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당두산타워. 사진=한국경제신문
분당두산타워. 사진=한국경제신문
두산에너빌리티가 두산밥캣 분할·합병과 관련해 오는 12일 개최 예정이던 임시주주총회를 취소한다고 10일 공시했다.

두산에너빌리티와 두산로보틱스가 추진했던 두산밥캣 분할합병안이 무산됐다는 의미다.

두산에너빌리티는 이날 열린 임시 이사회에서 이같은 결정을 내렸다.

박상현 두산에너빌리티 대표는 이날 홈페이지에 게재한 4차 주주서한에서 "갑작스러운 외부환경 변화로 촉발된 시장 혼란으로 주가가 큰 폭으로 하락하면서 회사는 오는 12일로 예정된 임시 주총을 철회할 수밖에 없게 됐다"며 "대단히 송구하다는 말씀을 올린다"고 밝혔다.

두산에너빌리티와 두산로보틱스는 오는 12일 임시 주총에서 분할 합병 관련 안건을 의결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최근 비상계엄 사태 여파로 두산에너빌리티 주가가 급락하면서 이러한 사업 재편안은 지난 8월 말 철회 결정에 이어 또다시 백지화할 위기를 맞았다.

두산그룹은 두산에너빌리티가 보유한 두산밥캣 지분 46.1%를 두산로보틱스로 이전하는 그룹 사업 개편안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양사 주주의 반대를 무마하기 위해 주가가 일정 수준 이하로 떨어지면 약속된 주가에 주식을 사주는 주식매수청구권을 제시했다.

그러나 비상계엄이라는 돌발 변수로 약속한 주가와 실제 주가와의 괴리가 커지면서 두산에너빌리티는 예상보다 큰 비용 부담을 안게 됐고, 그 결과 분할합병의 실익이 사라지게 된 것이다.

두산이 제시한 주식 매수 예정가액은 두산에너빌리티 2만890원, 두산로보틱스 8만472원이지만, 양사의 전날 종가는 1만7380원, 5만7400원으로 이에 크게 못 미쳤다.

핵심 주주인 국민연금은 양사 주가가 두산의 주식 매수 예정가액(2만890원)보다 높을 경우 이번 사업재편안에 찬성하기로 했으나, 최근 주가 흐름에 따라 사실상 기권으로 해석됐다.



안옥희 기자 ahnoh05@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