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든 꽃’이라니?” 애널리스트 수요는 오히려 늘었다 [2024 하반기 베스트 애널리스트④]](https://img.hankyung.com/photo/202501/AD.39190233.1.jpg)
이병화 신한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최근 자산관리(WM), 투자은행(IB), 리테일 부문 등 다양한 부서에서 애널리스트의 전문성을 활용하려는 수요가 늘어나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실제 최근 증권사 인사에서도 애널리스트 출신의 약진이 두드러졌다. NH투자증권은 프리미어블루 본부장에 오태동 전 리서치본부장을 선임했다. 초고액 자산가들이 리서치본부장 출신 전문가로부터 시장 동향을 듣게 되면 신뢰도가 높아지고 이를 통해 정교한 투자 판단을 내릴 수 있다는 전략적 판단이다. 메리츠증권도 2015년부터 리서치본부를 이끌어온 이경수 본부장을 리테일 부문장에 임명했다. 새로운 성장축이자 회사의 장기 방향성을 결정짓는 중요한 자리 중 하나다.
이러한 사례들은 최근 몇 년 애널리스트의 처우와 위상이 과거만 못하다는 이야기와 상반된다. 실제 시장에서 애널리스트를 찾는 수요는 늘고 있다. 기업 공채는 줄고 시장은 더 많은 전문성을 요구한다. 애널리스트가 금융투자업계를 넘어 전 산업에서 주목받는 이유다.
하인환 KB증권 애널리스트는 “애널리스트가 할 수 있는 업무 영역은 점점 더 확대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정욱 메리츠증권 애널리스트도 “과거의 영광이 사라진 것도 사실이지만 의견을 제시하고 분석 전망하는 고유의 업무는 변하지 않았다”며 “기업의 의사결정자에 자본시장의 의견을 전달하고 방향성을 제시하는 역할도 가능하다”고 말했다.
애널리스트 수요가 여전히 높은 이유는 그들의 학습된 분석 능력과 전문성에 있다. 최광식 다올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수많은 SNS에서 투자아이디어를 제시하지만 애널리스트는 컨센서스를 만들고 산업과 교류하며 인사이트를 쌓고 공유한다”고 말했다. 박은정 하나증권 애널리스트는 “다양한 자산 중 역동적으로 급변하는 주식시장을 분석하고 자연스럽게 훈련하는 일은 상당한 우위 요소”라고 평가했다.
일각에선 AI의 등장으로 애널리스트가 사라질 것이란 연구도 있다. 베스트 애널리스트는 이를 반박한다. 이병화 애널리스트는 “현재의 AI는 애널리스트가 제시한 숫자를 조합하고 해석하는 수준”이라며 “언젠가 AI가 모든 걸 대체할 수도 있지만 그 과정에서 애널리스트의 역할과 필요성은 점증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막중한 역할만큼 이들이 맡은 책임도 크다. 임희연 신한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애널리스트는 누군가의 투자 결정, 미래 재정에 영향을 준다”며 “새로운 지식을 끊임없이 받아들여야 하고 개인적 이익보다 직업윤리를 우선시해 신뢰를 지키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말했다.
김현수 하나증권 애널리스트는 “기업의 이야기를 그대로 전달하는 메신저도, 기관투자가의 이익을 대변하는 대변인도 아니다”며 “제3자 입장에서 기관 및 개인에게 도움이 되는 메시지를 전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채희 기자 poof34@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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