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오갑 HD현대 회장. 사진=HD현대
권오갑 HD현대 회장. 사진=HD현대
권오갑 HD현대 회장이 "미국과의 조선분야 협력은 새로운 기회"라며 "'기술 혁신'으로 국가대표 K조선의 실력을 제대로 보여줘야 한다"고 주문했다.

31일 권 회장은 2025년 을사년을 맞아 발표한 신년사에서 "우리 그룹의 핵심인 조선 사업은 지금과 다른 새로운 방식을 진지하게 고민해야 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권 회장은 "조선사업은 중국 조선소들이 원가 경쟁력을 앞세워 시장을 잠식하고 있지만, HD한국조선해양·HD현대중공업·HD현대삼호·HD현대미포 등 조선 4사가 원팀으로 뭉쳐 ‘기술개발·설계·생산’등 3대 핵심 분야의 시너지 극대화를 통해 중국의 추격에 적극 대응해 왔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제 조선사업은 3대 핵심 분야를 더욱 최적화해 중국이 따라오지 못하는 최첨단 선박을 끊임없이 만들어내야 하고, 동시에 중국에 잠식당한 기존 시장을 되찾아 오기 위한 전략도 함께 추진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권 회장은 인구 감소, 조선소 기피, 생산기술 전수 문제 등의 조선사업 과제를 지적하며 "이런 상황에서 미국과의 조선 분야 협력은 우리에게 찾아온 새로운 기회"라고 강조했다.

권 회장은 "차분하게 대응하면서 우리의 실익을 찾아야 한다. 우리의 경험과 실력이라면 충분히 해낼 수 있다"면서 "정부와도 긴밀히 협력해 국가대표 K조선의 실력을 제대로 보여줄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 핵심이 '기술 혁신'이라고 생각다. 기술 혁신을 위해 우리 그룹은 GRC(글로벌R&D센터)를 중심으로 설계, 개발, 연구인력을 집중 육성하고 있으며, 계속 충원해 나갈 것"이라고 했다.

권 회장은 미래를 위한 신사업 투자에 적극 나설 것이라고 했다. 권 회장은 "우리 그룹은 이미 선박 자율운항 시스템 개발 및 상용화를 위해 아비커스를 설립해 성장시켜 나가고 있고, 조선업의 미래를 위해 FOS(Future of Shipyard) 프로젝트를 통한 조선소의 디지털화에도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했다.

이어 "K방산의 성장을 위해 함정 분야의 해외 투자 및 야드 개발 기회도 모색하고 있다. 건설기계 분야에서는 무인화, 자동화, 지능화 장비 개발에 노력하고 있으며, 일렉트릭의 배전 신공장 건설, 로보틱스의 솔루션 사업 확대 등 전 사업 영역에서 미래를 위한 준비에 적극 나서고 있다"고 했다.

아울러 "소형원자로(SMR) 지분투자, HD하이드로젠 설립을 통한 연료전지 사업 진출, AMC사이언스 설립을 통한 신약 연구개발 사업 진출 등 미래사업을 위한 투자도 실시하고 있다"면서 "이러한 미래를 위한 준비는 우리 그룹이 100년, 200년 성장해 나갈 수 있는 토대가 될 것"이라고 했다.

권 회장은 지난 29일 발생한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권 회장은 "지난 주말 불의의 여객기 사고로 세상을 떠나신 분들의 명복을 빌며 유가족 여러분에게도 진심으로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며 애도의 뜻을 표했다.

이어 "안전은 조선 3사뿐 아니라 모든 생산 현상에서 가장 중요한 일"이라며 안전을 거듭 강조했다.


안옥희 기자 ahnoh05@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