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스트자산운용의 김두용 대표는 9일 페이스북을 통해 지난 6일 자신과 강성두 영풍 사장과의 면담 내용을 공개하며 이같이 전했다.
영풍은 최대 지분을 가진 고려아연의 거버넌스(지배구조) 문제가 크다며 사모펀드 MBK파트너스와 연합해 지난 9월부터 고려아연의 경영권 확보에 나섰다.
영풍은 동시에 머스트운용과 싱가포르계 펀드 메트리카파트너스 등 소수 주주로부터 '고려아연에 대해 한 주장과 모순되지 않도록 자사 거버넌스와 주주 정책을 개선하라'는 요구도 받고 있다.
머스트운용의 김 대표는 페이스북 글에서 "강성두 영풍 사장과 2시간 반 동안 밀도 깊은 대화를 나눴다"며 "자사주 소각 및 무상증자(또는 액면분할) 건은 내년 1월 이사회 안건으로 올릴 수 있도록 내부적 합의 도출에 노력해주기로 했다"고 밝혔다.
김 대표는 이어 부동산 등 영풍의 보유 자산을 재평가해야 한다는 요구안과 관련해서는 "(영풍 측이) 회계법인 등과 논의를 진행해 실행 여부를 검토키로 했다"고 전했다.
김 대표는 "우리의 요청 사안에 대해 영풍 측이 다 공감하고 대부분 동의했다. 단 그 실행에 있어 내부 합의 절차와 다른 주주의 의견을 묻는 절차가 필요하다고 했다"고 덧붙였다.
앞서 머스트운용은 지난 11월 25일 영풍을 상대로 한 서한을 공개하고 회사 측에 △6.62% 자사주 소각 △무상증자 또는 액면분할 △MBK파트너스와의 고려아연 풋옵션(지분을 팔 권리) 계약 공개 △부동산 자산 재평가 △보유 현금의 최소 30% 이상 주주 환원 등을 요청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영풍이 '고려아연 자사주 소각'을 요구하면서 정작 영풍 자사주 6.62%를 10년 이상 보유하고 있는 상황을 모순이라고 비판했다.
앞서 강성두 영풍 사장은 지난 9월 말 기자간담회에서 고려아연의 자사주 정책을 비판하며 "소각 목적이 아닌 자사주는 취득하면 안 된다"고 밝힌 바 있다.
안옥희 기자 ahnoh05@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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