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가 출시하는 로보킹 AI 올인원 로봇청소기./LG전자
LG전자가 출시하는 로보킹 AI 올인원 로봇청소기./LG전자
LG전자가 먼지흡입과 물걸레 청소를 동시에 하는 ‘올인원’ 로봇청소기 시장에 진출한다. 중국 기업 ‘로보락’이 휘어잡고 있는 이 시장에 삼성전자에 이어 LG전자까지 뛰어들면서 한·중 기업 간 격돌이 예상된다.

LG전자는 오는 15일 올인원 로봇청소기 ‘LG 로보킹 AI 올인원’을 출시한다고 11일 밝혔다. 이 제품은 라이다 센서와 RGB 카메라 등 센서를 결합해 최적의 경로를 찾아 청소하는 인공지능(AI) 자율주행 성능을 갖췄다. 100종의 사물을 인식해 장애물을 피하고, 20㎜의 문턱까지 넘을 수 있다. 청소 중 카펫을 인지하면 흡입력은 높이고 물걸레는 들어 올린다. 10,000Pa(파스칼)의 흡입력을 갖췄고, 최대 180rpm(분당 회전수)의 속도로 빠르게 회전한다.

가격은 출하가 기준 자동 급배수 키트 포함 219만원, 프리스탠딩 제품은 199만원이다. 자동 급배수 키트 별도 구매 비용은 20만원이며, 빌트인 타입은 설치 환경에 따라 시공비가 추가될 수 있다.

특히 그동안 올인원 로봇청소기의 약점으로 꼽혀온 오수통 냄새를 줄이기 위해 관리제를 자체개발했다. 로보킹은 물걸레를 세척할 때 전용 관리제를 자동 분사하고 열풍 건조로 말려줘 냄새와 위생 걱정을 줄여준다. LG전자 관계자는 “이 전용 관리제를 사용하면 불쾌한 냄새를 유발하는 황화합물(메틸메르캅탄, 이황화메틸) 생성을 약 30% 줄여 오수통의 악취 발생을 억제한다”고 말했다.

LG전자가 올인원 로봇청소기를 선보이는 건 2003년 이 시장 진입한 이후 21년 만에 처음이다. 그간 국내 업체들은 냄새와 위생 문제가 발생할 수 있어 먼지 흡입과 물걸레 기능을 따로 분리한 제품을 출시해왔다.

삼성전자와 LG전자가 고심하던 사이 중국기업들은 빠르게 이 시장을 장악했다. 로보락은 올 상반기 국내 로봇청소기 시장 점유율 46.5%로 1위에 오르며 3년 연속 1위를 유지하고 있다. 특히 150만원 이상 프리미엄 로봇청소기 시장에서 로보락 비중은 65.7%로 과반을 넘겼다. 프리미엄 브랜드로서 입지를 굳힌 것이다. 가사도우미 역할을 하는 가전이라는 의미에서 국내 소비자에게 '이모님'이라는 별명이 붙기도 했다.

로보락이 독주해온 로봇청소기 시장은 삼성전자의 일체형 신제품 출시 이후 경쟁 구도가 본격적으로 재편되기 시작했다. 삼성전자는 지난 4월 초 먼지 흡입과 물걸레 청소, 자동 세척, 스팀 살균까지 가능한 '비스포크 AI 스팀' 로봇청소기를 출시했다.

국내 최초로 탑재된 물걸레 스팀 살균 기능과 사물 인식 등 고도화된 인공지능(AI) 기능을 앞세워 국내 소비자 공략에 나섰다. '비스포크 AI 스팀'은 출시 25일 만에 누적 판매 1만대를 돌파하고, 출시 후 두 달간 삼성전자의 로봇청소기 판매량이 작년 같은 기간보다 약 60% 증가했다.

국내 업체들은 중국 제품의 약점으로 꼽히는 보안과 사후관리서비스(AS)에서 경쟁력을 부각하고 있다.

LG전자는 ‘가전구독’을 통한 차별화에 나섰다. 고객이 신제품을 구독하면 케어 전문가가 정기적으로 방문해 ▲제품 작동 상태 점검 ▲자동 급배수 키트 및 급·오수통 스팀 세척 ▲먼지통 청소 ▲먼지통 필터 교체 ▲기본 브러시 교체 ▲물걸레 교체 ▲관리제 제공 등 제품을 빈틈없이 관리해준다. 구독기간 내내 무상수리를 받는 것도 장점이다.

LG전자 H&A사업본부 리빙솔루션사업부장 백승태 부사장은 “AI 자율주행을 통한 청소는 물론 관리제를 이용한 위생까지 차원이 다른 올인원 로봇청소기를 출시한다”며 “고객이 가사로부터 해방되고 남은 시간을 더 가치 있게 보내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영은 기자 kye0218@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