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웨이 등 중국 기업 적극적인 인재 유치
연봉 3배 인상 등 파격 제안하는 것으로 전해져
인재 이동 시 기술 유출까지 이어질 수 있어 문제
중국 기업들이 거액의 연봉을 제시하며 인재 영입에 공을 들이고 있다.
미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최근 중국이 반도체와 인공지능(AI) 분야를 중심으로 서방 핵심 기술 인재들을 공격적으로 영입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미국을 비롯한 서방 국가의 기술 제재를 인재 영입으로 이겨내기 위해서다.
예컨대 중국 화웨이는 지난가을 구인·구직 플랫폼 '링크드인'을 통해 독일 광학 업체 자이스 직원에 이직을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헤드헌터를 통해 면접을 보러 오라고 하고 최대 3배 급여 인상을 제시했다. 화웨이의 제안에 응한 직원은 없었으나, 기술 유출을 우려한 독일 당국은 조사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자이스는 전 세계 노광장비 시장의 선두인 네덜란드 ASML의 협력사다. ASML은 초미세 회로 구현에 필수인 극자외선(EUV) 노광장비를 팔고 있다.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국내 반도체 기업들과도 거래하고 있다. 대만 TSMC 직원들도 중국 데이터 전문 기업이나 SMIC와 같은 반도체 회사들로부터 이직을 제안받는 것으로 전해진다. 르몽드는 최근 TSMC 직원들이 이러한 스카우트 제안을 자주 받고 있으며, 이는 전례 없는 수준의 파격 조건이라고 보도했다.
중국 기업들이 이처럼 3배 연봉 인상이라는 파격적인 조건을 제시하는 이유는 서방 국가들이 중국의 기술 발전을 억제하기 위해 중국에 대한 수출 규제를 강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 가운데 중국 정부는 반도체 및 AI 제조 강국으로 도약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자체 기술 개발을 위한 경험과 노하우가 절실한 만큼, 고급 인재 유치는 중국 기업들에게 핵심 전략이 되고 있다.
이런 인재 유출은 핵심 기술 유출로까지 이어질 수 있어 문제다. 이에 따라 각국은 인재 관리 및 보호를 강화하고 있다. 하지만 구인·구직 활동이 합법적인 기업 행위인 만큼 근본적인 차단은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김정우 기자 enyou@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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