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배구조 최우수 기업
공정거래위원회 80개 공시 대상 기업집단 소속 344개 상장사 지배구조 조사

[2025 기업지배구조 랭킹]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사진=현대차그룹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사진=현대차그룹
현대차그룹은 정의선 회장 체제에서 여성과 외국 국적의 이사를 꾸준히 선임하며 다양성과 전문성을 한층 더 강화했다. 현대차그룹이 탄탄한 지배구조를 갖추게 된 데는 2018년 미국계 헤지펀드 엘리엇매니지먼트가 경영권을 공격한 사건이 단초를 제공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과거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을 반대했던 엘리엇이 당시 현대차·현대모비스 간 합병을 요구하고 8조3000억원에 달하는 초고배당을 제안하며 경영 개입을 본격화했던 일이다.

현대차는 2024년 말 인사에서 창사 이래 처음으로 외국인 전문경영인을 최고경영자(CEO)로 선임하는 파격 인사로 주목받았다. 스페인 국적의 호세 무뇨스 현대차 글로벌 최고운영책임자(COO) 사장을 현대차 대표이사(CEO)로 발탁한 것이다.

무뇨스 CEO는 현대차 북미 점유율과 판매량을 끌어올린 주인공이다.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이후 글로벌 불확실성에 대응할 적임자라는 평가를 받는다. 무뇨스 CEO는 2023년 3월 신규 사내이사로 선임되며 이미 이사회에 참여하고 있었다.

2024년 10월 인도 증시에 상장한 현대차 인도법인(HMI)의 이사회도 현지인 사외이사 4명을 포함해 구성했다. 이 중 2명은 여성 사외이사를 구성해 전문성과 성별 다양성도 갖췄다.

현대차 이사회는 총 12명으로 구성돼 있으며 이사회 총 인원의 과반수 이상인 7명을 사외이사로 구성해 독립성을 보장하고 있다.이사회는 경영, 회계, 금융, 법률, 거버넌스, 미래기술 등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로 꾸려져 있다.

건전하고 투명한 지배구조를 구축하기 위해 ‘사외이사 다양성·독립성 가이드라인’을 수립했다. 무뇨스 CEO, 유진 오 전 캐피탈그룹 인터내셔널 파트너 등 2명의 외국 국적 이사와 이지윤 KAIST 항공우주공학과 교수, 최윤희 건국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등 2명의 여성 이사를 두고 있다. 2022년 8월 시행된 개정 자본시장법은 자산총액 2조원 이상 상장사의 이사회를 특정 성별로만 구성할 수 없도록 규정하고 있다.

개선할 점도 눈에 띈다. 현대차그룹은 이사회 독립성 지표로 여겨지는 대표이사와 이사회 의장의 분리에서 다소 미흡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사회 의장과 대표이사를 분리하는 것이 모든 기업에 최선이 아닐 수 있으나 기업지배구조 관점에서는 일반적으로 이사회 의장과 대표이사 분리가 권장되고 있다.

현대차의 경우 정의선 회장이 이사회 의장을 겸직한다. 대표이사의 이사회 의장 겸직은 이사회 경영 감독 기능 약화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지만 책임경영과 신속하고 효율적인 의사결정을 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현대차는 매년 사외이사에 의한 자체적인 이사회 및 위원회 운영 평가를 실시하고 있으며 그 결과를 이사회에서 논의해 이사회와 위원회 운영의 효율성을 제고하고 있다. 이사회 구성의 적절성과 운영 효과에 대한 객관적인 평가를 받기 위해 독립된 제3자를 통해 정기적으로 평가를 받는 등 효과적인 지배구조 개선 활동 추진을 위한 기틀도 마련했다.


안옥희 기자 ahnoh05@hankyung.com