분리돼 있다는 이유로 학생들의 불편을 더 이상 방치해서는 안된다”고 말했다.

김정우 기자 enyo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