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스타트업 그랜드 챌린지 2023’ 최종 2위 선정된 美기업
중소벤처기업부, 수상기업에 7만달러 상금 및 사무공간, 보육지원 등
국내 게임사 CPO였던 박 모씨, 해외기업으로 이직 후 비슷한 앱 서비스 론칭
지엔에이컴퍼니 측 럭크몬·대표·박 모씨 등 고소

 이달 2일 중소벤처기업부와 정보통신산업진흥원이 주최한 ‘K-스타트업 그랜드 챌린지 2023’ 최종 데모데이 사진(출처=중소벤처기업부)
이달 2일 중소벤처기업부와 정보통신산업진흥원이 주최한 ‘K-스타트업 그랜드 챌린지 2023’ 최종 데모데이 사진(출처=중소벤처기업부)
중소벤처기업부에서 주관한 ‘K-스타트업 그랜드 챌린지 2023’ 최종 데모데이에서 2위를 수상한 미국 스타트업이 국내 한 게임사의 서비스를 모방해 론칭했다는 의혹이 일고 있다.

이달 2일 중소벤처기업부와 정보통신산업진흥원이 주최한 ‘K-스타트업 그랜드 챌린지 2023’ 최종 데모데이에서 2위에 오른 미국의 게임 리워드 광고 플랫폼사 럭크몬(Luckmon)이 국내 게임업체인 지엔에이컴퍼니로부터 부정경쟁방지 및 영업비밀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으로 고소를 당한 상태다.

지엔에이 측의 고소 내용은 게임 유저들을 대상으로 게임 로열티를 제공하는 럭크몬의 서비스가 자사 게임 리워드 앱 서비스인 ‘플레이오’의 내부 데이터를 활용해 서비스를 론칭했다는 주장이다.

럭크몬의 대표 데이비드 손의 본명은 손장호로 수년 전 국내 스타트업에서 일한 경험이 있는 인물이다. 이후 미국에서 게임관련 블록체인 럭크몬이라는 회사를 창업한 그는 올 초 비즈니스 모델을 변경해 지금의 럭크몬을 구축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지엔에이 측은 올 5월 럭크몬을 비롯해 대표 데이비드 손, 그리고 지난해 12월 31일 지엔에이컴퍼니에서 퇴사해 럭크몬에 합류한 박 모씨를 고소했다.

지엔에이 측은 자사의 창업 멤버이자 CPO(Chief Publishing Officer)로 재직했던 박 모씨가 지난해 업무협약을 통해 미국에서 만난 데이비드 손과 합작해 럭크몬의 현재 비즈니스 모델을 구축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지엔에이가 2020년 창업 이후 3년 간 쌓아놨던 노하우를 박 씨가 빼돌렸다고 주장하며 특허청에 고소한 상태다.

지엔에이 관계자는 “박 씨가 퇴사 이후 자사 서버에 접속해 ‘젬 분배 밸런스’ 등 자사의 중요 데이터에 접속한 것, 그리고 다운로드 한 기록이 있다”며 “서비스 특성상 각각의 게임 유저들의 특성을 파악하는 것이 중요한데, 오랜 시간 공을 들이지 않고서는 이 서비스를 구축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국내 스타트업에서 만든 서비스를 유출해 미국회사가 한국에 또다시 진출하는 걸 국민 세금으로 지원한다는 건 너무나 황당한 일”이라고 말했다.

피고소인 박 모씨는 기자와의 통화에서 “지엔에이 측에서 주장하는 내용은 사실이 아니다”라며 “퇴사 이후 (지엔에이)회사 정보를 보거나 다운받은 적이 없다”고 말했다.

게임업계 관계자에 의하면 “(지엔에이가 만드는)보상형 광고 시스템은 앱 내에서 보상(젬)을 유저들에게 적절히 분배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데이터”라면서 “지엔에이 측이 다년 간 시행착오와 수차례의 모니터링을 거쳐 최적의 ‘젬 분배 비율’을 고안해 낸 것”이라고 말했다.

럭크몬이 이번 수상으로 중소벤처부로부터 지급받을 상금은 7만 달러(약9,243만원)다. 상금 이외에도 약 15주간의 국내 정착 지원금과 사업모델을 고도화할 수 있도록 내년 상반기까지 국내 창업 기획자의 추가 보육 및 네트워킹, 판교 스타트업 캠퍼스 사무 공간도 지원된다.

여기에 이번 챌린지 수상으로 국내 최대 규모의 스타트업 행사인 ‘컴업2023’에 글로벌 유망 스타트업으로 소개된 럭크몬은 국내외 투자사를 대상으로 IR피칭 기회를 얻기도 했다.

2016년부터 시작된 ‘K-스타트업 그랜드 챌린지’는 우수한 외국인 기술창업자를 대상으로 국내에서 창업하고 정착할 수 있는 기반을 지원하는 프로그램이다. 세계 108개국에서 총 1,924팀이 참가 신청한 이번 대회에서 국내 스타트업에 기반을 두었던 미국시민권자에게 기회를 주는 것이 사업 취지에 맞느냐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K-스타트업 그랜드 챌린지 2023’을 주관했던 정보통신산업진흥원 관계자는 “현재 행사가 끝난 시점에 문제를 인지해서 관련 논의를 해봐야 할 것 같다”면서 “챌린지 수상 이후 사건을 파악한 상태라 내부적으로 경과를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만약 창업 지원 제재조항에 문제가 될 경우 지원금 환수조치를 취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한편, 중소벤처기업부의 창업기업 제재 조항에는 협약기간 내 사업과 관련된 문제로 형사 또는 민사로 소추된 경우 해당 사업을 일시 중단한다고 명시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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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홍민 기자 kh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