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17일, 커뮤니티 행사 '고 스케이트보딩 데이' 개최

반스, 이태원서 '스케이트보드 축제' 여는 이유는[최수진의 패션채널]
기온이 올라가면서 야외 행사가 늘어나고 있습니다. 얼마 전, 서울 올림픽공원에서는 서울재즈페스티벌과 톤앤뮤직 페스티벌이 열렸고, 서울랜드에서는 월드 디제이 페스티벌이 진행됐죠.

패션업계도 같은 분위기입니다. 미국의 스니커즈 브랜드 반스는 오는 17일 서울 이태원에서 전 세계 스케이터들의 축제 '고 스케이트보딩 데이'를 열겠다고 밝혔습니다. 고 스케이트보딩 데이는 스케이트를 좋아하는 사람들을 위해 매년 반스가 개최하는 커뮤니티 이벤트로, 올해로 벌써 10년째 진행하고 있습니다.

반스가 '스케이팅'에 적극적인 이유는 1960년대로 거슬러 올라가 보면 알 수 있습니다.

반스는 1966년 3월 16일 캘리포니아 남부 애너하임 이스트 브로드웨이 704번지에서 시작된 브랜드로, 미국 동부의 스니커즈 사업가인 폴 반 도렌이 그의 동생 제임스 반 도렌과 친구 고든 리와 함께 설립했습니다. 초기 사명은 '반 도렌 러버 컴퍼니(Van Doren Rubber Company)'였으나 추후 사명을 '반스(Vans)'로 줄였습니다.

반스는 스케이트 보더(스케이트를 타는 사람들) 사이에서 알려지면서 유명세를 얻기 시작했습니다. 즉흥적이며, 독창적인 개성을 표현해줄 도구가 필요했던 스케이트 보더들이 반스를 택했기 때문입니다.

여기에 반스의 내구성도 한몫했습니다. 스케이트를 탈 때 역동적인 자세를 취하면서 긁히고 넘어질 때가 많은데, 반스가 자체 개발한 와플 모양의 고무 밑창이 표면접착력을 높여 보드를 타는 데 도움을 줬습니다. 스케이트 보더 사이에서 '반스를 신으면 더 많은 퍼포먼스를 보여줄 수 있다'는 입소문이 난 거죠. 이때 나온 반스 '어센틱' 모델이 바로, 전문 스케이트보드화의 시초입니다.

반스의 성공은 당시 시대 분위기와도 연관이 있습니다. 1970년대 미국은 베트남전쟁 강제징집에 반대하는 청소년들이 거리에 나와 자유와 평화를 외치며 반항운동을 벌였습니다. 반항 정서를 가진 미국 10대들은 뒷골목에서 스케이트보드 타는 것을 좋아했는데, 이때 신었던 신발이 반스입니다. 반스는 기성세대에 맞서는 10대들의 선택을 받으며 '젊은 브랜드'로 이미지를 굳히게 됐습니다.

스케이트보드는 반스를 상징하는 대표적인 아이템입니다. 설립 이후 57년이 지난 지금까지도요. 이태원에서 '고 스케이트보딩 데이'를 개최하는 이유이기도 하죠. '축제'를 주제로 하는 만큼 순위를 위한 경쟁이 아닌 참가자 모두 참여할 수 있는 재미로 가득한 프로그램을 준비했다고 합니다. 그래서 스케이터라면 누구나 참여 가능하고요. 이번 행사에는 반스 글로벌 팀 스케이터들이 특별 게스트로서 참가할 예정이라고 합니다.

최수진 기자 jinny0618@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