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용일 금감원 부원장은 이날 개최한 12개 PEF 운용사 CEO 간담회에서 "PEF가 기업 지배구조에 중요한 영향을 미치게 되면서 기존의 금산분리 논의와는 다른 '사모펀드 등 금융자본의 산업지배'라는 관점에서 PEF의 바람직한 역할과 책임에 관해 논의의 물꼬를 트는 것은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함 부원장은 "PEF산업이 성장하면서 비교적 단기수익 창출이 목표인 PEF가 자칫 기업의 장기 성장 동력을 훼손할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감독의 사각지대에서 대규모 타인 자금을 운용하는 과정에 시장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시각도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최근 일부 PEF의 경영권 분쟁 참여, 소액주주와의 이해 상충 등 운용행위 역시 시장참여자들의 관심을 끌었다"고 언급했다.
이는 영풍과 MBK파트너스의 고려아연 경영권 인수합병(M&A) 시도를 염두에 둔 발언으로 보인다.
앞서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지난 11월 28일 은행지주 이사회 의장 간담회 종료 후 "과거에는 당국이 산업자본의 금융자본 지배에 대한 고민을 해왔다면, 이제는 금융자본의 산업자본 지배에 대한 부작용을 고민해봐야 하는 것 아니냐는 생각을 갖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당시 이 원장은 "특정 산업군은 기간을 20~30년으로 길게 봐야 하는데 5~10년 내 사업을 정리해야 하는 구조를 가진 금융자본이 산업자본을 지배하게 됐을 때 중장기적 관점에서 주주가치 훼손이 있을 수 있다는 점을 고민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지난해 PEF 수는 1126개, 출자약정액은 140조원에 이르는 등 2004년 제도 도입 이후 국내 PEF산업은 비약적으로 성장했다. 이날 간담회에는 H&Q, 한앤컴퍼니, MBK파트너스, 스틱인베스트먼트, IMM PE, SKS PE, VIG파트너스, UCK파트너스, 스카이레이크, 스톤브릿지캐피탈, JKL파트너스, KCGI 등의 최고경영자(CEO)가 참석했다.
안옥희 기자 ahnoh05@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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